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런 영화 한편 어때요"
"설 연휴, 이런 영화 한편 어때요"
  • 강병호
  • 승인 2017.01.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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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칼럼]배재대 강병호 교수가 강추하는 설날 영화 3편

   권력의 뒷 무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더 킹'
구정연휴 직전 이번 겨울은 최저 기온 한파가 몰려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촛불정국으로 시국이 정신없이 어지럽지만 그래도 전통명절 구정연휴가 주말 끼고 27일부터 시작된다. 요즘 나라 돌아가는 상황으로 국민들 마음도 어둡지만 경제도 좋지 않아 여행이나 야외활동을 가질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가족들과 극장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화계는 추석, 구정, 여름방학이 대목이다. 금년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정치·경제 분야에서 파헤치는 영화들이 강세다. 이번에는 주로 한국영화 <더킹>, <공조>, <마스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더킹>,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주연이다. 정우성은 지난해 비슷한 주제 <아수라>에서 강력계 형사 한도경 역으로 열연한 바 있다. 감독은 <관상>을 연출한 한 채림 감독이다.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 탄핵 정국을 통해 대한민국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생각을 반영한 작품 같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넥슨으로부터 주식을 받아 수감 중인 진경준 전 검사장 전직 검사들이 보여주는 요즘의 답답한 세태를 보면 짐짓 그럴듯하단 생각도 드는 영화다. 박태수(조인성) 검사의 법조인생을 1980년대 말부터 2010년대까지 조명하면서 권력을 설계하고 정권을 기획하는 한강식(정우성)검사와 끈끈한 관계를 통해 대한민국 권력 무대의 뒤편을 사실감 있게 묘사한다.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조인성이 박태수 검사역으로 권력의 맛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지면서 CF모델 같은 두 미남 배우의 슈트 정장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아수라>와 같이 유명 광고, 멜로 이미지가 강한 투탑, 조인성과 정우성이 권력 앞에서 잔혹하게 변하는 검사의 성격에 투영되지 않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더킹>이 대한민국 정관계의 부조리를 반영한다면 <마스터>는 경제계의 부패를 파헤친 작품이다. 누가 봐도 영화 <마스터> 모델은 <조희팔> 사건이다. 단군 이래 최대 4조원의 사기사건, 중국으로 밀항하고 심장마비로 죽었다지만 아직도 피해자들은 조희팔이 살아 있다는 제보를 찾아 중국 땅을 쫒아 다니고 있다.

   영화 '공조'의 한 장면
<마스터>의 주연은 조희팔을 모델로 한 다단계 금융 사기범 이병헌(진회장), 진회장을 끝까지 찾아 검거하는 경찰팀장(김재명)역 강동원, 진회장 수하 컴퓨터 전문가 김우빈(박장군), 진회장의 오른팔 김엄마 역의 진경이다. 타고난 쇼맨십과 정관계 로비로 금융 다단계 사업, ‘원 네트워크’를 성공시킨 진회장은 그를 추적해 온 수사팀장 김재명에 의해 사기행각의 꼬리가 잡힌다.

김재명 팀장은 컴퓨터 네트워크 담당자 박장군을 압박하여 로비장부를 확보하고 검거하기 직전 진회장은 김엄마와 함께 필리핀으로 탈출한다. 제 버릇을 못 고치고 필리핀에서도 대규모 부동산 사업으로 사기를 치기 직전 다시 김재명 팀장과 한국 경찰에 극적으로 검거되고 진회장이 숨긴 ‘원 네트워크’의 정관계 로비장부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금융사기로 30여명이 자살한 조희팔 사건과 달리 영화에선 다행히 범인들이 검거되는 장면이 통쾌하다. 필리핀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자동차 추격 씬도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통쾌한 영상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병헌, 강동원의 안정적 케미 구도에 김우빈의 연기력이 어색한 점도 부정할 수는 없다.

<공조>는 <더킹>과 엇비슷한 시점에 개봉됐지만 순위에선 다소 밀리는 감이 있다. 남북한 형사들이 달러 위조지폐 동판을 탈취한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공조수사를 한다는 지금 분단 상황에선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스토리다. 감독은 <마이 리틀 히어로(2012)>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 북한 형사 역은 현빈, 남한 형사 강진태 역은 유해진이 맡았다.

소녀시대 윤아도 얼굴을 비친다. 3일 만에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남북한 형사들, 하지만 뒤로는 서로 다른 임무를 지시 받아 말뿐인 공조수사는 여기저기서 삐걱댄다. 최근 생애 처음 주연작 <럭키>에서 700만 관객으로 성공을 거둔 유해진의 흥행몰이가 <공조>로 이어질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영화 '마스터'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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