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면 엄마에게 차 사주고 싶어요”
“취업하면 엄마에게 차 사주고 싶어요”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2.09.18 16:35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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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인 교육 공주정명학교, 아이들의 꿈이 영근다

점심시간을 맞아 박돈서 교장과  학생들이 교정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취업해서 첫 월급을 타면 엄마에게 자동차를 사주고 싶어요” 공주정명학교 전공과 1학년 정지수양은 논산여고를 졸업하고 올해 생활공예과정에 입학하여 열심히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칠보공예 기술로 넥타이 핀, 열쇠고리, 손톱깎이, 목걸이, 브로치 등 다양한 악세사리를 만들고 있는 정양은 “학교생활이 재미있다”며 “졸업하고 학교기업에 취업해서 돈을 벌어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공주시 장기면 장척리에 위치한 공주정명(精明)학교는 정신지체 유치부, 초등, 중등, 고등부 및 전공과정을 둔 공립특수학교이다. 1984년 1월 설립인가를 받아 3월 공주 봉황초등학교에서 2학급으로 문을 열었고, 같은 해 8월 현재의 신축 교사로 이전했다. 1986년 유치부 1학급을 개설했으며 이후 89년 중학부(6학급), 92년 고등부(3학급)을 설립한데 이어 97년 전공과 2학급을 설립했다. 2004년 충청남도 교육청에 의해 통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어 2년간 운영되었다. 올 3월에는 국립공주병원에 병원학교 1학급도 설치했다. 2011년 1월 학교기업형 직업훈련실 설치학교로 지정되어 3층 건물 440평 규모로 건설 중이며 올 11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공주정명학교는 2012년 현재 유치원 1학급, 초등학교 10학급, 병원학급 1학급, 중학교 8학급, 고등학교 13학급과 전공과 6학급 등 총 39학급으로 편성되어 있다. 특히 장애학생이 자립하고 사회에 적응하며 직업을 갖는 데 필요한 기능을 연마할 수 있도록 영역별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한편, 나눔교실, 배움교실, 돌봄교실의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업교육실, 치료교육실, 실습실, 다목적실 등의 시설이 있다. 현재 정신지체, 정서장애, 언어장애, 중복장애 학생 등 210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학부모, 학생, 교사가 노력하여 3년 연속 최우수학교로 선정

충남지역에는 정신지체특수학교로 천안인애, 나사렛새꿈, 아산성심, 보령정심, 서산성봉학교 등 6개교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공주정명학교가 3년 연속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는데 이같은 결실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보인다.

 생활공예 교실에서 전공과 학생들이 교사의 지도로 열심히 칠보공예 작업을 하고 있다.
학교기업 운영부장인 김선희 교사는 공주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하고 11년째 특수 교직에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정성을 쏟고 있다. 김 교사는 “올해 졸업생 10여 명이 일반 사업체에 취업했다”며 “졸업 때까지 취업이 궁극적 목적이므로 전공과에 체계적인 지원과 함께 보호작업장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백옥희 교감은 교직경력 28년 동안 충남도교육청 7년만 빼고 정명학교에서 거의 청춘을 보내 학교에 대한 애정이 깊다. 백 교감은 “요즘 환경이나 재정적 지원은 많이 좋아졌지만 졸업 후에 학생들이 뭔가 할 일이 있어야 하는데, 파트타임 등 일자리가 시급하다”며 “장애인 의무고용제로 경증 장애 아이들에게 그나마 괜찮지만 중증 아이들에게는 일자리가 없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정명학교 전공과는 고등학교 출신자들을 2년의 직업교육을 거쳐 사회로의 성공적인 진출을 시키고 있다. 전공과는 산업도자(도자제품) 생활공예(은,칠보제품) 세차용역(세차장 운영) 웰빙원예(웰빙제품) 상품포장(종이가방) 직조가공(장갑, 양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상품포장 교실에서 종이가방 제작에 필요한 이론및 기능을 익히고 있다.
수업 중인 생활공예교실에서는 여학생 3명과 남학생 1명이 남정은 지도교사와 손준영 인턴교사의 지도로 칠보공예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정수 전공과 2학년 학생은 청주 서원고 2학년 때 정명학교로 전학을 와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하고 전공과 졸업반으로 취업을 준비 중이다. 세종시 조치원읍 자이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정수 학생은 “세종시 전의면 서정리에 있는 화장품 제조회사 콜마에 취업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웰빙원예 교실에서 교사의 지도로 다양한 허브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배우고 있다.
기자가 취재를 간 날은 마침 지역사회 유지와 학부모들이 모임인 정명학교 운영위원회(위원장 정재욱)가 열려 학교의 당면 현안을 토론하고 지원책을 모색했다.

학교 내 바른그루카페에서 학생들의 정성 담긴 제품 판매

정명학교 본관 1층에는 학생들이 틈틈이 만든 각종 상품이 판매되는 ‘바른그루 카페’가 있었다. 그곳에는 친환경허브제품, 도예 화분, 은칠보 악세사리, 핸드페인팅 자기제품에다가 스포츠 양말(1켤레 2천원), 한지로 만든 선물용 봉투(3개 3천원), 면장갑(10켤레 2천원) 등 제품이 다양하다.

특히 은칠보 악세서리는 은반지 세트(7천원) 열쇠고리, 은휴대폰줄(1만원), 브로치, 목걸이(1만원), 넥타이핀 등 정성들여 만든 제품이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천연 허브오일과 천연왁스로 만든 친환경 허브제품은 섬유탈취제(3천원) 모기퇴치제(3천원) 꼬마병 향초(5천원) 등이 있고, 핸드페인팅 자기는 수저받침이 2개 3천원, 냄비받침 4천원, 주발세트, 머그컵 등이 진열되어 있다. 기자는 정명학교 내에 ‘바른그루카페’같은 좋은 판매시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종종 와서 사람들에게 선물할 값싸고 좋은 제품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바른그루카페 판매점에서 백옥희 교감(사진 오른쪽)과 김선희 교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명학교 학생들이 만든 제품은 3년째 백제문화제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오는 10월 19일 세종시에서 열리는 특수교육 한마당행사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사회가 발전되면서 장애인은 이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교육받고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은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인만큼 적극적으로 도아주어야 할 것이다. 장애는 더 이상 부끄러워 g하고 숨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다만 불편할 뿐이다. 장애인의 불편을 돕는 길은 손을 내밀고 도와가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정명학교 학생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직장을 잡고 살아가도록 지역사회에서 적극 협조해야 한다.

박돈서 교장은 “항상 선생님들에게 사랑과 열정으로 아이들에게 자립의 꿈을 키워주자고 역설한다" 며 “아이들의 최종 목적인 자립에 초점을 맞추어 자립심을 길러주는 교육에 최선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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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희 2012-09-19 15:05:25
꿈을 향해 항상 열심히 노력하는 공주 정명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아름다운 결실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백옥희 2012-09-19 11:44:44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 감사드립니다. 공주정명학교 화이팅!!!
'세종의 소리'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

윤석남 2012-09-19 11:22:24
아름다운날에...
가슴 따뜻한 좋은글로 맘을 짠~하게 합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지수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빌어봅니다.
오늘도 힘내세요!!

윤미영 2012-09-19 10:39:31
엄마에게 차를 사주고 싶다는 지수양의 말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열심히 하는 정명학교 학생들 멋집니다.

김정수 2012-09-19 10:36:27
세상이 험하여 흉악한 기사들만 있는 것이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