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디테일까지 완성하려했다"
"박찬욱 감독, 디테일까지 완성하려했다"
  • 강병호
  • 승인 2016.07.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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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의 문화확대경]홍상수감독과 스캔들 뿌린 김민희 주연 '아가씨'

   영화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사소한 디테일까지 완성하려 했던 점이 돋보인다. 특히, 홍상수 감독과 스캔들로 더욱 유명해진 배우 김민희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도 흥행의 요인이 되고 있다.<사진은 영화의 한 장면>
홍상수 감독과 스캔들로 더 유명해진 김민희 때문에 주연한 영화 <아가씨(The Handmaiden)>도 흥행 마지막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아가씨>의 감독은 박찬욱이다. <친절한 금자 씨(2005)>, <올드보이(2003)>, <복수는 나의 것(2002)> 같은 복수 시리즈와 함께 <설국열차(2013)>, <스토커(2013)>를 통해 국제무대에서도 검증받은 감독이다. 영화 <아가씨> 원작은 세라 워터스의 영국소설 <Finger Smith(2002)>이다.

이 원작은 BBC에서 총 3부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동성애 (레즈비언) 장면으로 원작도 논란이 많았다. 한국판 <아가씨>도 BBC 드라마와 같이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20세기 초의 고전 영화를 보는 듯하다.

영화 <아가씨>는 김민희, 하정우, 김태리, 조진웅이 출연했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서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에서 프레스 스크리닝으로 상영 되었으나 수상 하지는 못했다.

20세기 초 심리학자 프로이드는 유명한 <리비도>란 개념을 발표했는데 인간의 모든 행동 속에 숨어 있는 근원적 욕망을 뜻한다. 그는 <리비도>를 '성욕 에너지', 즉 삶의 본능에 의해 사용되는 에너지라는 넓은 뜻으로 사용했다. 즉 그의 이론에 의하면 이 리비도가 생명 보존 본능의 원동력이다. 또한 리비도는 인격 형성의 결정적인 요인이다.

성적 에너지는 끊임없이 사회적 관습과 권위에 의해 억눌리게 되고 때론 변태적인 양상으로 분출되기도 한다. 영화에서 성적 에너지는 끊임없이 나타나는 백작의 유혹, 히데코 아가씨(김민희)와 숙희(김태리)의 레즈비언 성애로 억압은 일본 제국주의, 제국 황군(皇軍)의 행군, 거대한 저택, 답답한 규율 그리고 변태적이고 위선적인 신사들의 낭독회 등으로 상징화 되어 표현된다.

박찬욱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아가씨>에서도 화면 색조와 배역의 감정 콘트라스트가 매우 크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설국열차>에서 보여준 격한 감정 표현, 손가락을 자르고, 고풍스런 정원의 벚꽃 나무에서 목매달아 죽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극 중에서 조선인도 일본인도 아닌 이중적인 사회 관습과 제도의 외피가 얼마나 두껍고 천박한 것인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연출가가 스크린에 나타내는 모든 시각요소 배열하는 작업을 <미장센>이라고 한다. <아가씨>에선 박찬욱 감독이 매우 사소한 디테일까지 완성하려 애쓴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일본 메이지(明治) 천황 19세기 말 20세기 초 일본귀족(和族) 생활상, 프랑스 풍 수입 가구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재현하였다.

극중 저택은 일본 미에현 三重県 구와나시(桑名市)에 육화원에서 촬영했고. 별채와 정원은 같은 지역에 위치한 모로토 정원에서 촬영했다. 김민희가 기모노 앞섭에서 손수건을 꺼내는 장면에서 필자는 사실 놀랐다.

이런 일본인들의 세밀한 동작을 연구한 감독의 노력이 엿보인다. 상황에 따라 등장인물들은 한국어(조선어)와 일본어를 번갈아 한다. 아쉬운 점은 열심히 연습 했겠지만 모든 배우들의 일본어가 능숙하다고는 볼 수 없고 오히려 극의 사실감을 떨어뜨리게도 한다. 일본어의 의미와 표정이 오버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영화 <아가씨>의 두드러진 성공 중 하나는 1,500대 1의 오디션 경쟁을 뚫은 1990년 생 신인 김태리의 등장이다. 때때로 대사의 합이 맞지 않고 표정도 상황에 비해 어색한 부분이 꽤 있지만 선이 서구적이지 않고 동양의 정서를 담아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지켜볼 여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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