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는 이런 영화 보세요
올 추석에는 이런 영화 보세요
  • 강병호
  • 승인 2016.09.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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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 교수가 추천하는 영화]밀정, 대동여지도, 터널 등 한국영화가 대세

   배재대 강병호 교수는 올 추석에 영화 '밀정', '고산자, 대동여지도', '터널'을 볼만한 영화로 추천했다.
이번 여름은 1994년 이래 제일 무더웠다. 추석도 너무 일찍 와서 아직 여름의 기운이 남아있다.

채 더위도 가시지 않은 한가위지만 10일 토요일부터 휴가를 갖는 직장도 있어 긴 연휴를 즐기는 직장인들도 많다. 연휴 기간에 해외에 가는 럭셔리한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가족들과 극장을 찾는 것도 연휴를 즐기는 한 방법이다.

영화계는 추석, 구정, 여름방학이 대목이다. 금년은 여름부터 <인천상륙작전>, <부산행>, <터널> 같은 한국영화가 연달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주로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첫 번째 볼 만한 영화는 <밀정>이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악마를 보았다(2010)>, <달콤한 인생 (2005)>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는 항상 극단적인 감정 표현과 콘트라스트가 강한 영상을 보여주는 데 김 감독도 연륜이 있어선지 이번 <밀정>에서는 그로테스크한 영상은 많이 누그러들었다.

요새 일제 강점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늘어난다. 하지만 콘텐츠가 다양해지면 역사왜곡의 문제가 생긴다. 최근 끝난 <덕혜옹주>가 대표적이다.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고 원작소설과도 많이 다르다.

민중들은 굴욕의 역사를 판타지를 통해서 위로 받고자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진실이 왜곡돼선 안 된다. 모든 역사는 현재 역사이기 때문에 왜곡된 역사 콘텐츠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판단을 무뎌지게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라를 철저히 망친 <민비>가 독립의 화신 <명성황후>로 뒤바뀐 드라마, 영화, 뮤지컬이 대표적이다. 영화 <밀정>은 <암살(2015)>의 내용이 비슷하고 시대적으로도 연결이 된다. <암살>에선 약산 김원봉과 백범 김구선생의 활약상이 주 소재였다면 <밀정>은 <암살>보다 시점이 앞선 초기의 의열단이 중심이다.

김상옥 의사 의거 후 의열단은 헝가리 폭탄 제조 혁명가와 손잡고 상해에서 폭탄을 대량 제조, 경성으로 들어오려 한다. 이 과정에서 일제 경찰 친일파 조선인들과 항일투쟁의 의열단원이라는 극단적인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 간의 대립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송강호가 친일경찰 이정출역으로 공유가 김우진 역으로 나온다. 그 때나 지금이나 한민족은 자기들 끼리 싸우는 데 더 치열한 것 같다.

두 번째 영화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다. 역시 믿고 볼 수 있는 강우석 감독 작품이다. <전설의 주먹(2012)>, <신기전(2008)>, <강철중: 공공의 적(2008)>등을 연출했다. 강우석 감독 작품은 구정, 추석 연휴에 TV에서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추석 연휴에는 개봉관과 안방 두 군데서 모두 그의 작품을 볼 수도 있겠다.

왜 조선은 근대화 되지 못하고 일본 제국주의에 치욕적인 무릎을 꿇었나. 그 근원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국가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과 정보 공유하기 위해 지도꾼 김정호는 대동여지도 완성과 목판 제작에 혼신을 다한다. 하지만 선하고 근대적인 생각과는 달리 고산자 김정호는 본의 아니게 흥선대원군과 안동 김씨 문중과의 권력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주연은 차승원 (김정호), 유준상 (흥선 대원군)이다. 차승원은 이국적 외모와 모델 출신의 큰 키 때문에 솔직히 사극엔 적합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백두산을 포함해 한반도 곳곳의 비경을 CG 기술 없이 아름답게 재현하였다.

마지막으로 꼭 권하고 싶은 영화는 <터널>이다. 갑작스런 터널 붕괴 사고를 로 안에 갇힌 자동차 영업사원(하정우)을 구출하는 대한민국의 한심한 과정을 통해 시스템 부재, 엉터리 행정의 자화상을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도면도 제대로 기록하지 않아 생기는 구출 작전의 한심한 전개과정과 특히 여자장관(김해숙 분)의 갑작스런 등장은 현실의 2014년 <세월호> 사건을 연상시킨다.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주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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