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감 여론조사 ‘출렁출렁’, 고무줄?
세종시교육감 여론조사 ‘출렁출렁’, 고무줄?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06.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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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건 여론조사...최교진-최태호간 격차 유·무선 조사방식 따라 '오락가락'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세종시교육감 여론조사 결과 <왼쪽은 칸타코리아가 KBS, MBC, SBS 의뢰로 2∼5일 실시한 여론조사(KBS캡쳐), 오른쪽은 (주)이너텍시스템즈가 세종매일 의뢰로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최태호캠프제공)>

1~2위 격차 ‘16%p’ vs ‘4.7%p’

세종시교육감 선거 여론조사에서 조사기법에 따라 1위 최교진 후보, 2위 최태호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오락가락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에선 ‘유선’과 ‘무선’ 조사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는데, 무선조사 비율이 높아질수록 지지율 격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의소리>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6일까지 등록된 세종교육감 선거 여론조사 최근 5건을 분석한 결과 두 후보 간 격차는 최소 4.7%포인트(p)에서 최대 16%포인트로 집계됐다.

1~2위간 격차가 가장 큰 여론조사는 칸타코리아가 KBS, MBC, SBS 의뢰로 지난 2~5일 실시한 조사였다. 이 조사에서 최교진 후보는 30.2%, 최태호 후보는 14.2%의 지지를 얻어 16%p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거의 비슷한 시기(2~4일)에 실시한 또 다른 여론조사의 양상은 사뭇 달랐다.

(주)이너텍시스템즈가 세종매일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선 최교진, 최태호가 각각 35.9%, 31.2%의 지지를 얻어 4.7%p 차로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조사는 각각 세종에 거주하는 유권자 803명,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결정을 유보한 '지지후보 없음', '모름' 비율은 각각 52.7%(칸타코리아), 19.1%(이너텍시스템즈)로 나타났다.

두 조사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표본 추출 방식에 있었다. 칸타코리아는 ‘유선20%’+ ‘무선80%’, 이너텍시스템즈는 ‘유선100%’ 방식을 적용했다.

유·무선 비율이 거의 정반대로 적용됐는데, 무선조사 비율이 높은 조사에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비슷한 시기(27~30일)에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는 어떨까.

먼저 제이비플러스가 중도일보 의뢰로 5월29~30일 실시한 조사를 보면 최교진 27.6%, 최태호 21.2%로 6.8%p의 격차를 보였다. 이 조사는 유선49.6%, 무선50.4% 비율로, 808명을 대상으로 했다.

리얼미터가 충청투데이, TJB대전방송 의뢰로 5월28~29일 실시한 조사에선 최교진 32.6%, 최태호 21.2%로 11.4%p의 차이를 기록했다. 유선40%, 무선60%, 506명 대상이었다.

또 (주)코리아리서치센터가 대전MBC, 대전일보, MBC충북, CJB청주방송 의뢰로 5월27~28일 실시한 조사에선 최교진25.8%, 최태호 12%로 13.8%p 격차를 나타냈다. 이 조사는 유선24%, 무선76% 505명을 대상으로 했다.

흥미롭게도 무선 비율이 높아질수록(50.4%→60%→76%) 1, 2위간 격차(6.8%p→11.4%p→13.8%p)도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후보 단일화(29일, 최태호-정원희)가 이뤄지기 전 조사여서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의미 있는 결과로 보여진다.

특히 최근 5건의 여론조사 결과까지 확대해 비교하면,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분명해진다.

무선전화 추출 비율(0%→50.4%→60%→76%→80%)이 높아질수록 1, 2위간 격차 역시 4.7%p→6.8%p→11.4%p→13.8%p→16%p로 급격히 벌어지는 양상이다.

이 같은 결과는 보수층 응답비율과 상관 관계가 높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집전화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유선조사 특성상, 유선 비율이 올라갈수록 고령층, 보수성향의 응답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무선 비율이 높을 수록 진보성향의 최교진 후보가, 유선 비율이 높을수록 보수성향의 최태호 후보가 유리하다는 의미다. 

   세종시교육감 후보 여론조사 1, 2위를 달리는 최교진<왼쪽>, 최태호 캠프가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업계 관계자는 “무선 비율이 높아질수록 젊은 층 응답 비율이 높아진다는 게 일반적인 사실”이라며 “젊은층이 많은 세종시 특성상 무선 비율이 적어질수록 보수성향 후보가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무선전화 응답자가 진보성향이고, 유선전화 응답자가 보수성향이라는 정확한 근거는 없다”고 했다.

이처럼 조사 기법에 따라 여론조사가 좌지우지되다보니, 정확한 기준 마련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유·무선 비율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 보니, 결과 또한 제멋대로”라며 “이런 식이라면 여론조사 결과 역시 입맛대로 조작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6·13 지방선거 6일 전인 7일부터는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가 금지된다. 다만 6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는 있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각자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홍보하는 등 지지자 결집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교진 캠프는 16%p 차이로 여유 있게 앞서고 있는 칸타코리아 조사를, 최태호 캠프는 4.7%p 차로 박빙 양상인 이너텍시스템즈 조사를 동원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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