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범법자가 큰소리를 쳐
망나니...범법자가 큰소리를 쳐
  • 안승서
  • 승인 2015.04.03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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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서의 소소한 수다]기본질서 지키는 사람이 보호받아야

망나니!

망나니를 아시나요?
망나니란 ‘옛날에 죄인의 목을 베던 사람’을 이야기한다.

어느 사형 집행 장.
죄인의 팔을 뒤로 포박하고 무릎 꿇고 앉아있게 한 후, 목을 길게 내밀어 망나니의 칼에 목이 잘릴 시간만 기다린다.
죄인이 얼마나 불안하고 두렵고 초조할까?

그런데도 망나니는 큰 칼을 휘두르며 죄인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만 한다.
“어이 목마르다. 어이 목마르다. 술이나 마시자.”
그리고는 큰 바가지로 막걸리를 퍼 마신다.
마시다 남은 막걸리는 칼에다 ‘푸우.’ 하고 내 품는다.
그런 뒤 또다시 칼을 휘두르며 덩실덩실 춤을 춘다.

그러는 사이 죄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집장사령(예전에 관아에서 곤장으로 죄인의 볼기를 때리던 사람) 또는 가족)은 두려움에 가슴 조이고 죽음에 대한 공포에 몸 둘 바를 모른다.
죄를 짓지 말아야지 죄를 지으면 저렇게 벌을 받는구나.
그렇게 한참을 사형수와 집장사령, 가족들을 공포에 몰아넣고서야 망나니는 칼을 높이 들어 죄인의 목을 힘차게 내리친다.

죄인의 목은 땅에 떨어지고 피는 하늘을 향하여 솟구친다.
그러고 나서 망나니는 할 일을 다 한 듯 어기적어기적 발걸음을 옮긴다. 망나니가 가는 길을 막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야말로 망나니 세상이다.

예전에는 TV 사극이나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는데 요즈음에는 망나니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아니 망나니 보다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망나니들이 얼마나 못되었는가 하면 옛날 망나니는 죄를 지은 죄인들만 혼냈는데 요즈음 망나니들은 내 마음과 내 뜻에 들지 않는 사람은 모두 죄인으로 여긴다.
그리고 내가 法이다. 그야말로 망나니의 기본 역할을 망각하고 무시하는 처사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法이며 규정이다.
法에 어긋나고 규정에 어긋나면 반드시 法과 규정에 제재를 받는 것이 옳다.
또한 法의 제재는 공정해야 하고 그래서 사법부의 상징은 천칭(수평저울)이다.
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어른이든, 노인이든, 어린아이든, 장애인이든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지켜야 하는 것이 法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른도, 노인도, 장애인도 예외 없이 법을 지키지 않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法도 모르고 규정도 모르는 망나니들이 너무도 많다.
망나니들은 法도 규정도 내 입맛에 맞추어야 하고 뜻도 내 입맛에 맞추어야 직성이 풀린다.

준법이 아니라 악법이고 불법천지다.
우리나라는 法을 집행하는 공무원이 있고 범법자를 다스리는 경찰과 검찰이 있고 잘 잘못을 판결하는 法院이 있다.
그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이 수십만, 수백만이다. 이렇게 법과 규정이 있고 그것을 집행하는 관계자들이 있는 잘 구성된 국가 조직이 있는데 왜 망나니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었을까?

기초질서는 지키는 사람이 바보고 法과 규정도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보는 세상이 되어서일까?
法이 필요 없고 힘과 돈만 있으면 된다. 같은 죄인데 돈 있고 힘 있는 사람과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이 받는 처분은 다르다면 공평한 法이요 공평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내 집에 들어온 도둑을 때려 죽게 했다고 살인자가 되는 것이 우리나라의 法이다.
범법자가 큰소리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안승서, 세종시 금남 출생, 초등학교 졸업(검정고시),대전장애인인권포럼 대표(현), 금강일보 시민기자,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 소설 최우수상(2008년), 한빛 대상(사회봉사부문), 장애인 대통령상 수상,이메일: anss8834@hanmail.net


이래서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을 수 있겠는가? 독립을 외치다가 꽃다운 나이에 형장에서 이슬처럼 슬어져간 조상님들이 지하에서 통곡 할 일이지 않은가. 부디 기본 질서를 지키는 착한 사람들이 보호받고 잘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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