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을 물가, 장난이 아니다
첫마을 물가, 장난이 아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11.14 10:0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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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둔산보다 비싼 상가 전월세, 대평리 음식값도 비싸

   첫마을은 상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면서 대전 둔산지역보다 더 비싼 가격에 전월세가 들어서고 있다.<사진은 기사내 특정 사실과 무관함>
대전 둔산과 첫마을 상가, 어디가 더 비쌀까.
세종시로 대변되는 첫마을 물가가 예사롭지 않다. 인접한 구도심 대평리, 또한 고물가 시대를 맞고 있다.

세종시 물가는 어느 정도일까.
소비자들이 몸으로 느끼는 피부물가지수는 일단 대전보다는 훨씬 높다. 대전의 신도시 둔산동에 비교해도 오히려 더 비싸면 비쌌지 결코 싸지는 않다. 세종시 건설과 함께 고물가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첫마을 6천여 세대가 입주하면서 신도시의 대명사가 된 첫마을 상가.
최근 17평 규모의 크지 않는 음식점을 개업한 김모씨. 아파트 상가 1층을 사업 장소로 선택했다.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1단지는 상가가 1층 밖에 없다는 희소성도 있지만 도대체 매운탕을 얼마나 팔아야 이 돈을 내고 수지를 맞추겠느냐 하는 게 주변의 시각이었다.

바로 이웃한 상가에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박모씨.
총 평수 11평이지만 실평수는 7평 남짓한 크기다. 보증금 5,000만원에 월 330만원을 내고 있다. 잘 되는 부동산이 아니고는 이 금액을 내고 사업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부동산 업소 박모 대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게 아니냐” 며 “아직은 이곳이 부동산으로서는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는 업자가 많아 너도 나도 들어오다 보니 이렇게 전·월세 가격만 높아졌다”고 말했다.

첫마을 쪽에 부동산 중개업소는 약 120여개. 1단지 70개, 2단지 50개 업소가 들어와 성업 중이다. 이 중 제대로 월세를 내고 수지 타산을 맞추는 업소는 10-15%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실수요자를 유혹하고 떠나는 이른바 ‘떴다 방’이 등장하고 있다.

전·월세가 비싸지면서 이른바 서민형 가게는 들어설 수가 없다. 배달 아가씨를 두는 다방이나 허름한 식당 등은 아예 보이지가 않는다. 부동산에다 음식점, 그리고 은행 등 금융기관 등이 대부분이다.

전·월세 고가 행진도 오래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복도시 예정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첫마을에 분양된 상가 용지에 건물이 신축 중이어서 공급 확대가 이를 해소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첫마을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부동산 업소도 많아 아파트 분양이 마감되면 썰물처럼 빠져 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종시 건설이 이뤄지면서 금남면 대평리 일대 고물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구도심이 될 금남면 대평리, 용포리 일대의 고물가 행진도 마찬가지다.
금남면 소재지에 부동산 중개업소만 70여개. 일부는 첫마을로 이사를 갔지만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게 부동산 업소다. 여기에다가 첫마을 쪽에 사무실을 얻지 못한 일부 업소가 상대적으로 싼 이쪽으로 몰리고 있어 여전히 관련 업종이 성업 중이다.

식당, 생필품 가게 등은 대전에 비해 여전히 비싸다.
대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4천원짜리 칼국수는 없다. 5천원 이상이다. 자장면이 5,6천원, 간자짱은 7,000원 등 물가가 예사롭지가 않다. 식당에 가면 메뉴표에 붙은 요금표를 수정한 곳이 많이 눈에 띈다.

사무실도 첫마을에 비해서는 싸지만 장난이 아니다. 16평 규모의 3층 사무실이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50만원이다. 물론 허름한 곳은 조금은 싸지만 역시 지역 여건에 비해 비싼 편이다. 면 소재지에 다방이 17개, 유흥업소가 14개가 모여 있다.

이곳은 상주인구에 비해 임시로 거주하는 사람이 더 많다.
세종시 건설을 위해 내려와 있는 근로자가 약 8,000여명. 이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음식값도 5백원에서 1천원까지 올라갔고 조금 맛있다 싶은 식당에는 점심시간에 자리가 모자랄 정도다.

역시 이 현상도 일시적이다. 하지만 조금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건설이 2030년까지 이뤄지는 만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요 초과로 인한 물가 상승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금남면 토박이들은 걱정이 많다.
외지인이 몰려오면서 인심이 사나워졌는데다가 예정지역에 유흥업소 허가가 나지 않아 나쁜 것은 구도심으로 죄다 몰릴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대평리 일대가 유흥업소판이 된다는 것이다.

한 원주민은 “충분히 보상 받았기 때문에 잘 살 것이라는 말이 가장 듣기가 싫을 만큼 세종시가 들어오면서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졌다” 며 “인심을 나빠지고 물가가 올라가 오히려 살기가 팍팍해졌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화려한 개발 이면에는 고물가와 살기 힘든 서민 경제, 그리고 흉흉해진 인심이라는 그늘이 있다. 첫마을과 금남면의 고물가는 단순히 자생적인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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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 2012-11-15 12:49:58
제 차가 우연히 찍혔네요.
사진의 자동차 번호판이나 상가 전화번호는 알아보지 못하게 좀 뭉개 주세요.

서울사람 2012-11-14 16:47:46
아파트전세값 월세도 만만치않네요
대책을세우셔야 될것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