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행복’ 두 바퀴로 세상을 달려라
‘건강’, ‘행복’ 두 바퀴로 세상을 달려라
  • 황우진 기자
  • 승인 2019.01.14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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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황금돼지해 '100번째 세종인, 곽연모 자전거회장'
황금노년 세종에서 '꿈과 희망의 패달'을 힘차게...
왕년에 배구선수였던 곽연모 회장은 세종에서 자전거를 매개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2019년, 황금돼지 해의 첫 주말 '자전거 전도사' 곽연모(77) 회장을 만났다.

"자전거 앞바퀴는 건강이고, 뒷바퀴는 행복입니다. 우리인생은 건강해야 행복한 삶이 있고 행복은 모든 인류의 로망입니다. 제 자전거 두 바퀴는 건강과 행복의 바퀴로 달립니다."

'세종시자전거동호회' 곽 회장은 나이 육십이 지나 시작한 자전거를 인생의 화두(話頭)로 붙잡고 세종시 첫마을에서 살고 있다. 그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은 건강 때문이었다.

'40년 세월 젊음을 불살라온 산업역군'

곽회장은 충주가 고향이고 첫 직장을 충주화학비료 공장에서 시작하여 32년을 한국종합화학공업(주)에 근무한 석유화학분야의 전문가이다. 우리나라 첫 비료공장인 충주비료공장 시작부터 근무하여 6대 비료공장이 완성될 때까지 일했으니, 석유화학공장의 산 증인이다. 그러나 IMF사태로 99년 경인에너지를 퇴사하고 실업자가 되어 한 때 이산 저산을 떠도는 산사람이 되었다.

"그때는 눈앞이 깜깜했어요. 자식들은 아직 학교에 다니는데 벌어논 돈은 없고 일할 데도 없고... 인생이 휘청거렸어요."

당시의 막막했던 심정을 회고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한 동안 방황하던 그에게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일 할 기회가 찾아왔다. 한 지인의 소개로 2002년 한일월드컵을 겨냥한 ‘스포츠마켓팅’회사에 스카웃 되어 일하게 되었다. 당시 스포츠 마켓팅은 우리나라에서 다소 생소한 사업 분야로 일본에 파견되어 일본 스포츠마켓팅을 배우게 되었다. 그는 “일본의 스포츠 분야 선진마켓팅에 놀랬고, 우리나라에 와서는 고지식하고 경직된 생각과 분위기에 다시 한 번 놀랬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가 맡은 일은 ‘2002년 한일월드컵 로고’와 ‘프로야구 구단로고’를 사용하여 상픔을 개발할 회사를 모집하는 일이었다. 모집된 회사와는 ‘서브라이센스’를 맺고 월드컵과 야구관련 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유통시키는 일이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그는 스포츠 관련 마켓팅 일을 하고 39년 6개월의 전쟁같은 직장인 생활을 마감했다.

“1967년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40년을 산업역군으로 또 스포츠마켓팅 일꾼으로 일했어요. 낮에는 축구, 밤에는 야구장에서 정말 밤낮으로 물 불 가리지 않고 일했지요. ‘붉은 악마 티셔츠’가 그때 탄생했어요. 그러나 퇴직할 때는 한쪽 다리를 절룩이며 걸어야 하는 64세의 초라한 몸 뿐 였어요.”

그는 40년 세월 젊음을 불살라 일했고, 온 몸을 받쳐 일했건만 뚜렷이 해 놓은 일은 없고 무쇠 같던 몸은 망가져 허무의 절망감에 빠져버렸다.

2016년 원수산아래 새로 만든 MTB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회에 개회사를 하고 있다.

'자전거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다

팔팔한 정신이 이렇게 말수는 없었다. 그는 한 의사의 권유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처음 그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은 서울 ‘보라매공원 자전거동우회’였다.

“2006년 매일같이 출근하여 6개월을 타고나니까 다리가 아프지 않았어요. 참 신기하고 새로운 의욕이 생겨 1년 뒤에는 300km 춘천 왕복레이스를 성공했어요.”

그 후로 그는 자신감이 더하여 ‘자전거사랑 서울본부 회장’을 맡아 어깨 띠를 둘러메고 전국투어를 했다. 곽회장은 ‘4대강 자전거길 요청’ ‘전철/기차 자전거 실어주기 운동'을 벌여 성공했다.

세종과의 인연은 2012년 손자를 돌봐주기 위해 세종시 첫마을로 이사 오면서부터다. 한솔동 자전거동호회에 가입하고 2014년 동호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세종시 자전거타기운동본부’를 발족하고 행복청의 어울링자전거 도입을 계기로 2014년 11월부터 ‘자전거타기 안전교육’을 실시하여 2018년까지 1143명에게 자전거교육을 했다. 이 공로로 ‘행정안전부장관 표창’과 ‘행정복합도시건설청장 표창’을 수상했다.

자전거 전도사 대마도에 가다

자전거 사랑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2017년 1월 곽회장과 8명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대마도로 자전거 기행을 떠났다. 부산에서 대마도행 배에 자전거를 싣고 하선하여 숙소까지 50km를 이동하는 2박 3일의 일정은 70중반의 나이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여정이었다.

“중간에 고글이 부러지고, 바람은 불고... 정말 힘든 여정이었어요. 도중에 내가 짐이 되는 것 같아 일행을 먼저 보내고 나 혼자 다녔어요. 그래도 참 보람찬 여행이었어요.”

그의 대마도 자전거기행은 젊은 사람도 도전하기 어려운 여행이었다. 70중반의 나이라고 하기에는 그 체력과 담력이 믿어지지 않았다.

세종시 원수산아래에서 열린 2017년 '제2회BMX국제경기' 장면

세종시에서 BMX(묘기자전거) 국제경기를 치르다

2017년 곽회장은 세종시에 ‘BMX국제경기’를 유치하고 국제경기장을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우렸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국제경기장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우선 경기장 부지도 없고 공무원들도 비협조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젊어서 스포츠마켓팅 분야에서 일한 경험으로 저돌적으로 행복청, LH, 대한체육회 등을 찾아다니며 때로는 압박도 하고, 때로는 읍소도 하여 원수산 옆에 부지를 확보하여 국제규격의 BMX경기장과 MTB(산악자전거)경기장을 마련하고 ,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정말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어요. 계획서를 가지고 관계공무원을 찾아가면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결국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해냈지만 담당공무원들은 다 나를 미워해요.”라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웃었다.

2017년 9월 세종시 원수산 아래에서 개최된 ‘제2회 BMX국제경기대회’에는 6개국에서 57개 팀이 참가하여 성황리에 마쳤다.

곽회장은 젊은 사람 못지않은 이와 같은 활동으로 스포츠 조선으로부터 2018년 ‘자랑스런 혁신한국인&파워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2019년 황금돼지 해에도 3월부터 한두리대교 아래에 가면 자전거안전교육 강사로 일하는 그를 만나 볼 수 있다. 올해는 토요일 주말반도 개설하여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황금돼지해에 첫 번째 만나 취재한 곽회장은 ‘100번째 세종인’이다.

그의 바램처럼 2019 기해년에는 세종인 모두가 스스로 건강과 행운의 바퀴를 굴리고, 1000명이 넘는 그의 교육생과 자전거 동호인들은 그와 함께 ‘꿈과 희망’의 패달을 힘차게 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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