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떡에 신경쓰지말라"
"남의 떡에 신경쓰지말라"
  • 강수인
  • 승인 2017.07.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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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인칼럼]분노사회 해결법, 불행은 비교에서 시작되는 것
   밴드콘서트 장면입니다. 아이들이 각자 악기를 하나씩 배우고 익혀서 부모님들을 초청해서 그 실력을 뽐내는 장면입니다. 솔직히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아이들에게 그 성취감도 대단했습니다.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 개천에서 용났다 등등은 일상에서 자주 듣고 쓰는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이런 말의 공통점은 남과 비교를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경남 양산에서는 음악소리가 시끄럽다고 했는데도 계속 음악을 틀었다고 15층 건물에서 도색작업을 하는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버린 사건이 있었다. 또 충북 충주에서는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접수를 받고 방문한 기사를 원룸에서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개인의 분노감정에서 비롯된 ‘묻지마 범죄’의 전형인 것이다. 이렇듯 분노는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범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분노범죄는 특별한 대책마련이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그 양상,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그 심각성을 느껴야 한다.

분노의 원인은 정말 간단치 않다.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환경적 요인, 사회문화적 요인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내적인 성장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물질적 성공만을 쫒던 사회의 예고된 사건이라고 점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시대의 엄격한 신분제도에 대한 민주적인 희석과정 없이 곧바로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제 강점기와 6.25라는 민족전쟁을 거치면서 절대적 평등의 가치가 우선시되었고 이러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남과의 비교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남과의 비교문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집단주의적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집단주의적 사고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한 개인이 불행하면 다른 사람도 같이 감당하고 피해를 감수해야 된다는 왜곡된 인식이 만연할 수 있다.

   커밋컬춰(Comet Culture)라고 하는 초등학교 축제행사프로그램의 하나인데 거기서 외국의 춤을 배우는 장면입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의 다문화축제같은 것인데 소수민족의 학생들도 이날 만큼은 자긍심을 갖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한국사회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필요하다지만 사사건건 남들과 비교당하고 비교를 하면서 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더 심각한 것은 스트레스를 받기만 할 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너무 서툴다는 것이다. 우리는 예부터 감정표현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니 어디서 스트레스를 풀 길은 없고 차곡차곡 싸여만 가니 화병이라고 하는 우리나라만의 병명도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아이들은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첫날 학교 가기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억지로 학교에 보내고는 걱정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여러 인종이 뒤섞인 학교생활에서 차별은 없을까, 말을 알아듣지도 하지도 못하니 왕따를 당하지나 않을까 등등. 그런데 딱 하루를 다녀온 아이들의 입에서 학교가 너무 좋고 내일도 빨리 가고 싶다는 놀라운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등교하면 수업하기 전에 제일 먼저 복도에서 친구들과 책을 보며 즐기고, 수업시간이 끝날 때마다 있는 리세스시간(휴식), 체육시간, 음악시간 등에 대한 아이들의 만족감은 아주 컸다. 공평하게 발표기회를 주고 부족한 언어에 대해 배려해 주니 하루가 다르게 적응해 갈 수 있었다. 특히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오케스트라활동이나 합창단활동은 아이들 간의 공동체의식을 갖게 하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둘째 아이는 사내아이들이 보통 그렇듯이 축구를 좋아해서 소셜 프로그램인 축구클럽에 가입했었다. 주중에 한번, 토요일에 한번씩 1주일이면 어김없이 두 번을 하는데 토요일은 클럽 간 대항전 형식으로 실제 축구게임을 했다. 이 날은 부모들도 응원을 가는데 솔직히 둘째 아이는 운동신경이 그리 신통치 않았다. 보통이면 다른 아이들과 비교가 되어 주눅이 들 텐데 그 축구시간을 제일 기다렸다.

   축구경기를 마치고 상대선수와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장면입니다. 부모들도 참여해서 마치 국제경기를 보는 듯 했고 아이들도 모처럼 부모 앞에서 실력을 맘껏 봄내고 자랑스러워하는 의젓한 모습입니다.
   소셜프로그램중의 하나인 농구경기입니다. 실제 경기장에서 농구경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참 부러웠고 작전 타임시간에 하는 작전회의는 어느 성인경기와 차이가 없었고 아이들의 진진한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전혀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게임 스코어가 한참 차이가 있어도 이기는 팀이나 지는 팀이나 아이들이 모두 게임에 참여해서 게임 자체를 즐기게 하였다. 지는 팀에서는 잘하는 아이를 집중적으로 출전시켜서 승부의 균형을 맞추려고 애를 쓸 법도 한데 말이다.

이제 스트레스는 개인 차원만이 아닌 사회의 문제라고 본다. 스트레스는 개인적으로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분노범죄와 같은 더 큰 문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생활에서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다. 실제로 모두가 안고 있는 스트레스를 부정하는 것은 문제의 해법이 아니다. 아니 위험한 발상이다.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첫 걸음은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나만의 특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서로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자의 고유한 인생을 살아

갈 때 타인과의 불필요한 감정충돌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행복의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그동안 방송언론에서 빼놓지 않았던 분노조절장애, 충동조절장애라는 말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강수인대전출생,대전여고,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졸업,우송대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우송대 Culinary MBA 석사, 박사과정,전)침례신학대학 영양사,전)카페 어니스 대표(창업),전)대전보건대 외래교수,현)우송대 외식조리학부 초빙교수,KBS, 아침마당(대전)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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