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문학, 지령 80호 나왔다
백수문학, 지령 80호 나왔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10.1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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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에서 세종까지 지역 문학 산실이 된 계간 동인지
   백수문학 지령 80호 발행을 기념하는 자축연이 13일 아람달에서 열려 지역문학의 활성화를 다짐했다.

세종시 문학의 맥(脈)을 이어오고 있는 ‘백수문학’이 지령 80호 발간 자축연을 갖고 민간 문학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특히, 창간 61년을 맞은 백수문학은 올해부터 계간(季刊)으로 발행하게 돼 회갑과 함께 지역을 대표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문학동인지로 발돋움하게 됐다.

13일 오전 11시 세종시 전동면 아람달에서 열린 백수문학 80집 출판기념회에는 조치원 문학계 원로 김제영 여사를 비롯해 지역 문인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됐다.

박용희 백수문학회장은 “올해부터 반년간지에서 계간지로 전환하는 큰 도전은 세종시로 승격하면서 문학인들의 층이 확대된데 따른 시대적 요청”이라며 “백수문학을 통해 활동하는 국내의 문인들이 적지 않았고 이런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 문인들은 백수문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면서 자신들의 애환이 담긴 동인지의 회갑에 소회를 피력하는 등 조치원에서 세종시로 시대적인 전환기를 지역 문학을 재도약시키는 발판으로 삼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백수문학은 1956년 3월 29일 백수문학동인회의 작가 백용운, 강금종씨를 비롯한 홍재헌, 동우근, 홍순태, 홍창화씨등 10여명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 ‘백수’(白樹)는 ‘깨끗한 나무처럼 깨끗하게 자라라’는 뜻으로 작명됐고 초대회장에 애국지사인 강금종씨가 맡았다.

창간호는 등사판 40면 분량으로 세상에 첫 모습을 나타냈으며 동우근 회원이 ‘백수에 붙이는 말’에 “우리들의 희망이며 온상이 백수 아래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도는 백수여, 뭉쳐서 동인끼리 서로 돕고 부축하고 충고하며 훤히 티인 길로 일로 전진합시다”라고 적었다.

   지난 1956년 3월 29일 만들어진 백수문학 창간호

문학 동인들의 화합과 백수문학지를 통한 활발한 활동, 그리고 미래를 위한 비전 제시 등을 창간호에서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당시 중심인물이 됐던 소설가 백용운씨는 조치원 단위농협을 만들 인물로 농협 중앙회에서 잡지 ‘새농민’을 편집하는등 이 분야에 전문가였다. 1961년 단편 ‘매력’이 자유문학 추천을 받았고 ‘인형장례’, ‘꺼우리 방즈’등 창작활동을 왕성하게 하기도 했다.

지난 4월 후배들이 조치원이 낳은 소설가 백용운의 작업실을 조치원읍 침산 1길 1에서 찾아내 회갑을 맞은 동인지에 의미를 더해주었다.

서 너평 크기의 작업실은 천정 석 가래가 그대로 드러나 자연미를 더해주었고 1989년 4월 상량(上樑)문이 쓰여져 있었다. 벽은 흰색 페인트로 칠해져 깔끔했으며 외벽은 시멘트로 칠해진 평범한 양옥집 문간방이었다.

이 공간에는 백수문학 아카이브 구축과 함께 동인지와 관련한 개인 소장품을 수집 전시하고 학술회의와 백일장, 시낭송회, 그림 전시 등을 통해 백용운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면서 그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백수문학은 선배들의 활동을 토대로 지난 해 가을호부터 80호에 이르면서 완전한 계간으로 자리 잡아 동인들의 한층 들뜨게 만들었다. 원로 극작가 윤조병씨는 “지역문학예술발전을 위해 목적을 세우고 열정과 헌신으로 실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며 “그래서 더욱 가치가 있고 감동을 하게 된다”고 기념호에 적었다.

또, 백수문학에서 분파된 ‘세종문학’을 이끌었던 시인 김일호 씨는 “백수 문학 동인들이 이제는 조치원의 대표 축제가 된 ‘도원문화제’의 효시를 만들었다” 며 “그걸 통해 척박했던 지방문학 풍토를 순수문학을 지향하는 옥토로 바꾸기도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백수문학 80호는 ‘백수와 세종문학’에서 세종문학의 방향을 설정하면서 세종시문학 단체의 현황과 과제 등을 조명했다. 특히, 윤조병 작가는 ‘백수야 놀자. 그래, 놀자! 뭐하고 놀지?’라는 기고에서 백수문학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이 잡지가 배출한 인물, 그리고 현대 문학 속에 활동한 문인들을 부각시켜 백수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4월 소설가 백용운씨의 작업장을 찾아낸 백수문학 회원들이 이 공간의 활용방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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