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견실에서 손님통해 예의범절 배워”
“접견실에서 손님통해 예의범절 배워”
  • 김장수
  • 승인 2015.11.21 10:2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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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무인들, 공맹고도(孔孟古都) 가다 <4> 공자 후손들이 살던 공부(孔府)

  공부의 성인지문은 황제가 공자의 자손을 접견할 때만 열린다고 한다. 
공부(孔府)는 공자(孔子)의 후손들이 살던 곳이다. 공묘를 둘러보고 출입구 중간지점에 나가는 문이 있는데 그곳이 공부로 가는 길이다. 공부 역시 송(宋)나라 이후에 세워진 곳인데 공자의 직계 자손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공부는 송나라 때는 정3품, 원(元)나라 때는 정2품, 명(明)나라 때는 정1품을 하사하여 곡부(曲阜)의 관청으로 공무집행 장소로 활용했던 곳이다.

공부에 들어가면 성부(聖府) 대문이 나오며 그 대문으로 들어가면 공부 성인지문(聖人之門)과 중광(重光)문이 나온다. 이 중광문은 항상 잠겨 있다고 한다. 이문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은 황제(皇帝)가 공자의 자손을 접견 할 때만 그 문을 열고 통과하여 접견 할 수 있다고 한다. 한쪽 옆으로 돌아 들어가자 공부대당(孔府大當)이 나온다.

 객당에서 손님을 접대하면서 공자의 자손들은 예의범절을 배우곤 했다.
공부대당(孔府大當) 안은 관청 같은 모습이다. 우리가 90년대 포청천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인기가 대단했다. 포청천의 드라마는 중국역사 무협소설에서 시작이 되었다라고 볼 수 있는데 공부의 관청이 포청천에 나오는 관청과 비슷한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관청 뒤편에 비문이 있는데 수(壽)자와 복(福)자가 있다. 특히 수(壽)자의 비문(碑文)은 청(淸)나라 광서황제(光緖皇帝) 때의 일이다. 광서제의 어머니는 자희태후(慈禧太后)의 언니다. 자희태후(慈禧太后)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서태후(西太后)이다. 서태후(西太后)가 공자(孔子)를 존경하는 마음에서 직접 쓴 수(壽)자를 보냈는데 그 수자의 필체가 현재 중국에서 가장 잘 썼던 명필(名筆)이라고 한다. 그 옆에 또 다른 수(壽)자와 복수(福壽)자가 있는데 복(福)자 역시 최고의 필체(筆體)로써 그 복(福)자는 지금도 기념품이나 공예품등을 이 필체를 복사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서예(書藝)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찾아가 보는 것 또한 보람이 아닐까 싶다.
 중국 여자우슈선수가 무술대회에서 곤술을 시연하고 있다.  
공부에서 잠시 막간 휴식 시간에 중국무술을 하다 보면 의문점이 생기는 외가권(外家拳)과 내가권(內家拳)이 무엇인가? 라는 문제를 토론해보았다. 많은 명사들이 토를 달았지만 외가권과 내가권의 정확한 정의는 아직도 정리중이다. 일반적으로 소림권(少林拳)은 외가권에 대표적이고 태극권(內家拳)은 내가권에 역시 대표적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바로 진식태극권이다, 진식태극권은 내가권이라 하지 않는다. 이것이 문제의 발생 요지이다. 소림권은 지금부터 1500여 년 전에 유래됐고 내가권은 역시 시대를 같이한다. 우리가 보통 내가권(內家拳)하면 태극권(太極拳), 팔괘권(八卦拳), 형의권(形意拳)을 내가삼권(內家三拳)이라고 한다. 여기서의 내가권(內家拳)은 무당권(武當拳)이라 칭하기도 하는데 중국무술을 수련하고 연구하는 분이라면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외가권과 내가권을 정리해 보면 중국무술의 역사적 배경으로 녹아난 소림권은 물론이고 태극권 팔괘장 형의권 등을 알아야 최소한에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아시안게임이나 전국체전의 우슈(武術)경기도 마찬가지다. 장권(長拳), 남권(南拳) 태극권(太極拳)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무술이 근 현대에서는 남쪽은 남권이고 북쪽은 북권 또는 장권으로 표현한다. 중국무술을 남쪽과 북쪽으로 구분하여 남권북퇴(南拳北腿)라고 분류하여 우슈라고 하였다. 한번쯤은 생각을 하면서 수련에 임하는 것도 자기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무술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발길을 옮겼다.

 우경명 회원이 공자님 시절에 석판 위에서 벌을 받고 있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공부대당을 통과하면 육청이 나온다. 이문을 통과하면 오른쪽은 공자의 후손들이 지금도 살고 있는 곳이며 왼쪽에는 당시에 손님이나 친척 또는 관리 등의 접견실이 있는데 예의와 예절을 배우는 곳이라 한다. 주변 객당(客堂) 앞 출입구 한편에 빨래판 같은 모양을 만들어 놓은 석판(石板)이 있었다. 일종에 벌척(伐尺) 같은 것인데 아이들이 못된 짓이나 학생들이 잘못을 하였을 때 무릎을 꿇리고 벌을 주는 곳이라고 하는데 벌을 주는 것 역시 하나의 당시에 기준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크고 작은 객당이 많이 있는데 저마다 특색 있는 현판이 붙어있다.

현판이 없는 곳은 기념품매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공부 뒤뜰에는 휴식공간과 텃밭이 있다. 휴식공간은 야외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차를 마실 수 있게 탁자가 있으며 텃밭(花園)은 일반적으로 각종 식물들이 심어져 있고 한쪽에는 수경 재배하는 곳이 있었는데 공부(孔府)라는 곳이 단순하게 관청에서 공무수행과 예절과 가르치는 곳뿐만 아니라 풍유는 물론이고 식물이나 과일 등 농산물을 효과적인 재배법을 연구하는 그런 장소이다.

 공부 안에서 관광객들이 차를 마시며 중국의 전통극이 경극을 관람하고 있다.
내가 보는 공부는 공묘(孔廟)에 비해 크기나 규모가 소박하다. 허세보다는 실속 있는 장소로 실제 공자사상을 연구하는 분이라면 먼저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공부를 둘러보는 중에 안내를 하던 가이드 말이 우리 선조인 조선(朝鮮)의 태종(太宗) 이방원(李芳遠)이 이곳을 들렸다고 한다. 나는 문득 그가 왜 들렸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조선의 사상기반인 성리학(性理學)을 좀 더 확인하려는 의미에서 들리지 않았을까 라는 말을 일행과 나누면서 우리는 공부를 나서고 있었다.
서태후가 공자님을 위해 정성껏 쓴 수복의 글씨가 명필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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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범 2015-12-02 17:23:20
소림권과 태극권을 김장수 사부님으로부터 수 년 동안 사사(師事)하면서 참으로 매 순간 순간 깨달음의 감사와 감격의 충만(充滿)을 넘어 간헐적(間歇的)으로 범람(氾濫)했었음을 고백합니다. 심오(深奧)한 무술혼(武術魂)의 위상(位相) 정립(定立)을 위해 문무(文武)를 겸비(兼備)하시는 노고(勞苦)를 체감(體感)하며 또한 그 공로(功勞)를 치하(致賀)하고 싶습니다.

김장수 사부님의 글에 도움이 될까하여 오늘 진씨태극권의 특징 중 한 가지를 참고 도서를 요약해 짧게 소개할까 합니다.

외사처녀(外似處女), 내사금강(內似金剛)은 무엇인가요?
겉모습은 아가씨처럼 연하고 부드럽게 보이지만 속은 금강처럼 강인하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무술의 각 문파(門派)는 다양하며 각각의 독특한 특징을 내포하는데 그 범주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그 어느 문파의 무술도 내가(內家)나 외가(外家)의 양가(兩家) 중 어느 한쪽 범주(範疇)를 절대 이탈(離脫)할 수 없습니다.

외가권(外家拳)은 무엇인가요?
권타각척(拳打脚踢 :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참)을 위주로, 찬붕도약(竄掤挑躍 : 달아나고 뛰어오름), 등나섬전(騰挪閃戰 : 자리를 옮겨 피해가며 싸움)의 공방(攻防)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공방(攻防)이 비교적 뚜렷하여 단번에 무술이라고 알 수 있는 분류입니다.

이런 점과 비교할 때 진씨태극권은 이와는 좀 더 상이하고 독특한 특징을 지니는데 무엇인가요?

첫째, 이의도기(以意導氣), 이의운신(以氣雲身)입니다.
즉 의(意)로써 기(氣)를 이끌고, 기(氣)로써 신체(身體)를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내기(內氣)가 움직이지 않으면 외형(外形)은 요지부동(搖之不動)이며, 내기(內氣)가 움직이면 외형(外形)도 그 기(氣)를 따라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상하상수(上下上隨), 연면부단(連綿不斷)입니다.
즉 내기(內氣)가 외형(外形)의 움직임을 인도하면 신체의 상하가 서로를 추종하며 부단한 연속선상에 지속적으로 놓여진다는 것입니다.

셋째, 이요위축(以腰爲軸), 절절관관(節節貫串)입니다.
즉 허리를 축(軸)으로 신체 마디마디가 연결되면 전신이 일관된 움직임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너무 힘을 빼서 풀어지거나 너무 힘을 주어 뻣뻣하게 경직되지 않도록 유연(柔軟)하게 자유자재(自由自在)로 가벼운 느낌으로 움직였다가 고요히 멈추는 것입니다.

넷째, 주신방송(周身放鬆), 불용강력(不用僵力)입니다.
예를 들어 노가일로의 경우 억지로 힘을 사용하여 몸을 경직시키는 움직임을 금지하는 을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공방(攻防)의 모습이나 의미가 대부분 안에 깃들이거나 함축(含蓄)되어 있고 밖으로는 표출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태극권의 모습을 빗대어 마치 손으로 더듬어 물고기를 잡는 것이지 무술이 결코 아니라고 오해를 유발시키기도 합니다.

다섯째, 의도기도(意到氣到), 기도경도(氣到勁到)입니다.
수련이 거듭되어 내기(內氣)가 충족(充足)되면 이뤄지는 즉 의(意)가 이르는 곳에 기(氣)가 이르고, 기(氣)가 이르는 곳에 경(勁)이 이르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하여 입신중정(立身中正)으로 팔면(八面)을 지탱하면 신체 내외의 각 부분에 굳건한 방어선이 구축(構築)되고 온몸에는 오궁(五弓 : 사지와 머리를 포함한 몸통의 다섯 부분)의 축발지세(蓄發之勢 : 신체를 다섯 개의 활로 비유하여 활과 시위가 축경을 이루었다가 발경하여 나가는 것)를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면 강한 상대와 만나 겨루었을 때 즉발적(卽發的)으로 내경(內勁)이 발산되어 마치 천둥이나 열풍과 같이 빠르고 강렬한 힘을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내기가 순환하는 동안 외부 동작이 호형(弧形 :직선이 아닌 곡선)을 이루며 원활하게 이어지는 태극권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계통의 운기(運氣) 방법은 경락학설의 이치와 부합되는 것으로 다른 권법이나 체육 운동 등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특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사경(纏絲勁)의 운용 방식인 나선전요(螺旋纏繞 : 나선형으로 휘감거나 회전하는 곡선의 궤적을 그리며 움직임)의 운기(運氣) 방법은 작은 힘으로도 큰 힘을 이기고 약한 힘으로도 강한 힘을 이기는 방법을 터득(攄得)하고자 하는 것으로 마치 자그마한 잭(jack)으로 몇 톤의 화물이 적재된 트럭을 들어올릴 수 있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상대의 공격을 이끌어 허사가 되도록 하는 인경낙공(引勁落空), 상대의 힘을 이용하여 공격하는 차력타인(借力打人), 사량(四兩)의 조그마한 힘으로도 천근(千斤)의 무게를 움직이는 사량발천근(四兩發千斤)한다는 것도 모두 나선경(螺旋勁)의 작용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백 2015-12-01 20:59:31
무술인! 특히 우슈(태극권 등) 쪽은 각별한 무었이 있는 듯 합니다.
무술인들의 뜻깊은 여행이 게속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나라한 2015-12-01 17:02:01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베니 2015-12-01 16:53:44
새로운 내용으로 인하여 지식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쿵후사랑 2015-12-01 15:36:12
좋은 정보와 심오한 내용이네요. 잘보고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