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원' 세종시청 지점, "평양 냉면..세종으로 왔어요"
'사리원' 세종시청 지점, "평양 냉면..세종으로 왔어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03.27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각기행] 68년 전통의 대전 사리원...고운동에 이어 세종시청점 문 열고 입 맛 자극
4대째 이은 냉면 맛, 서울 2곳에다 세종시 2곳 등 전국화통해 평양 냉면 맛 전달
68년 전통의 '사리원'이 세종시청 지점을 열고 평양냉면으로 세종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68년 전통의 ‘사리원’이 세종시청 앞에 들어섰다.

지난 해 6월 ‘사리원 세종시청점’으로 상호를 내걸고 세종시 보람동 금강시티 타워 2층에 자리잡은 ‘사리원’은 명성과 전통을 이어가면서 식도락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곳은 고운점에 이은 세종시에서 두 번째 지점으로 대전 본점의 맛을 그대로 행복도시로 옮겨 놓고 있어 옛 맛을 그리워하는 고객들과 세종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평양식 냉면과 왕만두, 김치비빔, 갈비탕, 불고기 등 사리원을 대표하는 음식을 런칭한데다가 ‘한우사골 우거지탕’이 중년의 입맛을 사로잡는 메뉴가 되고 있다.

알다시피 ‘사리원’은 대전, 충남지역에서는 이미 너무 잘 알려진 음식점이다. 1951년 평양에서 피난 온 고 김봉득 할머니가 대전에서 일반음식점 허가 1호로 문을 연 이래 4대째 내려오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

‘사리원’은 황해도 사리원 태생이어서 자연스럽게 따온 작명이었고 이후 비법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자녀들이 전통과 맛을 이어오고 있다. 음식은 새삼 얘기할 필요가 없을 만큼 ‘사리원’이라는 상호가 맛을 보증해주고 있다.

그래서 이번 맛집은 음식 소개보다 사리원과의 인연을 얘기하고 싶었다. 기자와 ‘사리원’과의 관계는 ‘취재’라는 매개를 통해 몇 차례에 걸쳐 인연을 맺었다. 여러 인연 가운데 꼭 30년 전 3대 김형근 대표와 만남이 기억에 남아 있다.

당시 기자는 대전일보 경제부에 근무하고 있었다. 가업의 대물림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만들어 가는 일본과 중소기업 강국이었던 대만을 배우자는 열풍이 불던 때로 1989년으로 기억난다.

데스크 회의를 통해 대전, 충남에서 대물림하는 업소를 찾아서 기사화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곧바로 ‘창업 2대’라는 제목의 연재를 시작했다. 여기에는 지금은 전국구가 된 ‘성심당’ 임영진 사장, 금성당 심창엽 사장도 대상이 됐고 공주 유구에서 직조 공장을 하는 인물도 취재원이 됐다.

'사리원'과 필자는 1989년 '창업 2대'라는 제목의 연재물을 취재하면서 인연이 맺어졌다. 사진은 30년 전인 1989년 1월 16일자 대전일보 지면

많은 취재원 가운데 ‘사리원 면옥’ 3대 김형근 대표도 들어갔다. 지금은 ‘사리원’이지만 당시는 ‘면옥’까지 상호에 넣었다. 특이하게도 중동고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으로 그 때 40세였으니 지금은 70세쯤 되었을 것 같다.

그는 18년 전에 냉면장사에 뛰어들었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음식은 손끝에서 시작하는 것인 만큼 정성을 깃들이지 않으면 맛이 나올 수 없다”고 말해 ‘사리원’ 냉면 맛의 비결을 정성과 손맛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봉사도 하고 가업을 더욱 빛나게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아들에게 계제가 되면 물려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내용이 1989년 1월 16일자 대전일보 지면에 실렸다. 그로부터 30년 후 사리원은 그의 말대로 맛과 정성을 가지고 서울에도 진출하고 본점을 둔산으로 옮겼고 세종에도 두 군데나 지점을 냈다.

김형근 대표의 말대로 대를 물려 ‘사리원’을 지켜냈다. 다만 아들이 아닌 딸 김래현씨(42)가 가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김 대표는 아버지 근황을 묻자 한참동안 망설이다가 “오래전에 교통사고로 병원에 계신다”고 답변했다.

김래현 대표는 할아버지인 김명종 창업 2대도 10여 년 전에 작고하셨고 사리원 안방살림을 도맡아왔던 할머니도 역시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세월이 흘렀기는 흘렀다. 그것도 많은 시간이... 하지만 그 옛날 사리원 냉면 맛은 그대로였고 사업이 더 번창해가는 걸 보면서 ‘창업 2대’를 잘 선정했구나하고 스스로를 대견해했다.

‘사리원’ 세종시청점이 본점과 함께 번창하길 기대해본다. 예약 전화는 044-864-4210 이다.

비빔과 물냉면으로 만들어지는 평양 냉면과 김치비빔, 불고기, 왕손만두, 갈비탕 등 메뉴
많은 고객들을 한꺼번에 맞을 수 있는 널찍한 실내공간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68년 전통을 자랑하는 세종시청 지점 입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