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 수준에 어울리는 영화 ?
트럼프 지지자 수준에 어울리는 영화 ?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6.03.28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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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 칼럼]미국만을 위한 신경안정제 '런던 헤즈 폴른'

   '런던 헤즈 폴런'은 미국 대선주자 트럼프 지지자들 수준에 어울리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 본토는 외국침략을 당하지 않았다. 물론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진주만 공격이 있었고 멕시코와 캐나다 접경지역 분쟁은 있었지만 우리 한국같이 외국 군대가 자기 땅에 와서 하는 수준의 큰 전쟁은 없었다.

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같은 유럽·아시아의 전쟁에 참가했지만 그것도 젊은이들을 먼 해외에 파병하는 것이었지 자기 앞마당에서 피 흘리는 전투가 벌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침략, 전쟁, 테러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공포 심리를 완화시켜주는 문화 콘텐츠도 많이 제작되었다.

1950·60년대 냉전 기간에 핵전쟁(核戰爭) 공포는 미국 중산층의 잠재의식에 전염병같이 퍼져있었다. TV 드라마 <전투(Combat)>는 미국 ABC방송사에서 1962년부터 1967년까지 방영한 장수 전쟁 드라마인데 5개 시즌에 총 152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다. 매회 마다 2차 대전에서 나찌 독일군과 전투에서 승리하는 미군의 모습을 보여줘서 전쟁은 결국 미국의 승리로 끝난다는 확신을 대중에게 심어주었다. 문화 콘텐츠가 집단 신경 안정제 역할을 한 것이다.

<런던 해즈 폴른>도 비슷하다. 이 영화는 <에어 포스 원 (Air Force One 1997)>과 <백악관 최후의 날 (Olympus Has Fallen, 2013)>과 비슷한 플롯을 갖는다. <에어 포스 원>, <백악관 최후의 날> 두 영화 모두 테러집단 공격을 받은 대통령을 소수의 경호원들과 대통령이 영웅적으로 제압한다는 점에서는 지금 개봉한 <런던 해즈 폴른>과 비슷하다.

<에어 포스 원>에서는 러시아 테러리스트가 <백악관 최후의 날>에선 엉뚱하게 북한이 적으로 등장한다. <런던 해즈 폴른(London Has Fallen)>도 위 두 영화와 판박이 같은 소재와 스토리텔링 구조다. 다만 테러리스트가 이슬람이란 점만 다르다.

영국 수상의 급작스런 장례식 참석을 위해 전 세계 정상들이 런던에 모이기 된다. 런던 도심 전체 동시 다발 테러가 일어나고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5개국 정상이 테러에 희생되고 미국 대통령은 납치당한다. 영국경찰 안에 이슬람 테러집단과 내통하는 간부가 있어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는 혼돈 속에서 비밀 경호원 마이크 배닝은 영국 정보국 MI6과 함께 전 세계를 위협하는 이슬람 테러 조직의 세력을 막기 위해 나선다.

이 영화의 백미는 템즈 강변에 세인트 폴 대성당,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붕괴되는 장면이다. 비록 컴퓨터 그래픽이지만 세계인에 익숙한 런던의 풍경들이 잔인하게 날아가는 장면에 관객들은 숨을 죽이게 된다.

특히 첼시교의 철골이 휘어지며 강 아래로 추락하는 차량들의 모습 등 육해공을 넘나들며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는 테러 장면들은 긴장감도 자아낸다. 첼시 다리에서 강에 빠져 죽는 정상은 일본 수상이란 점도 흥미롭다.

<바박 나자피> 감독은 복잡한 테러 장면을 연출하면서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디테일을 살리는 데 집중했고, 헬기 추락씬부터 테러 장면까지 정교하고 세심하게 담아 내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경호원 배닝역에 <제리드 버틀러>, 미국 대통령 역에 <아론 애크하트>, 미국 부통령 스피커 드럼블에 <모건 프리먼>이다 (이 분 없인 헐리우드 영화가 제작 될 수 없을 지경이다...)

이 영화는 2001년 9.11 테러, 2013년 보스톤 마라톤 테러 그리고 2015년 파리 테러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글로벌 테러로 전 세계에 긴장감이 감돌지만 결국 미국이 테러에서 세계를 구한다는 아니 구해야 한다는 단순, 무뇌적(無腦的)인 스토리를 충실히 담고 있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런던 해즈 폴른(London Has Fallen)>은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트럼프 지지자들 지적 수준에 어울리는 영화다. 서방 특히 미국은 중동, 이슬람 테러에 원죄가 있다는 사실을 미국인들도 알아야 한다. 일본 수상 아베는 안중근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했다. 국제분쟁은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것 같이 단순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3월 26일이 안중근 의사 순국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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