먹이만 날라다 주는 부모, 아이 망친다
먹이만 날라다 주는 부모, 아이 망친다
  • 강수인
  • 승인 2019.08.20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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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인 칼럼] 부모가 된다는 것...독립하는 자세 길러주는 부모 필요
체력비축-훈련강화로 멀리 날아가는 철새로부터 자녀 교육 배워야...
자녀교육은 먹이를 무조건 날라다 주는 것보다 철새가 긴 여행을 위해 체력 훈련을 하고 비축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교육은 먹이를 무조건 날라다 주는 것보다 철새가 긴 여행을 위해 체력 훈련을 하고 비축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 출처 : 다음 이미지

얼마 전 들었던 어느 어르신의 손주이야기가 생각났다. 손주이야기를 하시는 내내 꿀이 뚝뚝 떨어지는 표정이었는데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부모를 그대로 따라하는 손주의 모습이 그렇게 신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빠가 뒷짐을 지고 걸으면 아이도 그대로 뒷짐을 흉내 내서 걷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우스꽝스러웠던지 얘기하면서도 행복해 하셨다.

지난 8월초 대전KBS 아침마당에서 철새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사실 방송에 나갈 때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준비도 하지만 새롭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대감도 생긴다. 더구나 이번 주제에 대해 준비할 때는 새와 인간의 삶을 자연스럽게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어느 영상에서는 어미 새가 갓 태어난 아기 새에게 부지런히 먹이를 날라다 주는 장면이 있었고, 또 둥지 밖으로 날아가는 연습을 호되게 훈련시키는 모습도 있었다. 하나하나의 모습과 장면을 볼 때마다 마음 졸이다가 안심하는 그런 감정의 반복이자 연속이었다.

소위 먹고 살기 힘들었던 예전에는 가난을 극복하는데 돈과 학벌이면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것만 있으면 모든 게 다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여겼다. 그래서 누군가는 여유가 조금 있었다면 학업도 포기 안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좋아하는 직업을 가졌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한 아쉬움 때문인지 몰라도 언제부터인가 아이에게 부지런히 먹이만 날라다 주는 부모들이 늘어난 것 같다. 반면에 날아 갈 수 있도록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엄하고 매정한 부모의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다.

요즘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기사들이 줄을 잇는다. PC방에서 게임에 서툴렀던 아이가 능숙한 아이에게 자꾸 물어보고 귀찮게 하니까 능숙한 아이가 귀찮다고 때려서 고소를 당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제주도 카니발 차량의 운전자가 과도한 끼어들기에 항의하는 상대편 운전자를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인정사정없이 폭행을 휘둘렀다고 한다. 정신과 치료를 받을 지경이라고 하니 아무래도 Baby in Car가 써져 있던 제주도 카니발 차량의 운전자는 정말 Baby였던 것 같다.

새는 머나먼 거리를 날아가기 위해 먹는 양도 조절하고 체중을 최소화하기 위해 뼈도 공기로 채운다고 한다. 근육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훈련과 절제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또 수십만 마리가 무리지어 날아도 절대 충돌하지 않는다고 한다. 거기에는 앞에 나는 새를 따르는 새들만의 규칙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한다.

부모를 보면 자식을 알고 자식을 보면 부모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부모가 된다는 것, 참 무겁고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는 일이다. 부모로서 자녀들의 귀감이 되어야 한다. 거기에 더하여 자녀들에게 홀로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그래야 무리지어 날아도 충돌하지 않는 새처럼 우리도 사회의 구성원이라고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강수인대전출생,대전여고,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졸업,우송대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우송대 Culinary MBA 석사, 박사과정,전)침례신학대학 영양사,전)카페 어니스 대표(창업),전)대전보건대 외래교수,현)우송대 외식조리학부 초빙교수,KBS, 아침마당(대전)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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