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고향 동네, 책으로 한 달래"
“그리운 고향 동네, 책으로 한 달래"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6.02.02 12: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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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방축리 원주민 김관수씨, 동명찾기 과정 그린 ‘방축리 내 고향’ 출간

   김관수씨가 펴낸 '방축리 내고향'
“뿌리 없는 나무 없듯이 고향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과거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

‘여기는 방축리(方丑里)’ 라는 책머리에 작심한 듯 머리제목으로 써놓았다. 600년 된 방축리라는 고향 이름을 빼앗기고 난 후, 조상 뵐 면목이 없다며 도담동으로 바뀐 이름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김관수 방축동동명찾기대표(74)가 그동안의 주민들의 애끓는 노력 과정을 담은 책을 만들었다. 

 ‘여기는 방축리(方丑里)’ 라는 제목으로 사비를 들어 한정판 100부를 출간했다. 이 책은 그동안 고생한 방축리 원주민들에 나누어주고, 세종시와 행복청 등 관계기관과 도서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세종시의 정부청사 주변 마을이름 선정과정에서 오래된 지명인 방축리가 도담동으로 변하자, 원주민들은 김관수 방축동동명찾기운동 대표를 중심으로 힘들게 싸워왔다. 정부청사 주변의 동명을 지으면서 대평동과 나성동, 월산동 등의 명칭은 기존대로 살려주고 방축동만 유독 도담동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에 원주민들이 반발하자 세종시의회에서 의원 전원일치로 방축동으로 동명을 변경해주었다. 그러나 유한식 당시 세종시장이 “외지인이 반발한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2012년 6월 의회 재심의에서 의원들의 찬반투표로 방축동 명칭이 아깝게 부결되었다. 이에 주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에 호소했으나 방축이라는 이름을 되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한 사람의 고집으로 인해 방축이라는 지명이 사라진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김관수 대표와 주민들은 방축리 지명의 홍보와 함께 고향이름 되찾기 위한 꿈을 버리지 못했다. 방축(方丑)이라는 지명은 ‘소가 들어 있는 방향’으로 ‘커다란 황소가 외양간에 누워있다 하여 예부터 복된 마을’이라 하여, 거지도 이 마을에 이사 오면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인근에 황우산(黃牛山)이 감싸고 있는 마을은 조선시대 초인 1414년 마을이 생긴 이래 부자와 인물이 많이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악독한 일제강점기에도 방축이라는 지명을 안 고치고 잘 살아온 600년 된 동네명칭을 하루아침에 어감이 좋지 않다고 고친 것에 대해 주민들은 충격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었지만 대책이 없었다. 게다가 정부청사 주변의 신도시가 형성되고 도담초등학교 등 명칭이 속속 지어지면서 원주민들은 2014년 12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그 대신 마을 유래비와 지명 등의 역사 찾는 작업과 홍보에 힘을 기울이기로 결의하고 세종시청과 행복청 등 관계기관을 찾아 방축이라는 이름의 흔적을 찾는 작업에 몰두했다.

도담동에 방축1로, 방축2로라는 신주소에 개인주택단지를 조성해 131세대가 들어설 계획이고 원수산에서 발원지로 호수공원과 금강으로 흐르는 방축천은 서울의 청계천보다 더 멋있게 조성되고 있어 방축천 축제도 꿈꾸고 있다. 인근에 도램마을 아파트란 이름도 생겨 위안이 되고 있고, 방축마을 입구라는 표지판에다가 도담2교 다리 밑 방축천 통로에는 지난 2001년에 세웠다가 방치된 ‘여기는 방축리’라는 표지석을 다시 세워 놓아 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가 있었다.

또한 2015년 4월 18일에는 세종시 도담동 방축1로, 방축2로 신주소에 위치한 방축마을공원에서 원주민들과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 등 내빈이 참석하여 방축리(方丑里) 유래비 입안식(立安式)도 열렸다. 방축리유래비는 1995년 1월에 방축리 6개 마을 주민이 합심하여 세운 비석으로 정부청사 공사가 시작되면서 철거되어 그동안 행복청 부지에 방치되었다가 가까스로 찾아 다시 세우게 된 것이다.

김관수 대표는 “아쉬우나마 방축마을의 역사가 담긴 흔적들을 남겨두게 되어 감사하다”며 “2012년 7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겨 놓아 후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고향의 뿌리를 찾으라고 진정서에 서명해준 556분들에게 거듭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방축리 지명찾기 운동에는 '세종의 소'리 등 언론기관의 보도도 큰  힘이 되었다. 

   연양초 11회 동창들
   방축마을 유래비 이전 작업하는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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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harang 2016-02-03 21:46:57
신기자님 메일 주소를 받고자 합니다.기사 제보를 하고자 합니다.
koreabbc@koreabbc.net 010 8703 5160 최종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