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 끌어들여야 농촌이 삽니다"
"도시인 끌어들여야 농촌이 삽니다"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4.09.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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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황순덕 전동면 동림권역 추진위원장 겸 힐링촌장

황순덕 동림권역 추진위원장 겸 힐링촌장이 마을에서 개발한 산야초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 달 29일 이춘희 세종시장이 전동면을 방문하여 가진 주민과의 대화 시간에 단연 돋보이는사람이 있었다. ‘세종시 북부권 발전방향’이라는 내용의 한장 짜리 프린트는 일목 요연하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바로 황순덕 전동면 동림권역 추진위원장 겸 힐링촌장(59)이다. 그는 이미 고향에서 정치인으로 소문난 유명인사였다. 연기군 의회 시절 5선을 지냈던 정치인이 농민으로 변신하여 ‘산야초 마을’을 가꾸고 산야초 축제·농촌관광 연계해 이미 조성된 동림권역 체험관을 중심으로 농촌 힐링관광의 6차 산업 전진기지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황 촌장은 1955년 전동면 심중리 농촌에서 9남매(3남6녀)의 장남으로 태어나 주경야독했다. 전동초와 조치원중학을 나와 검정고시를 거쳐 뒤늦게 경희대 관광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배재대 대학원에서 관광축제학과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부모님 모시고 평생 고향을 지키며 살던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자 35세에 정계에 입문, 초대부터 내리 5선까지 연기군 의원을 지냈다. 2대 의회 때는 의장을 역임했고, 의장 시절 복숭아축제 때 선발한 복숭아 아가씨들을 데리고 사비를 들여 서울 강남의 백화점에서 4년간 조치원 복숭아를 홍보하는 열성도 보였다. 실질적인 농가소득과 연결되지 못하는 축제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가 정계 은퇴 후 이모작 인생으로 농업을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농촌에서 기존의 쌀 농사 등 관행 농법을 벗어나 블루오션 농업을 해야 농촌이 살고 나라가 산다”는 게 황 촌장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치유 농업’으로 동림산 1만2000여 평의 황토밭에 개똥쑥, 곰보배추, 와송, 하얀 민들레, 엉겅퀴, 쇠비름 등을 심어 산야초 마을로 가꿨다. 실제로 기자가 취재 갔던 지난 주 금요일에 세종시교육청 주최로 전국에서 워크샵 참석차 왔던 민간 교육발전위원회 위원들이 점심으로 힐링촌에서 내놓은 14가지로 만든 산야초 비빔밥을 먹으며 행복해 했다.

“정치는 이제 그만, 블루오션으로 농촌 살리기에 올인할터”

황 촌장은 지난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유혹을 많이 받았지만 모두 뿌리쳤다. 그는 “선출직만 봉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블루오션 농사를 잘 해서 우수 사례를 만들고, 농민들의 생산물을 계약 재배해서 가공·판매·유통하는 것도 봉사”라고 마음 먹고 유혹을 참았다. 그는 지난해 6월 ㈜힐링촌을 설립하고 직접 산야초를 생산해 제조·가공하고 판매·유통까지 1,2,3차 산업을 포괄하는 회사를 주민과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1,2,3차 산업의 융합을 통해 축제를 통한 관광객 유치, 산야초를 이용한 요리법 전수 및 교육 등 농업의 6차 산업화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낙후된 시골마을에 우뚝 선 동림권역 체험관이 벌써 시설이 비좁아 확대를 추진 중이다.   
황 촌장은 주민들과 힘을 합쳐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동림권역 개발사업의 추진위원장을 맡아 국비와 시비 59억여 원이 투입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숙박을 하면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동림권역체험센터 '아람달'이 지난해 11월 준공, 숙박시설과 풋살경기장, 족구장, 식당, 세미나실 등을 갖추었다. 앞으로 6억 원을 들여 다양한 물놀이기구와 바이크, 탑 플레이, 에어바운드, 황토찜질방 등을 갖출 예정이다. 보령 머드축제에서 착안, 황토를 몸에 바르고 미끄럼을 타거나 이동식 풀에 송어를 풀어놓고 맨손으로 송어잡기, 떡메 쳐서 인절미 만들기, 전 붙이기, 밤 줍기 대회, 옥수수 따서 쪄먹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그는 무엇보다 베어트리파크, 뒤웅박고을과 연계해 도시민과 농민이 교류하며 상생하는 체류형 농촌체험관광지로 만들어 6차 산업의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 2004년 10월 21일 신행정수도 위헌판결 당시부터 네 차례의 삭발, 13일 간의 단식투쟁을 벌이던 ‘투사’의 모습을 더 이상 그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당시 조치원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비상대책위원회를 살려낸 일화는 유명했던 정치인 황순덕에서 농촌 부흥운동가로 변신한 그에게 주민들이 거는 신뢰감은 크다.

 동림권역 체험관에는 운주산과 동림산이 바라보이는 쾌적한 축구장이 인기다. 
세계적으로 체류형 농촌체험관광, 이른바 ‘그린투어(Green Tour)’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첫마을에서 조치원 방향으로 달리다 홍익대 세종캠퍼스를 지나 우측 전동면 방향 구 도로를 달리다보면 기찻길 옆에 동림권역체험관 ‘아람달’(운주산로 606, 청송리 454번지)이란 건물이 나온다. ‘아람달’은 순수한 우리말로 ‘풍요로운 땅’을 의미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일반농산어촌개발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권역단위 종합정비 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1월 준공된 아람달은 도시민들이 숙박을 하면서 먹고 쉬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그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다가 지난 7월 1일부터 6개 마을 16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동림권역추진위원회가 사업을 위탁받아 ‘그린투어’에 시동을 걸고 추진위원장으로 황순덕 힐링촌장을 추대하고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뭉치면 흥하고 흩어지면 망한다. 세종특별자치시 전동면 노장리, 심중리, 봉대리, 청송리 일원 농촌마을을 ‘동림권역’이라고 한다. 운주산 옆에 위치한 동림산 을 끼고 있는 640㏊의 면적에 농경지가 280㏊, 임야가 360㏊다. 420세대 940명이 오손도손 살며 유럽의 잘 사는 농촌 마을처럼 희망을 가꾸고 있다.

뭉치면 살고 욕심내고 흩어지면 망하는 역사 인식 공동체 정신 살려야

14가지로 이루어진 산야초 비빔밥을 먹기 직전의 모습이 행복하다.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간이역인 전동역 방음벽에 2009년 세계 유명 만화가들의 야외 카툰 갤러리를 만들었고, 혐오시설이라며 피하는 생활폐기물처리시설을 유치해 인센티브로 시민스포츠센터를 건립했던 마을이다. 공동체 정신으로 모든 마을에서 혐오시설이라며 손사래를 치던 생활폐기물종합처리시설도 전동면 주민들 오히려 유치했다. 60억 원의 인센티브 중 40억 원은 주민 보상에 쓰이고, 나머지 20억 원으로 토지 8000여 평을 매입해 ‘집단농장’으로 활용 중이다. 땅을 사기 위해 농업회사법인인 전동면발전회주식회사도 설립했다. 앞으로 친환경 기업을 유치해 임대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황 촌장은 지난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세종시 청송마을 뒤웅박고을(전동면 청송리 11-3) 일원에서 제2회 세종웰촌 산야초 힐링축제를 개최해 큰 홍보효과를 보았다.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의 보도에 따라 서울 등 전국에서 오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는 힐링 1박2일 체험, 남새밭 체험, 힐링 먹거리, 즐길 거리, 직거래 장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 매년 기대되는 행사로 떠오르고 있다. 동림권역체험관 ‘아람달’에는 수십 종류의 산야초 제품이 제조되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힐링촌에서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하얀 민들레, 엉겅퀴, 와송, 곰보배추, 돼지감자, 여주 등 몸에 좋다는 산야초가 단연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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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암 투병을 거쳐 자연건강식으로 회복한 가수 방주연 씨는 ㈜힐링촌의 모델이자 산야초축제의 홍보대사다. ‘혈액형과 체질별 식이요법’의 저자이기도 한 방 씨는 혈액형·체질에 따른 레시피를 국제특허 등록하기도 했다. 지난 8월 축제 때에는 정영숙 대한민국한식협회장(약선요리가)이 축제 개막식에서 라이브 쿠킹 쇼를 선보였다.

"무리한 건의가 아니라 충분히 가능한 내용으로 반드시 할 수 있다"   

황순덕 동림권역 추진위원장 겸 힐링촌장이 이춘희 세종시장에게 건의한 <북부권 발전방향 건의(북부권 관광벨트, 6차산업)>  8개 항은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쓰레기 소각장 혐오시설 유치. 전동역 세계 60개국 만화로. 전국최초 전동면 발전회 설립. 전동면민 소유 토지 8,500평에 세종시 농민 누구나 이용할 있는 농특산물 가공공장 건립-6차산업(세척~절단~건조~분말~환~진액~잼~냉동~병조림)-전동면발전회 토지이용(광특회계~농촌자원 복합산업화 지원사업비 활용)
2. 운주산~동림산 등산로 및 동림산 산림욕장~시유지 7만 5천평에 편백나무 숲 조성 (농림사업 조림·숲 가꾸기 사업비)
3. 전동 동운정에서 운영하고 있는 3천평의 국궁장 토지(세종시 소유)에 한옥 국궁장 건립~조치원과 전동면 동호인 이용 및 전통놀이 교육장으로 활용(대전차놀이, 국궁, 가마타기, 술래잡기 등).
4. 농촌체험 관광 연계 아람달~뒤웅박 임도개설.
5.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마을별 공모사업 2억 예산 배정
6. 개미고개 및 4만 5천평 시유지에 조경수, 산야초, 농산물유통 테마공원조성(개미폐굴 지하 땅굴 모형도-안보견학지)-농림지원사업~테마공원사업비(국비 50억원 지원), 농산물 산지 유통시설 지원사업. 농촌자원 복합산업화 지원사업비 활용.
7. 1박 2일 관광코스 개발 : 고복저수지~베어트리파크~운주산성~비암사~도깨비도로~향 토박물관~염색체험~밤줍기~산야초효소담기~뒤웅박~개미고개격전지~아람달(세종시 26개 체험마을 참여)~세계 명품 세종시 견학(밀마루 전망대~중앙청사 옥상정원~중 앙호수공원) -관광버스 임차료 관광회사 지원.
8. 세종시 로고 한옥 끝 처마에 어울리는 세종시 대표음식 약선요리 개발을 위해 약선 요리 전문가 영입~김해 한옥마을 참고

최근 모 방송의 드라마 정도전에서 정도전 역할을 맡았던 배우 조재현이 한 신문에 평소 정도전이 좋아했던 맹자의 시 구절을 <나를 흔든 시 한 줄>난에 소개한 바 있다. 즉 “불위야 비불능야(不爲也 非不能也: 하지 않는 것이지,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은 한국 농촌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불가능하다고 보았던 동림권역 개발이 눈앞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황 촌장은 “인근 베어트리 파크에만 연간 80만~90만의 관광객이 오지만 머무는 시간은 고작 2~3시간에 불과하다”며 “아람달에 120명이 머물 수 있는 교육관과 숙소를 짓고, 조천에 보트를 띠우면 볼거리, 즐길거리, 사갈거리가 해결되고 최소한 하루는 즐겁게 머물고 갈 수 있는 농촌 명소 관광지가 될 것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요즘 한국에서 필요한 것이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다. 많은 곳에서 욕심만 내고 당파싸움하다가 리더를 잃고 흐지부지하여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홍순덕 같은 농촌 지도자가 많이 나타나기를 기원해본다.

동림권역추진위원회 아람달 힐링촌 사무실 전화 044-866-8226.
황순덕 추진위원장 손전화 010-5472-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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