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참 불쌍하다 일본
<심야식당>, 참 불쌍하다 일본
  • 강병호
  • 승인 2015.09.04 07: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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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의 문화확대경]일본 만화 '망가'원작...막장 인생의 삶그려

막장인생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심야식당
전깃줄이 공중에서 빨래같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일본 도쿄의 지저분한 뒷골목, 자정부터 아침 7시 까지만 영업하는 이른바 <심야식당>... 일본에서 먼저 만화(망가)를 원작으로 드라마에서 영화로 제작된 후 한국에서도 최근 개봉되었다. 문화산업에서 말하는 전형적인 OSMU(One Source Multi Use: 원 쏘스 멀티 유즈)다.

새벽에 영업하는 <심야식당>, 그만큼 손님들 개성도 제각각이다. 게이바 남자 마담,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가족을 잃고 방황하는 가장, 룸살롱 여사장, 야간업소 영업사원, 회사 상사와 불륜에 빠진 여직원, 밤거리를 헤매는 가출 소녀, 사채업자, 조직 폭력배 등등, 하지만 식당주인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는 이들에게 한 끼 음식과 함께 영혼의 힐링도 준다. 마스터는 단순한 식당 주방장이 아닌 막장 인생들을 희망으로 묶어주는 마음의 닻줄이다.

영화 <심야식당>의 감독은 <마츠오카 조지 (松岡錠司)>, 마스터 역에는 <코바야시 카오루 (小林薰)>다. 그의 데뷔작은 80년 〈외톨이 맹인 소녀 오링〉이며, 85년에 모리타 요시미쓰 감독의 〈소레카라〉로 일본 아카데미상 키네마 준보 최우수 조연남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드라마 <심야식당>은 음식을 주제로 한회씩 방영되었다. 예를 든다면 계란말이, 비엔나 소시지 볶음, 카레, 일본라멘(라면), 오차즈케(찻물에 말아먹는 밥), 돼지고기 볶음 등 단품요리 중심이다. <심야식당>에서 힐링의 재료로 쓰인 음식들은 진수성찬이 아니다. 아니 <심야식당>에는 호화로운 메뉴를 펼쳐놓고 먹을 공간조차 없다. 일본인 집들이 다 그렇듯 아주 지나칠 정도로 비좁다.

영화 <심야식당>을 보면 오늘 일본 사회의 자화상이 보인다.
첫째, 서민들 삶의 질이 아주 열악하다. 회사와 국가는 부강하지만 서민생활은 늘 안 좋았지만 지난 20년 경제 장기침체가 일상의 삶에서 기름기가 완전히 쪽 빠져 버렸다. 필자는 처음에 <심야식당>의 배경이 1970년대 줄 알았다.
둘째, 일본 서민들은 자기운명과 그들의 정치 환경에 순종적이다. 한국만 해도 백성들이 현대사에서 결정적으로 자기운명을 결정하는 사건이 있었다.

1960년 4.19와 1987년 6월 항쟁이다. 하지만 유사 이래 일본 민중들이 혁명에 성공한 적도 없고 하고자 할 의지도 없었다. 일본에 천황제가 존속하는 한 수직적이며 백성들을 계급적으로 차별하고 무시하는 사회구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만세일계(萬世一系) 천황과 그 주변의 아베(安倍晋三)수상과 같은 극우 정치인들 밑에서 사소한 자기 주변 일에만 만족하고 분노하고 눈치 보며 그들은 앞으로도 살아야 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영화 <심야식당> 중반 이후 후쿠시마 대지진과 원전 사태가 소재가 된다. 하지만 이런 묵직하고 참담한 이슈를 재난으로 홀아비가 된 남자와 자원봉사 처녀의 러브라인으로 터치하는 감독의 방식에 일본인이 아닌 내가 더 큰 분노가 치미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그저 계란말이 한 접시, 히레사끼 한 잔으로 자기 운명을 위로 받아야 하는 일본사회, 근대적 의미의 시민이 없고 한사람이 오른쪽을 보면 전체가 오른쪽을 보는 <따라쟁이> 일본 사회가 헌법 개정으로 우경화 될 때 다시 그들은 아시아와 세계의 큰 두통거리가 될 것이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일본영화계의 현주소도 영화 <심야식당>을 보면서 새삼 절실히 느껴졌다. 스토리 전개, 조명, 미술, 촬영기법 모두 1990년대 중반의 수준을 느끼게 한다. 스토리텔링도 너무 느리고 특히 전개도 상투적이다. 70년대 TV 드라마를 다시 보는 애잔함 마저 느낀다.

필자는 스크린에서 마지막 눈을 떼면서 ‘참 불쌍하다 일본’이란 말이 반사적으로 입에서 튀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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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새끼 2017-07-31 00:55:17
전형적인 조센징 마인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007 2016-01-12 17:09:26
일본이 불쌍하다?~
그참 요상한 생각을같고 계시누만~누가 누구를 불쌍하다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