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부서간 칸막이 여전하다
세종시, 부서간 칸막이 여전하다
  • 신도성 편집위원
  • 승인 2014.12.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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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 칼럼] 부처 간 같은 의견으로 가야 하는데 따로 놀아

                 신도성 편집위원
세종시가 공보관을 없애고 대변인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왜 그랬을 까? 뭔가 답답한 게 있으니까 그랬겠지라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난 17일 세종특별자시청에서 열린 ‘세종시 홈플러스와 지역 중소상인회간 상생·공존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이유가 드러났다. 세종시청의 각 부서 간에 손발이 안 맞고 보도자료 또한 옛날 연기군청 시절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갈등관리학회 주최로 17일 세종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세종시 홈플러스와 지역 중소상인회간 상생·공존을 위한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세종시 출범 후 처음으로 홈플러스와 지역 중소상인 등 이해당사자와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민간 정책간담회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특히 홈플러스와 지역 중소상인들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중립적인 제3의 전문가 집단이 참여해 중재·조정에 나설 경우 빠른 해결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토론자로 참석 예정이었던 홈플러스 및 중소상인 대표자가 회의에 불참해 빈축을 산 데 이어 양측을 협상테이블로 끌고 나와 적극 중재해야 할 지역경제과 공무원들이 불참하여 세종시의 부실한 행정력이 도마에 올랐다.

멀리 타 지방에서 교수와 전문가들이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토론자로 지정되어 있던 세종시 지역경제과 실무 공무원들이 외면해버려 참석자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대신 자치행정과 과장과 계장 등이 토론을 지켜보았다.

이에 따라 본보는 ‘홈플러스 대책, 세종시는 없었다’(관련간담회에 세종시 관계자 배석조차 안 해, 부실한 행정력 비판)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토론 후 기자들의 전화에 지역경제과 담당 과장은 "다른 일로 못 갔다"고 했고, 실무 계장은 처음에는 "하는 줄도 몰랐다"고 변명하다가 "병원에 가느라고 공가를 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역경제과는 22일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세종시가 "홈플러스와 중·소상인회 간 상생협력을 위해 자율협의를 권고하고 중재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세종특별자시청 안에 각 부처 간 손발 안 맞는 갈등부터 해결해야

물론 대다수 세종특별자치시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하지만 종종 의식과 행동에 문제가 있는 공직자들이 있어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토론회는 후원자가 세종특별자치시이다. 장소도 세종시청 2층인데 자치행정과 관계자만 나오고 지경경제과는 외면해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참석자는 물론이고 기자들도 세종시의 갈등 해소에 두 트랙이 따로 놀고 있음을 지적했다.

아무리 시청 업무규정상  1차 갈등 해소 업무가 각 실과이고 2차 갈등에 대해 자치행정과가 맡는다고 하지만, 지역경제과 직원들이 바로 옆 사무실에서 당초에 예정되었던 토론을 슬그머니 포기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되는 행위다. 

토론자로 지목된 지역경제과 실무자들이 참석 하지 않은 것을 보고 '복지부동, 무사안일, 무능력, 무책임‘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공직자들은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일해야 한다. 특히 세종특별자치시는 이제 연기군 시절처럼 단순하게 작은 동네가 아니다. 지역 원주민과 외지인이 어울려 대한민국 행정수도로서의 상생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곳으로 전보다 더욱 갈등요소가 많이 생기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원주민과 외지인, 전임 시장과 신임 시장 사람으로 나누어지고, 대형마트의 급격한 진출 등으로 갈등이 산적해 열과 성을 다해 하나씩 풀어가야 할 운명에 처해 있다. 그동안 이런 문제들은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세종특별자시청의 공직자들은 이제 단 하루를 근무하더라도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권유하고 싶다.

자기가 맡은 일이 골치가 아프다고 손님의식으로 외면하거나 노예근성으로 윗사람 눈치만 본다면 갈등은 해소되지 않는다. 눈길을 뚫고 고속도를 달려와 세종시청 토론회에 참석한 분들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갈등이 없어서 참석할 필요를 느끼지 못 한다"고 얘기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상황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동양의 성인이 말씀하신 성의정심(誠意正心) 자세가 필요하다. 조그만 일에도 매사에 정성을 다 하는 성의정심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없애고 훈훈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마음 자세다. 공직자는 민(民)을 하늘 같이 섬겨야 한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부서간 여전한 칸막이와 공직자들의 안일한 상황 인식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공무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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