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족을 노려라
나홀로족을 노려라
  • 조병무
  • 승인 2015.05.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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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 칼럼]안락한 나의 공간만 찾는 '코쿤족' 되는 세상

타인과의 접촉을 가능한 피하면서 나홀로 즐기려는 이른바 '코쿤 족'이 늘어나는 사회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휴가 어디로 다녀왔어? 라는 질문에 방콕이라고 답변한다. 해외의 방콕이 아니라 방(房)에 콕 박혀 지냈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돈이 없어 피서지를 다녀오지 못하고 집에서 빈둥대며 지낸 휴가를 이르는 말이었지만 요즈음엔 그렇지가 않다. 실제로 방에서 혼자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아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보도 자료에 의하면 2030년, 앞으로 15년 후면 서울의 가족지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1인가구의 경우 2000년에는 16.3%에 불과 하였지만 올해 27%, 30년에는 30.3%를 기록해 부부와 미혼자녀 가구보다 많아질 전망이라고 한다. 원인은 미혼, 이혼, 별거의 증가와 고령화로 인한 장수 등으로 특히 60세 이상 가구주의 비중이 2000년 15.2%에서 올해 27.1%로 증가 2030년에는 44.4%가 될 것이라고 한다.

나홀로족, 귀차니스트, 싱글족, 독신, 폐인(廢人), 디지털 노마드 등으로 표현되는 이들을 마케팅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평가받는 페이스 팝콘은 그의 저서「클릭 미래 속으로」에서 코쿤(Cocoon)족이라고 칭하고 미래 소비 트렌드로 오래전 예측했다. 누에고치를 의미하는 코쿤(Cocoon)은 누에가 나비가 되기 전에 짓는 집을 말하는 것으로  누에고치처럼 보호막 안으로 칩거하는 현상을 표현한 것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의 사회 현상 속에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각종사고가 다반사로 나타나게 되자 사람들은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는 외부의 현실 세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안전하고 포근한 ‘가정 같은’환경 속으로 파고든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득의 감소,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 표현되는 청년실업의 증가, 핵가족화, 개인화 현상들이 맞물리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지내는 것을 거부하고 나만의 일과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현상은 인터넷의 보편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코쿤족은 대부분이 젊은 층인데 이유는 인터넷과 친숙한 세대로 이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생활환경 과 독신주의를 선호하는 경향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많아졌기 때문이다.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조사한 ‘2003 하반기 정보실태 조사’에 의하면 연령별 인터넷 이용률이 6~9세는 94.8%, 20대는 94.5%를 기록. 젊은20대 층이 평균이용률 65.5%를 훨씬 웃돌고 있다. 10 여 년 전의 통계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날로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원룸의 신축공사와 함께 임대 및 분양 광고가 시내 곳곳에 붙어 있음은 이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이웃나라 일본에서는‘히키코모리’라는 단어가 있다.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라는 말은‘(방안에) 틀어박히다’라는 뜻으로 ‘히키코모루’의 명사형이다. 이들은 인간의 특성인 사회적 동물이라는 정의를 무색하게 하는 사람들로 사회와 담을 쌓고 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생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히키코모리는 1970년대에 등장했다.

그 당시 입시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무단결석을 하고 낮에는 집에만 있다가 밤이 되면 집을 나와 활동하면서 시작되었는데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단순한 무단결석의 불량학생 차원을 떠나 폭력· 살인 등으로 번져 사회문제화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성인들까지 번져 가기 시작했다. 더욱이 경제침체가 시작되면서부터 일자리를 잃거나 취업전선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사회를 등진 채 집(방)으로 숨어 버렸다.

일본 후생성은 통상 6개월 정도 은둔생활을 하는 자를 히리코모리라 말하는데 3~4년은 보통이고 10년 이상을 방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지난해 통계에 의하면 일본 인구의 약 1%에 해당하는 1백만 명 이상이 히리코모리 라고 하니 놀라운 숫자이다. 심한 경우 우울증, 현기증, 햇빛공포증, 광장공포증의 병으로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만능 ‘손가락 쇼핑’그렇다면 집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이 가능할까?어떤 방법으로 살아가고 과연 혼자서 그 많은 시간을 지낼 수가 있을까?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는 동물이라 하지 않았는가?이러한 걱정과 의심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간단하게 말하면 디지털 시대의 인터넷은 만능의 기능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편지, 대화, 놀이, 쇼핑 등 현대 생활의 대부분을 마음만 먹으면 거의 다 온라인을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전제품의 발달은 보다 손쉽게 우리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한다. 버튼만 누르면 해결되는 세상이다. 더구나 개인 혼자서 쓸 수 있도록 나온 제품들 일명 개전(個電)제품들이 싱글족 생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지 모른다.

   코쿤족을 위한 캡슐 커피 머신

이런 차원에서 한때 유행 했던 ‘밖에 나가면 개고생’이란 K 사의 광고는 그 의미를 더해준다. 이러한 코쿤족이 생기는 이유를 페이스 팝콘은 무서워진 바깥세상 때문으로,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안락한 나의 집 ‘코군’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페이스 팝콘은 이러한 현상의 발생 원인을 거북이가 목을 내밀고 세상을 보는 것에 비유하여 설명하는데 거북이는 목을 내밀어 세상을 볼 때 즐겁게 보는 것이 아니라 항상 경계심을 갖고 두리번거리다가 조그만 위험 요소라도 나타나면 바로 딱딱한 껍질 속으로 숨어 버리듯 이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 많은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어 마음 놓고 바깥을 활보하며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이다.

최근의 보도를 살펴보면 아무 원한 관계도 없는 사람을 무려 30여명에 가까운, 그것도 끔찍하게 시체를 훼손하는 살인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믿고 탄 택시 기사가 갑자기 강도로 변하고, 가장 안전하다던 비행기가 납치당하여 폭발하고, 달리던 지하철이 화염에 휩싸여 수 백 명의 사상자를 내고, 약도 없는 희귀병으로 치료도 못한 채 죽어가고, 심각한 공해는 새운 질병을 유발하고, 교통 혼잡에서 오는 대형사고 등등의 기사들이 너무나 많이 자주 등장한다.자주 TV화면을 크게 장식하는 각국의 인질 사건에서 사상자가 수백 수천여명에 이른다는 보도는 구체적인 통계 숫자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코쿤족이 늘어갈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래 미국에서는 이미 스마트 하우스(smart house)라 해서 카폰을 활용해서 음성명령으로 문을 열고, 불을 켜고, 보안시스템을 작동하고, 세탁기, 건조기, 비디오, 등의 스위치 조절은 물론이고 목욕물까지 받을 수 있는 환상의 주택이 천 여 채 이상으로 이미 우리주변에도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조정 할 것이라는 정보가 친숙해진 상태다.인터넷 쇼핑몰의 VIP ‘코쿤족’우리나라의 코쿤족은 얼마나 될까?과연 시장성이 있을까?

설마 또는 별로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통계청 장래가구 추계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인 가구 수는 약 488만 명으로 전체 가구의 약 26%를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추세를 이어갈 경우 오는 2035년이면 약 34.5%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전체 가구 수의 4분의 1에 달할 정도로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만만치 않는 시장이다. 더구나 점점 늘어갈 것으로 예측되는 시장이니 경쟁이 치열해 질 수밖에. 아울러 사회의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예상이다.코쿤 마케팅의 핵심은 인터넷 쇼핑몰이다.

이유는 집밖을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려는 코쿤들의 행태에 꼭 맞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쇼핑몰에 들어가 보면 쌀·김치·식품 과 같은 먹거리에서부터 의복, 가전제품 등 없는 게 없다.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클릭 하여 주문만 하면 된다. 클릭과 함께 택배라는 시스템이 배달로 이어져 코쿤족은 집안에 가만히 앉아서 모든 생필품을 조달 할 수 있다. 상품도 코쿤족을 노리는 것들이 많다.

앞서 말한 원룸은 주거로써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자리 매김 한지가 오래 됐고, 작은 공간에 적합한 소파와 침대를 겸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과 최근에는 혼자서 이용하기 좋도록 만들어진 가전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SNS를 통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식사를 즐기며 인간관계를 맺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서비스가 등장한 요즈음 온라인상에서의 VIP는 단연 코쿤족이다. 오프라인 상에서의 코쿤족 마케팅도 열기가 대단하다.

LG 이숍이 이미 2002년부터 ‘싱글? 벙글!’이라는 코쿤족 전용매장 등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계속 진행형이다. 1인 미용실, 1인용 냉장고 등 싱글 라이프 숍이 속속들이 개장을 하고 싱글 인테리어, 싱글 푸드숍, 33m²전후의 초소형 코쿤하우스, 생식·선식 ·밥·국 과 같은 음식배달업과 테이크아웃 음식점, 가족같이 여기는 애완동물 전문점, 빨래방, PC방, 개전(個電)제품 취급점 등은 코쿤족이 즐겨 찾는 아이템이다.

 
     
 
 

조병무,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한남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혁신창업개발원장, 전국소상공인협업화 컨설팅지원단장,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전문위원, 대전 충남 사회성향상 교육위원회장 <저서> 허리를 굽혀야 돈을 번다, 돈버는 길목은 따로 있다. e-mail : dr1133@hanmail.net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TV 매체에서도 1인가구를 겨냥한 프로그램들이 속속들이 방영 되고 있는데 MBC<나 홀로 산다.>, JTBC<냉장고를 부탁해>, TYN<식샤를 합시다> 등이다. 이렇듯 과거에는 생각도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로 살아가는 코쿤족이 점점 큰 소비자로 등장 하고 있다. 트렌드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새로운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예비창업자가 있다면, 미래의 트렌드 코쿠닝(Cocooning)을 성공의 과녁으로 삼아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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