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종개'는 돌아올 수 있을까
'미호종개'는 돌아올 수 있을까
  • 임비호
  • 승인 2018.03.17 18:0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비호칼럼]세종시, 미호종개 되살리는 개발 필요
   미호천에서 발견되어 '미호종개'로 이름이 붙여진 민물고기는 대한민국 토종의 대표 종이 됐다. <사진 출처 : 한국향토문화대전>

미호종개는 돌아올 수 있을까?

얼마 전 미호천 상류에 있는 중학교에서 환경교육을 한 적이 있다. 자연의 소중함과 미호천을 잘 보전해야 한다는 주제였다. 미호천의 생태조건과 그 곳에 사는 야생 동물들 그리고 사람들이 훼손한 현장들을 사진과 더불어 설명을 하였다.

교육이 끝나고 질의 응답시간에 학생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어냐 물으니 ‘미호종개’라는 물고기 이야기였다고 하였다. 학생들이 미호천 주변에 살고 있고, 이름이 익숙해서 그런지 그 곳 이름을 딴 물고기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었다. 천연기념물 제 454호로 지정된 희귀어종이자 금강 특산어종이라는 말에 놀랬고,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라는 것에 씁쓸해 했다.

미호종개는 강에서 사는 작은 미꾸라지 모양이다. 논이나 둠벙에 사는 미꾸라지들이 좀 크고 색깔이 갈색이라면 미호종개는 모양은 비슷한데 좀 작고 투명한 느낌으로 보면 된다. 과명이 미꾸리니 아마도 미꾸리의 강가에 사는 사촌으로 보면 이미지가 그려질 것 같다.

미호종개의 서식지는 고운 모래가 있는 잔잔한 물가 주변으로 유속이 완만하고 수심이 얕은 곳의 모래 속에 몸을 완전히 파묻고 생활한다. 미호천은 이런 서식 조건에 상당히 부합된 곳이다. 청주 상당산성에 올라 미호천을 바라보면 저 멀리 증평이나 조치원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평지의 지형을 하고 있다.

   미호종개가 판결교 아래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금강 상류인 장수나 무주처럼 좁고 물살이 센 감입곡류가 아니라 넓고 완만하게 흐르는 모습이다. 미호종개가 주로 발견되었던 대전의 갑천이나 청양의 지천이 이런 조건들을 또한 갖추고 있는 곳들이다. 이런 자연적인 조건은 옥산면 소호리에 있는 탄화(벼씨들이 불에 탄 모습) 유적처럼 사람들에게도 수렵채집의 생활에서 농경사회로 정착할 수 있게 만든 너른 뜰도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를 제공하게 하였다.

미호종개를 처음 발견한 곳은 팔결교(청주에서 오창을 넘어가는 다리)이었다 한다. 1984년 처음 발견한 당시만 해도 다량의 미호종개가 서식하고 있었는데 30여년이 지난 요즘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미호천의 상류인 진천의 백곡천이나 청양의 지천 정도에서 소량으로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등급을 구별할 때 1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어 멸종위기에 처한 경우이고, 2급은 개체수가 감소되고 있는 종으로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않을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동물이라고 한다. 미호종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에 속한다. 멸종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금강유역의 고유 어종인데 멸종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는 말이다.

   미호천과 조천의 합수지역 전경

서식지의 급격한 변화가 그 원인이다. 미호천은 충북 음성 삼성면 마이산에서 발원하여 진천, 증평, 청주을 거쳐 세종시 조천과 합류하여 합강에서 금강과 만나는 40km가량의 금강 제 1지류이다.

이 미호천이 70년대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오염되기 시작하였다. 건설개발 지원을 위해 마구잡이식 토사 준설로 수심의 변화가 일어났고, 많은 공장에서 나오는 온배수들로 강물의 성질이 바뀐 것이다.

이런 서식지 오염과 훼손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이 미호종개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요원하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미호종개는 미호천 유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연과 상생하는 지표종이며, 꼭 상생공존 해야 한다는 깃대종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호천은 조치원 번암리(쌍용 C&B 조치원 공장, 조천 연꽃공원)에서 조천과 만나 신도심 동북지역과 동면지역을 흐르다 합강 근처에서 금강과 합류한다. 그러기에 세종시도 미호종개의 서식환경의 변화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멸종위기 1급인 미호종개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기본적인 책임이 있다.

세종시는 현재 엄청난 개발이 일어나고 있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미호종개가 되살아나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세종시에 있어서는 진정한 생태도시가 되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월산교에서 바라다본 미호천 하류전경

미호종개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관심이 필요하다. 개발이 성과인 분위기에서 자연과 인간 그리고 공동체가 공존 상생하는 철학을 세우는데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런 상생의 철학을 세우지 못하면 세종시는 그저 회색도시에 머물러 가진자들의 돈 놀이에 춤추게 되는 꼴이 된다.

또한 미호종개도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발 이전에 자연환경에 대한 우선적 배려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연은 말이 없어 인간의 욕심 앞에는 그저 무력하기만 하다. 그 욕심이 이후에 더 큰 불행을 가져오기에 예방 차원에서도 필수적이다.

이런 우선적 배려 없이는 미호종개는 말살 될 것이며, 미호종개가 없는 미호천에 사는 사람들도 불행해 지는 신호탄이 된다. 미호종개의 복원을 위한 세종시의 관심과 배려를 기대해 본다.

세종시민들이여! 미호종개에 눈을 한번 돌려보라. 그러면 자연과 상생 공존하는 세종시가 보일지어다.

   
 

임비호, 조치원 출생, 공주대 환경과학과 졸업, 세종 YMCA시민환경분과위원장(현), (전)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집행위원장, (전)세종시 환경정책위원, (전)금강청 금강수계자문위원,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전), 연기사랑청년회장(전),이메일 : bibo10@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지만 2018-03-18 20:34:28
글을 통해 세종시 환경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할수있는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선생님 같은분이 계시기에 우리나라 생태 환경이 조금씩 정화되어가는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