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하지 않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하지 않다“
  • 김장수 유성태극권전수관장
  • 승인 2015.11.08 14:5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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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무인들, 공맹고도(孔孟古都) 가다 <3> 공묘 참배

 

 공묘의 핵심인 대성전 전경. 이곳에서 해마다 세게 유생들이 모인 가운데 공자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인류의 4대 성인 중의 한 분인 공자님을 모신 공묘 참배 길은 다소 마음이 설레이면서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논어의 첫 구절인 “학이시습지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불역낙호, 인부지이불온불역군자호” 구절이 떠오른다. ‘배우고 익히니 삶이 즐겁고, 소식을 듣고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고,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조금도 서운해 하거나 노여움을 품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는가“라는 뜻의 공자 말씀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곡부성 안의 공묘(孔廟)는 곡부성(曲阜城)을 축소한 성으로 보인다. 공묘(孔廟)는 공자(孔子)가 자기의 뜻을 펼치기 위한 장소로 춘추시대(春秋時代)에 공자가 직접 나무를 심고 바로 이곳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곳이었다. 곡부성 안의 공묘는 공자의 사당으로 성처럼 높이 쌓아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지어졌다. 공묘는 송(宋)나라 이후에 지어진 곳이라고 한다.
 김장수 관장이 홍도문 앞에서 잠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있다. 

춘추시대(春秋時代)는 지금으로부터 2500년전 이며 그 시대에 살았던 인물이 바로 공자(孔子)이다. 그 시대를 돌이켜보면 은나라(혹은 상나라)가 멸망한 후 주나라가 들어선다. 주(周)나라의 초대 왕이 문왕(文王)인데 문왕이 주역(周易)을 지었다고 한다. 공자가 이 주역을 묶었던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보고 또 보았다고 한다. 주역(周易) 또는 역경(易經)은 음양(陰陽) 오행(五行) 팔괘(八卦)의 원리를 이용해 점치는 점서(占書)라 볼 수 있다.

나도 오래전부터 주역(周易)을 봐왔는데 처음에는 점치는 서적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점서뿐만 아니라 생활필수서적이다. 내용을 깊게 들어가 보면 농사 짖는 방법은 물론, 먹는 것, 자는 것 등과 인체의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추리와 논리적 판단으로 결정하는 그런 서적이다.

 유교의 위대한 가르침을 상징하는 금성옥진을 새긴 돌 문의 위용이 시선을 끌고 있다.
진시황(秦始皇)이 전국을 통일하고 도량과 문자를 일원화 하였으나 말 많은 유생과 책들을 불사른 사건이 바로 그 유명한 분서갱유(焚書坑儒)이다. 이때 모든 서적이 불타 없어졌다. 하지만 분서갱유(焚書坑儒) 사건을 좀 더 들여다보면 농사관련서적과 의학서적은 제외 하였다고 한다. 그 중에 주역(周易)서적은 태우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살아가면서 생활에 꼭 필요한 서적이기 때문이다.

이 주역 뒤편에 있는 계사전(繫辭傳)편이 바로 공자가 지은 것이다. 공자가 지은 서적은 계사전 하나라고 알고 있다. (노자가 직접 지은 서적이 도덕경(道德經) 하나인 것처럼.) 따라서 주역(周易)이 아마도 계사전편이 추가된 이후 역경(易經)이라 표현했던 것 같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때 논어(論語) 대학(大學) 중용(中庸)등은 공자(孔子)가 직접 지은 것이 아니고, 그의 제자들이 공자가 전국을 유람하면서 자기의 뜻을 펼치려고 한 뜻을 적은 것이다. 공자는 전국을 유람하면서 열국(列國)의 제후(諸侯)들이 받아 주는 이가 없어, 그의 제자들과 떠돌 때에 그의 제자들이 공자의 말씀을 기록하여 오늘날까지 전해 온 것이다. 성인(聖人)인 석가모니나 예수님도 본인이 직접 지은 서적은 없다. 그의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기록한 서적이 절대 서적으로 곧 경전(經典) 또는 성경(聖經)이라고 한다.

                     용같이 생긴 용수(龍樹) 나무
공묘의 사당 안으로 들어서면 돌로 세워진 석문이 있는데 석문위에 각종문구가 있다. 금성옥진(金聲玉振)을 시작으로 영성문(欞星門)이 있고 태화원기(太和元氣)가 나온다. 그 문을 통과하면 성시문(聖時門)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공자가 당시에 살던 곳이라 할 수 있다. 성시문(聖時門)에서 ‘성’자는 공자를 뜻하며 ‘시’자는 말 그대로 시작이라는 뜻이다.

나는 그 문을 통과하면서 우리가 보통 공자하면 논어가 문뜩 떠올라 주변을 돌아보니 공자관련 서점이 눈에 띄었다. 함곡관에서 노자의 도덕경 죽간을 사면서 “공자의 논어도 사야지?”라고 생각했다.

나는 옛적부터 남다르게 중국무술에 관련된 서적에 관심이 많았다. 처음 중국에 가서 관심 있었던 것이 소림사(少林寺)무술 관련 서적이었다. 서점에 가서 소림무술대전(少林武術大全) 덕건(德虔)스님이 편찬한 상, 하로 된 서적을 구입하여 보았었다. 물론 장서(長書)이다. 페이지수가 권당 1000페이지가 넘는다. 또 무당산(武當山)을 방문한 후 무당무술(武當武術) 관련서적 무당절기(武當絶技) 비본진본회편(秘本珍本汇編)을 구입하였다. 무당무술관련 편집자가 바로 이천기이다. 잠시 서적으로 태극권에 대해 알아보자면 우선 중국근대사에 가장 대표적인 사건 ‘문자개혁’과 ‘문화혁명’을 알아야 한다. ‘문자개혁’(이 때에 문자개혁은 발음을 영문법 발음표기와 복잡한 한자를 간소화하였다. 하지만 문자개혁은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중국 문자개혁은 1952년에 시작하여 1964년도쯤에 끝이 났다. 끝남과 동시에 ‘문화혁명’으로 이어지는데(‘문화혁명’은 현재 중국을 1000년 전으로 후퇴하게 한 사건이라고 한다.) 왜, 여기서 이 사건들을 다루는가 의문이 들겠지만 ‘문자개혁’ 때 태극권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이천기의 중심으로 보급형 태극권이 제정이 되었는데 바로 그것이 간화태극권 24식이다. 또 이천기의 간화태극권 24식의 시작으로 태극권 48식 태극권42식 태극권88식 순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90년 북경아시안게임 당시는 시범종목에서 국제투로경기인 태극권 42식으로 표현하여 시합을 벌였다. 지금은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써 각종 우슈경기에 적용되고 있다.

 막간을 이용하여 우경명, 신원기, 정두한 선생이 벌척(伐尺)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성시문을 지나면 아치형의 작은 다리가 나온다. 우리는 이 작은 다리 앞에서 멈추었다. 명나라 이전에는 그냥 다리였는데 명(明)나라 황제(皇帝)인 홍무(洪武)가 다리 앞에 홍도문(弘道門)을 세우고 이 아치형 중앙의 길이 황제의 길이라는 가이드 말에 모두들 의미심장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걸어보았다.

홍도문(弘道門)을 지나면 대중문(大中門)과 동문문(同文門)이 나온다. 문 앞에는 수백 년이 된 고목이 있는데 그 모습이 용(龍樹)모양과 봉황(鳳樹)모양 이였다. 여기를 지나면 규문각(奎文閣)이 나온다. 그곳에 공자가 직접 심은 전나무가 있는데 2500년이나 되었고 벼락을 4번 정도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도 살아있어 이 나무 하나로 공묘(孔廟)가 지어졌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바로 대성문(大成門)이 나오는데 그 앞에는 대성전(大成殿)이 있다. 이곳이 공묘의 심장부라 할 수 있겠다. 이 곳에서 공자를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찾는다. 대성전(大成殿)은 공자의 위패(位牌)를 모시는 전각으로 공묘(孔廟) 정전에 해당하는 건물이다. 중앙에 공자의 위패를 모시고 안자(顔子) 증자(曾子) 자사(子思) 맹자(孟子)를 좌, 우에 모시고 있다. 중국의 역대 황제들이 공자에게 제를 올릴 때 바로 이곳에서 성대하게 치렀으며, 지금도 공자 관련행사를 여기서 치르고 있다.

대성전의 오른쪽에는 동무(東廡)가 있는데 이곳은 이름난 공자제자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그 규모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곳을 나오는 순간 왠지 모를 허전함이 밀려오는 느낌을 감출수가 없었다. 공자가 꼭 이런 모습을 남기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곳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에 잠기어 있을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길을 공부(孔府)로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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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백 2015-12-01 20:50:03
상당한 사전학습이 있어야만 제대로 보고,느낄수 있는 여행이군요~.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조은 2015-11-12 18:59:10
심후한 뜻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공묘안에 있는 느낌입니다. 다음호를 기대 합니다.

나나 2015-11-11 22:06:27
모든 것에는 뜻이 잇네요ㅎㅎ
다음편을 기대할게습니당

행인 2015-11-11 21:36:00
좋은글잘읽고갑니다~~

쿵후사랑 2015-11-11 21:22:38
무술이 무술인으로 가는 과정이 단순하면서도 험난함이 느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