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완성, 한고비 넘겼지만 안심하긴 일러요"
"행정수도 완성, 한고비 넘겼지만 안심하긴 일러요"
  • 황우진 기자
  • 승인 2019.01.29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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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홍석하 행정수도완성세종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 행정수도의 꿈 완성위해 헌신해온 인물
"MB 정부 당시 수정안에 맞서 상경투쟁 등 원안 사수를 위해 몸을 던져 지켜낸 게 보람으로 생각"
홍석하 행정수도완성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이 '큰 뜻을 펴고 멀리 내다보라'(大志遠望)는 말을 삶의 목표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제 어려운 고비는 넘겼다고 봅니다. 그 동안 위험한 고비가 여러 번 있었지요. 그런데 이것이 역사적 숙명인지 우리나라 국운인지 이제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새행정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지역 이기주의와 과거에 집착하는 역사인식이 문제입니다.”

행안부 이전 시작, 기재부 이전 확정 등 행복도시가 실질적인 행정수도로써 역할이 커져가는 가운데 이를 시민운동을 통해 법제화하려는 홍석하(55) '행정수도완성 세종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을 지난 19일 만났다.  근무지인 세종시 연기면 소재 '주민생계조합'에서 만난 홍 위원장은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고 보면서도 "끝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말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

행정수도 완성 위해 헌신한 인물, 수정안 반대때는 지역 인사들과 함께 상경투쟁에 앞장서

제2기 행정수도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맡는 홍위원장은 2003년 노무현정부가 출범 당시부터 신행정수도를 추진하던 인물이다. 어쩌면 그의 중년기 인생을 행정수도에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깊숙이 관여해 온 사람이다.

서울태생이나 충청권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아 충청인 특유의 끈기정신과 충효정신이 몸에 배였다고나 할까. 암튼 고향빼놓고는 뼛속까지 충청도 양반이다. 세종시 출범당시 행복도시내 예정지역에 땅이 수용된 원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생계조합’ 사무국장이 그의 현재 직함이다. 신행정수도 위헌 판결이 현재의 직장과 연결되어 있다니 긴 복선(伏線)이 지금의 그를 만들어 준 것 같았다. 

“2004년 신행정수도 위헌판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신행정수도 설치법이 위헌판결을 받으면서 ‘신행정수도 지속추진 연기군대책위’가 만들어지고 상황실장으로 일하면서 황순덕, 김일호, 임비호씨 등과 조치원역에서 매일 촛불집회를 열고 종묘공원 상경집회를 계획하고 실행했습니다.”

2005년 이들을 중심으로 연기군민과 주변시군의 강력한 투쟁은 여론의 지지를 받으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통과되고 2006년 5월 수용지역 원주민들을 위한 행복도시주민보상대책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그의 설명은 일사천리로 계속됐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원주민 대표가 참여하는 ‘보상추진협의회’가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지고 정부차원에서 원주민 요구를 사전에 파악하는 노력으로 단기간에 보상합의가 이루어지는 성과를 낳았습니다.”

그 결과 세종시 원주민 2,800여 세대가 참여하는 주민생계조합이 만들어지게 됐고 ‘수용지보상’에 참여하는 행정선례가 됐다. 결국 그곳에서 근무하면서 미완성의 행정수도를 위해 가열찬 투쟁을 하고 있다.

2004년 '신행정수도법'이 헌법재판소 판결로 무산되자 연기군민과 정치인들이 함께 상경투쟁을 벌였다. 사진은 홍위원장이 마이크를 들고 연설을 하는 장면

MB정부, 반 수정안 세력 아지트 ‘주민생계조합'을 공중분해시켜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세종시는 또 한 차례 큰 위기를 겪게 되고 당시 홍 위원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2005년 연기군은 행복도시 예정지역과 잔여지역으로 나뉘어 ‘행복도시연기군통합추진파’와 분리추진을 주장하는 ‘남면대책위’로 갈라져 있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세종시설치법’이 통합추진 쪽으로 통과됐으나 이명박정부의 세종시 백지화를 위한 ‘꼼셈과 전략’은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 이상의 술책이었다.

“세종시를 무산시키기 위해 충청권 총리를 임명하여 파견하고 계속해서 회유책을 써왔어요. 국정원 직원을 2,3명씩 마을에 파견하여 주민들을 감시하기도 했어요.”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당시 정권은 홍 위원장의 학생운동전력을 빌미로 '빨갱이날조 조작사건'까지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수정안 통과를 추진하던 당시 ‘주민생계조합’은 세종시를 지키는 지하전초기지나 다름없었다.

이명박 정부의 ‘행복도시 수정안’ 저지투쟁을 위해 갈라졌던 두 단체가 행정도시사수연기대책위로 통합되고, 대전충남북은 충청권비대위로 통합 출범했으며 홍씨는 비대위 사무처장을 맡았다. 당시 금강변 옆에 있던 주민생계조합에는 현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민주당 거물급 정치인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탄압과 음모에 맞서 주민생계조합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지하조직과 같은 역할을 했다. 당시 상황을 그는 "주민생계조합이 없었으면 세종시를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눈에 가시가 된 주민생계조합과 이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홍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가 볼때는 퇴치해야 할 대상이었다. 내쫒기 위해 갖은 술책과 당근으로 주민생계조합을 회유했다. 그러나 변함없는 충청권 지지세력의 결속과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세종시는 행정수도의 초석을 놓을 수 있었다.

신행정수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06년 금강변에 있는 '주민생계조합'에 민주당 정치인들이 총 집결했다.

"이제는 행정수도, 이견은 줄어들어 한층 추진하기가 편해졌지만 끝까지 마음 놓으면 안돼"

세종시는 예언가들이 말한 역사적 새도읍지일까.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분명한 건 우리세대가 지난 600년간 고착화했던 수도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 이 정부 정책의 최우선이 되고 사람들이 금강변으로 모이고 새로운 도시가 건설되고 있다.

그 새벽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이 ‘행정수도완성세종시민대책위’이다. 그 중심에 김준식, 정준이 상임대표와 홍석하 집행위원장이 있다.

"이제 행정수도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세종시는 '헌법상 수도'로 명문화 되어 역사상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어야 합니다."

홍 위원장은 제1기에 이어 두번 연속 집행위원장을 맡아 활약했다. 지난 2년간 행정수도완성시민연대의 활동과 성과에 대해 재차 물었다.

“그간 시민대책위는 세종시가 개헌을 통해 헌법상 행정수도로 명문화되도록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아직 개헌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국회이전을 위한 초석은 놓아졌습니다. 지난해 국회분원 설치를 위한 연구용역비 2억원이 집행됐고 올해 ‘국회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 예산이 확정되었지요. 저희는 전국적 여론형성과 확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홍위원장을 비롯한 시민대책위는 세종시가 새행정수도로 발전하는 것은 세종시만을 위한 일이 아니며, 전체적으로 국토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방자치를 발전시켜 국가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만들자는데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든 수도가 다시 세워지면 그에 따른 ‘국가발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알고 있다.

세종시의 행정수도완성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이고, 지방분권을 선도하여 앞으로 미래세대에 우리나라 발전의 새프레임이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고, 이제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행정수도완성세종시민연대 임원들이 국회의사당을 방문하여 세종시를 새행정수도로 만들자고 여론을 모으고 있다(사진 맨 오른쪽 홍석하 집행위원장)

행정수도 완성 시민대책위의 앞으로 행보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올해는 옛동지들과 세종,대전,충남북, 충청권연대를 이전수준으로 회복하려 합니다. 이를 동력으로 ‘지방분권전국연대’ 대토론회를 세종시에서 개최할 계획입니다. 또 ‘청와대 세종집무실’ 설치를 실현하기위해 20만 명을 목표로 국민청원운동을 버려 전국적인 여론을 형성할 예정입니다. 세종시의 열망과 시민의 힘이 국가균형발전의 기폭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 세종시민과 행정수도완성시민대책위는 대한민국 헌법의 새로운 개헌을 통해 세종시가 헌법상 명문으로 행정수도로 정립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것은 어느 한 두 도시만을 위한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 전체를 위한 일이고 또 우리세대가 맡은 역사적 소명이기도 하다. 우리세대는 이러한 역사적 과업을 완수하여 800년 지속 가능한 신도읍(新都邑)이 건설되기를 시민과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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