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 고교 배정오류 '땜질식 처방'..분통
세종시교육청 고교 배정오류 '땜질식 처방'..분통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1.14 13: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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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교육감, 고교신입생 배정오류 공식 사과.."불이익 받은 학생 전원 구제" 밝혀
한솔·아름·보람·새롬고 등 5개교 학생수 증가, 성남· 도담·고운·다정고 등 7개 학교 감소
학부모들 '땜질식 처방' 분통 터뜨려.."원칙대로 배정 안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 양산"
최교진 교육감과 간부 직원들이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19학년도 후기 일반고 신입생 배정 과정에서의 오류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세종시교육청이 고교 신입생 배정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고 불이익을 받은 학생 전원을 구제한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선호도가 높은 특정학교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학생 수가 줄어드는 과소학급 비중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일부 학부모들은 "과소학급이 되는 학교는 내신 등 대학진학 과정에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항의하는 등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교진 교육감은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19학년도 후기 일반고 신입생 배정 과정에서의 오류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최 교육감은 "배정 작업을 재실시해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불이익을 받은 학생 전원을 최초 배정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추가입학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11일 신입생 배정 결과를 발표했지만 시스템 오류가 발견되면서 발표 30분만에 긴급 취소했다. 국제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등 특목고에 우선 합격한 학생들 109명까지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에 중복 배정됐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즉시 시스템 오류를 수정해 고교 13개교에 진학하는 2775명 가운데 109명을 제외한 2666명에 대해 재배정을 부랴부랴 마무리하고, 당일 오후 9시경 교육청 홈페이지에 재배정결과를 통지했다.

최교진 교육감이 2019학년도 후기 일반고 신입생 배정 과정에서의 오류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후속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같은 날 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논란이 일었고, 시교육청은 다음날인 12일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불이익을 받은 학생들을 최초 배정학교에 진학하도록 추가입학을 허용키로 전격 결정했다.

재배정 과정을 거치면서 당초 1지망 학교로 발표됐다가 2~3지망 학교로 변경된 학생은 모두 195명 정도다. 시교육청은 최초 배정 결과 대비 후순위 변동 배정자에 대해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간 배정학교 변경 희망 여부를 확인하고, 18일 오전 10시 소속 중학교에 최종 배정 결과를 안내할 계획이다. 원활한 신입생 배정을 위해 고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도 당초 15일에서 22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문제는 시교육청이 내놓은 대책이 원칙을 무너뜨린 ‘땜질식 처방’이라는 데 있다.

후순위 학교로 바뀐 학생 대부분이 1~2지망 학교 진학을 결정해 특정 생활권 선호학교에 학생들이 몰릴 경우 정원을 증원해야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반대로 일부 학교의 경우 학생 수가 빠져나가는 등 과소학급이 불가피해 오히려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 학부모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원칙 없는 후속 대책이 행정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난도 거세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최종 신입생 배정 결과에 따라 한솔·아름·종촌·보람·새롬고 등 5개 학교는 배정 학생수가 최소 29명에서 최대 53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솔·아름·보람·새롬고 등 4개 학교의 경우 학급을 1학급씩 추가 편성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교육감은 "2019학년도 학생배치 및 학급배정 지침에 따라 기존 학급당 학생수를 25명에서 2~3명 추가 배치해 28명까지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며 "학급당 학생수 조정으로도 학생배치가 어려운 학교의 경우 학급수를 추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14일 일부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아 시교육청의 원칙 없는 행정을 지적하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배정 학생 수가 감소하는 학교는 성남· 도담·고운· 양지·두루·소담·다정고 등 7개 학교로 예상된다. 이들 학교는 최소 1명에서 최대 61명까지 학생 수가 줄어들어 '과소학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학생 수가 감소하는 학교의 경우 내신 등에서 불리해 대학진학과정에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학부모들은 이날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아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원칙 없는 행정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재배정 결과를 무시한 채 불이익을 받은 학생들을 전원 구제하면, 선호도가 높은 특정학교에만 학생들이 쏠리고, 일부 학교는 과소학급이 될 게 자명하다"며 "이는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꼴"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 교육감은 과소학급 우려에 대해 "예년과 같이 입학 전 전학과 추가배정을 통해 우선 배정할 것"이라며 "추후 전입생에 대한 배정에서도 해당학교에 우선 배정해 정원이 확보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추가배정은 2월 7일부터 12일까지 이뤄진다. 매년 약 170여명(2017년 197명, 2018년 173명)의 학생이 추가배정으로 고등학교를 배정받고 있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한편, 시교육청은 이번 배정오류 원인을 아직까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시 교육청 및 시스템업체 관계자는 "특목고 합격생 109명을 일반고에 배정한 것에 대해 입력 담당자가 해당 학생들에 대한 합·불합격 정보를 입력했는지, (입력을 했다면) 데이터가 유지 됐는지 여부가 오류의 핵심"이라며 "어떤 이유에 의한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당국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과 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최교진 교육감은 "향후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고입 배정 시스템 오류의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해 시스템 검증절차를 마련하고, 업무 관련자에 대해서는 자체 검증과 조사를 실시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며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 빠른 시일 내에 학교가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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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고딩부모 2019-01-15 15:58:17
인기학교에 추가 학급을 편성할 정도로 졸속행정인 세종교육청과 교육감은 물러나라
그리고, 첫마을에 거주하면서도 한솔중에 배정받지 못한 25명에 대해서도 똑같이 구제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