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위안부까지 덮으려는 일본 우익, 영화로 폭로했다
종군위안부까지 덮으려는 일본 우익, 영화로 폭로했다
  • 강병호
  • 승인 2019.08.19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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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 칼럼] 영화 '주전장'...악의 치밀함느끼게 하는 독립영화
극일 원하는 한국인이라면 꼭 보아야 할 관람이 어려운 작품
영화 '주전장'은 종군위안부를 덮으려는 일본 우익들의 막강한 힘을 느끼게 하는 독립영화다. 세종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이영화 보기운동을 전개, 일본의 무역보복에 항의하는 운동을 벌였다.
영화 '주전장'은 종군위안부를 덮으려는 일본 우익들의 막강한 힘을 느끼게 하는 독립영화다. 세종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이영화 보기운동을 전개, 일본의 무역보복에 항의하는 운동을 벌였다.

영화 <주전장(主戰場)>은 매우 불편한 영화다.

첫째로 상영관이 너무 부족하고 그나마 상영시간도 뜨문뜨문 있어 관람이 쉽지 않다. 웬만큼 관심 없으면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 영화 배급도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절실하다.

둘째, 다큐멘터리 전체가 감정 섞이지 않은 논쟁과 대립이 벌어지면서 상영시간 내내 긴장해야 된다. 상업 영화의 재미, 편안한 스토리 전개는 기대할 수 없다. 상영관을 나오면서 태평양 전쟁 종군 위안부 문제를 덮으려는 일본 우익의 힘이 막강하다는 불편한 진실도 알 수 있다.

영화 제목 주전장(主戰場)은 종군 위안부(성 노예) 문제 갈등의 장(場)이 세계 여론을 주도하는 미국임을 의미한다. 샌프란시스코를 포함 여러 미국 도시에 위안부 소녀상이 건립되었다. 이때마다 일본 우익 지원을 받는 정계, 학계, 시민단체들 조직적 반발이 있었다. 영화는 그 과정, 디테일을 영상으로 낱낱이 보여준다.

이 영화는 일본 특유의 집요함도 보여준다. 일본 우익은 미국 변호사, 퇴직 저널리스트들을 고용해 미국인 입으로 종군 위안부가 허구임으로 말하게 하고 이들을 일본 매스컴의 영웅으로 만든다. 장기적으로 교과서에서 종군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을 삭제하게 한다. 이런 공작은 모두 일본 우경화를 총지휘하는 일본회의(日本會議 にっぽんかいぎ)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아베신조 (安培晋三) 수장을 정점으로 체계적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감독도 일본인,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Miki Dezaki)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일본에서 영어교사를 했고 잠깐 불교 승려가 된 적도 있다. 그는 일본의 인종차별에 대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가 극우세력의 인신공격을 받고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영화 <주전장>은 일본회의 극우인사들이 종군 위안부에 대한 반대여론을 무마시키는 과정도 인터뷰와 자료화면을 통해 현미경으로 보듯 보여준다. 이들은 종군 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에 대한 반박자료를 발굴하고 이를 학술회의나 언론을 통해 발표하게 하고 미국 내 친일 여론을 만들어 줄 전문가들을 양성한다.

간접적으로 일본정부와 재계의 자금지원을 받으며 치밀하고 탄탄하게 일본 우경화의 길을 닦고 있다. 종군 위안부 문제는 이들에게는 일본 재무장화와 군국주의로 나가는 길에 치명적 걸림돌이다.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개헌해야 하는 마당에 (투표해야 할) 평범한 일본인들이 구 제국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실을 걷어내려 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또 다른 거북한 현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우리는 일본을 잘 모른다. 찾아봐도 일본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잘 모르면서 허장성세 (虛張聲勢) 떠는 것이 한국인의 성격이라면, 일본은 처음에 매우 겸손하다. 그 겸손함은 끈질김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시간은 항상 일본 편이다.

한반도를 침략해야겠다는 정한론(征韓論)이 나온 것이 1870년대다. 아베수상이 존경하는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 주장했다. 요시다 쇼인 제자 하나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다. 1910년에 한일합방이 있었으니 그들은 무려 40년을 한일합방을 위해 꾸준히 달려간 것이다. 같은 시기 우리 조상들은 뭘 했나? 열강 속에서 국가 비전도 목표도 현실적인 전략도 없이 갈팡질팡하다 국권을 잃어버린 것이다. 오늘의 정치권을 보면 다른 바 없다.

대통령부터 나서며 정치판 총선용으로 급조된 관제항일(官制抗日), 금방 달았다 몇 달 안에 식어버릴 냄비 반일(反日)로는 결코 일본 뒤꿈치도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이 영화가 주는 마지막 메시지다.

영화 <주전장>, 장기적으로 극일(克日)을 고민하는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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