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여의주가 없어요, 여의주가..."
"세종시, 여의주가 없어요, 여의주가..."
  • 황우진 기자
  • 승인 2018.09.27 09:47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인] 신채식 풍수학 박사... 세종 콜 택시 대표로 풍수지리학 박사 취득
조치원 사무실에서 신채식 풍수지리학 박사가 세종시 풍수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독학으로 고교 과정을 마친 신채식씨는 대학에서 풍수학을 전공하고 곧바로 박사학위를 딸 만큼 풍수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세상에 명당은 없습니다. 좋은 땅, 나쁜 땅이 따로 없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쓰기 나름이지요.”

풍수지리학(風水地理學)박사 신채식씨(56)의 말이다.

추석 벌초를 하면서 ‘묘자리 잘써 자식이 잘 되었느니, 큰 부자가 되었느니’ 하는 옛 사람들 이야기 속 명당을 찾아서 지난 17일 오후 신채식 풍수학 박사를 세종시 조치원읍 신안리 '세종 콜 택시 사무실에서 만났다.

우연히 풍수강의를 조금 들은 인연으로 그를 찾아 풍수에 관한 인터뷰를 청했다. 조치원이 고향인 신박사는 ‘세종콜’법인택시 대표로 98년부터 택시운수 사업을 하여 스물 두 대의 택시를 운행하는 회사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그는 ‘순수하게 풍수지리를 공부해서 박사가 된 사람은 자신이 첫 번째’라고 소개했다.

신씨도 처음에는 그저 ‘좋은 명당자리 하나 잡아서 잘 살아볼까’하는 속된 마음으로 풍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이것저것 조금 알게 되었을 때 ‘이러다가 사기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갈등 속에서 나중에는 정통으로 풍수학을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정식으로 ‘풍수지리학’에 입문하게 됐다.

그러나 고등학교 중퇴 학력으로는 대학에 가서 풍수학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굳은 결심으로 청주고부설 방송통신고를 3년만에 졸업하고, 37세의 늦은 나이로 대구한의대 풍수지리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의 학업에 대한 열정을 계속됐다. 이후 동방대학원 미래예측학과에서 ‘공주지역 마을의 풍수적 특성과 비보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풍수(風水)가 무엇이지요? 명당(明堂)이 실제 있습니까?

“풍수학이란 인간이 어떻게 지리를 잘 이용하느냐에 관한 학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묘자리나 보는 사술이 아니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관계에 대한 학문이지요.”

신박사는 풍수를 이렇게 요약하면서 ‘조선의 역사는 풍수지리학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모든 지명이나 마을, 집터, 절터 등 모든 것이 풍수지리학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풍수적으로 어떠한 땅인지 설명해 줄 수 있나요?” 라고 물었다. 그는 "좋은 질문"이라고 화답하면서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세종시는 장풍형(藏風形)이라고 보기보다 득수형(得水形의) 명당이다. 원수봉을 주산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국사봉이 세종시의 주산이다. 세종시 주변에는 국사봉이 4개나 있는데, 한자는 좀 다르지만 ‘국사'國師)란 '나라를 다스린다', '지도한다’는 뜻이다. 모두가 국가의 운명과 연관된 지명이다. 세종시는 국사봉(國師峰 214m)을 주산으로 볼 때 신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미호천과 금강이 아우러져 삼태극의 형상을 띠고 천지인 사상이 잘 나타난 땅으로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모두 들어와야 합니다. 원수산에 청와대, 계화산에 사법부, 황우산에 국회를 위치시켜야 합니다”라고 풍수학적인 해석을 달았다. 또, 세종시는 수청용(水靑龍) 수백호(水白虎) 수주작(水朱雀)의 형태가 뚜렷하고 이와 같은 지형은 로마, 런던, 파리 등의 도시가 이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물의 기운으로 형성된 도시로 ‘세계적 도시는 모두 득수형의 도시’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세종시는 득수형(得水形의) 명당... 용(龍)형태의 정부청사에는 여의주가 필요...

득수형 '명당'인 세종시 주위로 미호천과 금강이 흘르면서 삼태극을 이루고 있다
득수형 '명당'인 세종시 주위로 미호천과 금강이 흘르면서 삼태극을 이루고 있다
ff
세종시의 진산인 국사봉이 금북정맥을 형성하여 세종시를 감싸고 수청룡, 수백호, 수주작이 뚜렷이 나타난다

그의 설명은 계속됐다. 풍수지리학적 관점에서 세종시는 득수형의 명당으로 땅의 기운이 모여드는 곳으로 백두대간으로부터 내려오는 금북정맥으로 둘러져 있고 속리산과 계룡산으로 그 기운이 이어져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종시의 중심부를 형성하는 정부청사는 용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또한 세종호수 공원이 있어 용을 생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여의주가 없어요. 용이 승천하려면 여의주가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저는 정부청사 앞에 여의주를 형상화한 탑이나 공원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박사는 풍수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듣는 사람에도 그럴듯한 재미를 더해주는 이야기였다. 하나 재미있는 풍수이야기는 세종시청에 관한 이야기였다.

세종시청은 설계자가 의도 했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배의 형태를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보아도 배의 형태로 보여진다. 이와 유사하게 공주는 배의 형상을 가진 행주형의 도시인데 그래서 공주는 배의 꼬리라는 의미로 주미산(舟尾山)이라는 산이 있고 배의 앞쪽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배가 떠나지 말고 정지하고 있으라는 뜻으로 정지산(停止山)이 있다. 이렇게 우리 선조들은 풍수지리를 우리의 삶과 생활에 그대로 적용해 왔다. 그래서 신박사의 주장은 세종시청 앞 광장에도 배가 떠나지 못하도록 ‘닻’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하자는 주장이었다. 풍수적 해석도 그럴 듯 하지만 세종시청 스토리텔링으로도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이야기라 고개가 끄덕여졌다.

“풍수는 죽은 자의 논리가 아닌 산 자의 논리입니다. 땅은 좋고 나쁨이 없고 인간이 어떤 땅을 어떤 용도로 알맞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 풍수학 요체입니다.”

풍수에서 제일 나쁜 일은 일제 강점기 일어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본사람들이 풍수설은 미신이라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말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 기를 꺾기 위해 풍요한 마을 산허리를 잘라 철도를 놓고 큰 인물을 바라는 염원을 없애려고 산의 요처에 철심을 박아 놓았지요. 말하자면 풍수를 이용한 정신적 침탈이었지요.”

마지막으로 신풍수박사는 “풍수지리학은 어떻게 하면 인간이 자연과 화합하고, 공생하면서 땅을 우리 삶의 용도에 맞게 잘 이용할 수 있느냐 하는 학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채식 풍수박사가 동방대학원에서 풍수지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가족들과 함께 촬영한기념사진
신채식 풍수박사가 동방대학원에서 풍수지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가족들과 함께 촬영한기념사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옹달샘 2018-10-03 20:39:53
친구가 기사화 되니 참으로 반갑네. 세종에 관한 논문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네. 세종시가 자연과 상생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글과 활동 기대한다.

ㅅ ㄱ ㅇ ㅃ 2018-09-27 16:51:06
원수산에 청화대, 계화산에 사법부, 황우산에 국회를 위치시켜야............
기사내용중 청화대가 아니고...청와대가 맞을 듯...!

정성희 2018-09-27 13:00:17
세종시. 알지못했던풍수이야기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