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뭐가 선진국인가
도대체 뭐가 선진국인가
  • 강수인
  • 승인 2014.07.08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수인의 생활 속 이야기]미국의 운전면허시험에서 배우는 교훈

 

   어린이도서관에서 초등학교 6학년부터 시작한 영어동화책 읽어주기(일종의 구연동화) 봉사활동이 이제 3년째가 되어간다.처음시작할 때 멋적던 표정이 이젠 자기생활의 일부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양심이란 것도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요즘은 뉴스 특보와 속보에 더 익숙한 거 같다.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안고 있었던 문제들이 하나 둘씩 표면에 떠오르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크고 작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장관이나 총리에게 책임을 묻는 분풀이식 해결방법도 거의 판박이에 가깝다. 하지만 사람을 바꿔서 해결될 일이라면 소위 사회문제라고 하는 축에도 끼지 못할 것이다. 더군다나 그런 문제는 조직이나 법을 바꾼다 해서 쉽게 해결될 일도 아니다.

 

사회문제는 결코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 개인 하나 하나가 모아져서 어느 정도의 추진 동력이 생길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상 누군가가 감시하고 있지 않으면 불편함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제도 그랬는데, 그렇게 살아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는데 하면서 이상한 집단주의와 군중 심리에 빠져 양심을 저버린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사회문제는 더 커지고 심각해지기 마련이다.

소위 대세를 무시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 남이 보지 않는 데서도 법과 질서를 지키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그런 바보는 적고, 대세를 쫒으면서 눈치껏 처신해서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능력자가 주류를 이루다 보니 세월호 침몰사고와 고성 GOP 총기사고와 같은 세계인이 주목하는 대형 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그 와중에 총리 후보자 2명이 자진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로 다른 길을 살아온 사람들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한 때 잘 나갔던 사람이 자기 논리에 당했다는 점이다. 안모 후보자는 법의 논리에 의해 당했고, 문모 후보자는 언론의 속성에 당했다고 한다. 법조인 이든 언론인 이든 출신 성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대중의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사회의 양심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보스럽게 보일 만큼의 우직함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어른이라면 적어도 갖추어야할 기본이다. 나라를 이끌 큰 그림과 실천력도 물론 갖추어야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세를 쫒는 게 아니라 대세를 거스르더라도 자기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이 행동할 수 있는 용기다. 지식과 능력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양심이라고 하는 보통 가치에는 큰 차이가 없다. 양심은 대개가 공감하는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아이가 사랑의 도시락을 싸는 자원봉사 활동의 모습이다. 처음엔 학교 자원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것이 이젠 자연스러운 모양이다. 뭐가 되었든 습관이 중요한 것 같다. 올바른 것도 말로만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고 해보면 습관이 되고 그것이 양심의 잣대가 되는 것 같다.

우리도 이제는 사람을 바꾸고 법과 제도를 뜯어 고치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바보 같은 이웃사람이 늘어갈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본다. 잘못한 것을 잘못이라 인정하고 누가보든 말든 양심껏 행동하는 평범한 이웃이 많아질 때 사회문제는 하나 둘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요란하고 호들갑을 떨며 무슨 캠페인이나 벌이자는 얘기가 아니다. 간단하다. 양심껏 행동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운전면허시험을 볼 때의 일이다. 처음 미국의 교통법규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안전이라고 하는 잣대가 법규와 주행시험의 기준이라는 얘기는 들었다. 비보호에서 멈추고, 제때 깜박이 등 켜고, 속도는 지키는 등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했다. 합격 통보와 함께 베스트 드라이버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던 경찰관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보처럼 운전해서 다른 운전자로부터 경고도 많이 받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운전이라면 눈감고도 할 수 있다고 자신하던 많은 사람들이 미국 운전면허시험에서는 두세 차례 낙방의 쓴맛을 보는 경우를 자주 봤다.

법과 제도에 앞서 언제 어디서든 원칙이 존중받고 양심을 지킬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지식과 요령이 판을 치거나 대세에 맞춘 행동과 대세에 따르는 사람이 더 이상 존경받는 사회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벌써 세월호 사고의 교훈이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강수인대전출생,대전여고,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졸업,우송대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우송대 Culinary MBA 석사, 박사과정,전)침례신학대학 영양사,전)카페 어니스 대표(창업),전)대전보건대 외래교수,현)우송대 외식조리학부 초빙교수,KBS, 아침마당(대전)패널 출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