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세종 교육 협의기구 필요합니다"
"대전, 세종 교육 협의기구 필요합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08.10 15: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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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신호 대전시 교육감..."두 도시 교육은 상생, 협력해야"

   김신호 대전시 교육감은 "대전과 세종 교육은 서로 상생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화취실’(去華就實)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화려함을 버리고 내실을 기한다’는 뜻이죠. 저는 항상 이런 자세로 대전시 교육을 이끌어 왔습니다. 결과가 이제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일 오전 오랜만에 단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전시 교육감실에서 만난 김신호 교육감은 ‘2년 연속 교육청 평가 전국 1위’ 비결을 묻자 실용주의를 먼저 꺼냈다. 실용만 찾다보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에 그는 ‘침과대단’(枕戈待旦)으로 응수했다. ‘창을 베고 누운 채로 아침을 맞는다’는 이 사자성어는 장수가 전장에서 언제든지 싸울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뜻이다. 항상 긴장하면서 실용주의를 선택한 것이 교육청이 전국 1위를 오르게 된 비결이라는 말이었다.

김교육감과 본격 인터뷰를 하기 전 가벼운 대화를 조금은 길게 나눴다. 주로 세종과 대전 교육, 그리고 세종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화두였지만 개인적으로 ‘세종의 소리’까지 대화의 테이블 위로 올렸다. 대전은 이제 안정단계에 접어들었고 세종은 걸음마 단계라 교육 기반을 닦는 일에 많은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는 말도 곁들었다. 진정성을 가진 조언이었다.

“세종시 교육청 출범을 대전의 교육가족과 함께 먼저 축하드립니다. 교과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각종 유관 기관이 위치하게 될 세종시의 출범은 충청지역에 유치가 확정된 국제 과학비즈니스 벨트와 더불어 우리 지역이 명실상부한 교육과 과학의 중심축이 되었음을 알리는 징조입니다.”

김교육감은 세종시가 자족도시로 성장하기까지 교육과 예술, 정주 여건의 배후 및 후견도시로서 대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서로 상생하는 좋은 이웃으로 협조하고 배려하는 두 도시가 되길 바란다”는 말로 출범 축하 인사를 대신했다.

대전과 세종 교육에 ‘상생’이 화두였다. ‘배려’, ‘공유’, ‘동반’, ‘이웃’ 등등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김신호 교육감의 비망록, 메모하는 습관이 그를 철저한 교육 정책 입안자로 만들었다.
단어였다. 그만큼 대전과 세종은 지역적으로 인접한 것 이상으로 더불어 사는 교육 정책을 펴야한다는 말로 들렸다.

“세종 교육에 여건이 완성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배우 거점도시인 대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행정적인 경계는 있지만 상생을 위해서는 서로 포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관계가 바람직합니다.”

상생에 필요한 것은 각자가 잘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전해주는 일이었다. 두 도시 간에 삼투압현상이 생기면서 일정 시간 뒤에는 같은 농도로 교육의 질을 높혀나가야 한다는 게 김 교육감의 생각이었다.

요컨대 2년 연속 교육청 경영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대전의 노하우를 세종시에 전해주고 세종시는 도시 특성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실현해서 주변 자치단체와 정보를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만들어진 대전시에서 이제 막 만들고 있는 세종시 교육에 할 수 있는 조언은 무엇일까.

“세종시는 신설도시로서 지역 현안에 대한 정확한 판단으로 지역민들의 기대와 여망에 부응하는 게 우선입니다. 이건 비단 세종시에만 적용되는 사안은 아닙니다. 조직에 내실을 기하고 현안을 청취하는 원활한 소통의 장이 많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와 함께 대전과 충남·북과의 유기적인 협력과 상생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도시 간에 상생을 위한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이익이 상충될 때 문제는 발생한다. 말하자면 평상시에 잘 되던 협력관계가 지역의 이익과 함께 교육청의 입장이 대립관계가 되면 얘기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조정 역할에 필요한 기구 신설은 어떠할까.

“원론에는 공감을 합니다. 다만 지역 나름의 특수성이 있습니다. 협력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보다 지나친 경쟁으로 잃는 것이 많다면 불행한 일입니다. 상호 갈등을 조절할 협의기구는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봅니다.”

김교육감은 인터뷰 도중 기억이 희미한 부분은 메모용 노트를 펼쳐가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대학노트 크기에 빼곡이 들어있는 자료는 좋은 책을 읽거나 민원인과 대화 도중 기억해야할 사안, 그리고 신문 스크랩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메모하는 게 습관이었다. 화제는 대전시 교육으로 돌아왔고 세종시 교육청이 벤치 마킹할일까지 거론됐다.

“세종시에서 대전 교육 정책의 세세한 것까지 벤치마킹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종과 대전은 지역적 특수성이 다르기 때문이죠. 다만 대전 교육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사행정의 선진화가 있었습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합니다. 인재를 잘 경영하는 게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목표 달성에 동력을 얻게 됩니다. 또, 저는 독창성을 강조합니다. 우리만의 독창성 있는 교육정책을 꾸준히 주문한 결과 지금의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것들을 제가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을 하고 있는 김교육감
2006년 8월 대전 교육 수장이 된 그는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전국 최상위권에 대전 교육을 올려놓았고 학교 향상도 100대 학교 중 대전시가 구성비율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도록 이끌었다. 모두에서 언급한 2년 연속 시도 교육청 종합평가 전국 1위, 과학 영재고 유치, 제3회 대한민국 휴먼 대상 수상 등이 재임기간동안 이룬 대표적인 업적이었다. 그는 외부적인 평가보다 더 중요시하는 게 있다. 바로 과학경영이다.

“현대 경영은 과학입니다. 철저하게 연구해서 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을 펼쳐나가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교육은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가 왜 교육감을 하는가’를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어보고 답해나가면서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김교육감은 확신에 찬 말을 많이 했다. 철저한 준비와 도상연습, 그리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과정을 반복한 후에 교육행정에 적용시켜야 교육이 제대로 갈 수 있다는 말을 강조했다. 세종교육이 중요성만큼 하루빨리 안정되길 바란다는 말을 전하면서 약 1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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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 2012-08-12 14:35:13
두분교육감님이하 전교육가족분들이힘을합치면
대전, 세종모두좋은성과거두리라 생각됩니다
모두모두홧팅

대구인 2012-08-11 07:39:26
교육감님, 여기 대구 입니다. 너무 반갑습니다. 학교다닐때 뵙고 이후 대전에서 교육을 맡아계신다는 예기는 들었는데 인터넷으로 직접 봅니다. 너무 반갑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교육이끄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