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우롱한 대전시립미술관
시민 우롱한 대전시립미술관
  • 금강일보
  • 승인 2012.09.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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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대여한 작품 '특별전 입장료' 유료 전시

상설 입장료 10배 받아 미술계 '돌벌이 혈안"
준비과정 알고도 강행 작품 대여 부산시립미술관
"유료전시는 안된다" 취소
대전시립미술관이 ‘돈벌이 컬렉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개월 동안 개최했던 ‘여기 사람이 있다’전(展)이 전국 국공립미술관의 소장 작품을 무료로 대여해 실시한 상설전시 성격의 행사임에도 특별전 수준의 입장료를 책정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시립미술관 측은 “전체적으로 이번 전시는 손해를 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공기관이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으로 전시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4일 대전지역 미술계에 따르면 시립미술관은 6~8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으로부터 작품을 무료로 대여 받아 ‘여기 사람이 있다’전을 개최, 3만 5000여 명이 관람했다.

140여 점의 작품 중 유료로 대여한 작품은 단 한 점, 그러나 일반 상설전시 입장료가 5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이를 10배나 상회하는 5000원(성인 기준)의 요금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대여해 전시하는 특별전이 운송비 등을 포함해 5000~1만 원 정도의 관람료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다.

이 때문에 지역 미술계는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시립미술관이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미 준비과정에서 대전시립미술관은 타 지역 미술관으로부터 이 같은 문제를 지적받고도 전시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국공립미술관에 작품 대여를 요청하는 공문에 ‘유료 전시’라는 내용을 명시하지 않아 대여를 해주기로 했던 부산시립미술관이 이를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던 것이다.
부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공문에 유료 전시라고 점이 명시돼 있지 않아 대여를 결정했지만 뒤늦게 유료 전시인 것을 알게 돼 대여를 취소했다”며 “공공을 위한 전시는 당연히 무료 대여가 관례지만 이익을 공유하는 사업에 대해선 예외이기 때문에 대여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미술협회 대전지부 관계자는 “티켓 가격에는 대여·운송·설치비 등이 포함돼 있는데 대여비가 빠진 상황에서 공공재입장료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시립미술관이 5000원의 관람료를 받았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이익을 취하고자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오히려 이번 전시로 손해를 봤다. 통상 기획전이 5000원에서 1만 원의 입장료를 받는 것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고 해명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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