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지킨 한국서 공부하게 돼 기뻐요"
"할아버지가 지킨 한국서 공부하게 돼 기뻐요"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2.06.2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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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용사의 손녀 캐서린, 한남대서 전액장학금 받으며 수학 중

한남대에서 수학 중인 캐서린 씨와 그의 가족. 한남대 제공
“할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지킨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아요. 한국이 하루빨리 통일이 돼 평화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금발머리에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콜롬비아 출신 여학생이 할아버지가 젊은 날 목숨을 아끼지 않고 전투를 벌였던 한국 땅에서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3월 초부터 한남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콜롬비아 보고타 출신의 캐서린 루비아노그루트(20·하베리아나대학 1학년).

그는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지만 가문과 우리나라의 인연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5월 그의 할아버지인 에드먼드 루비아노그루트(당시 34세) 육군 대위는 본국에서 두 번째 파견대에 편성돼 유엔 참전군으로 우리나라 땅을 밟았다.
같은 해 9월 에드먼드는 작전명 ‘Barbula’, ‘Dale’, ‘Old Baldy’ 등에 투입돼 치열했던 전장을 누볐다고 한다.

에드먼드 씨는 이듬해인 1953년 콜롬비아로 무사히 돌아갔고, 1969년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에드먼드 씨는 생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싶어했지만 1987년 6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에드먼드 씨의 인연이 캐서린 씨에게 이어진 데는 한남대가 만든 특별한 ‘한남 유엔장학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장학금은 한국전쟁 때 군사지원국과 의료지원국으로 참전한 21개 국가의 한국대사가 추천하는 학생 가운데 매년 2명을 선발해 한국어학당에서 1년간 한국어 수업을 받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통과한 뒤 학부생으로 입학할 경우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

한남유엔장학금 수혜자로 선정된 캐서린 씨는 지난 3월부터 한남대 한국어학당을 다니고 있으며 학부 편입을 준비 중이다.

김형태 총장은 “UN참전국의 후손들이 한남대에서 공부를 하도록 돕는 일은 국제사회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신뢰와 감사를 전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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