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사회, 이룰 수 없는 꿈인가
[강수인의 생활 속 이야기]빨리 빨리문화가 선진문화?
2014-04-20 강수인
세
흔히 외국인에게 한국 사람에 대해 떠오르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열심히 일하는, 노란피부, 상급자의 권위주의, 자기표현과 매너의 부족, 외국인에 대한 친절성 결여 등의 답이 돌아온다고 한다. 사회를 위해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을 보면 받아들이기는커녕 "당신은 한국인 아니냐"며 면박을 주고 자기 방어와 합리화하기에 바빠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고유성과 장점은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고 더 좋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에 배움과 개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발전을 통해 똑같은 실수를 번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작년 일이라고 억지를 부릴 수 있는 고등학생들의 태안 해양수련회 참사 사건은 그렇다 치더라도 경주 리조트 붕괴사건이 있은 지 얼마인가? 그런 사건들이 운이 없어서 일어난 일이라고, 내 가정과 관련된 사람이 없다고 외면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그런 날의 연장에서 바로 4.16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학생 자녀를 둔 부모 마음은 무겁기 그지없다. 1년에 한 두 번씩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수련회가 있으면 철없는 아이는 "학교에 남아있는 게 싫다"며 간다고 응석을 부리고 안전에 확신은 없지만 설마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1박 2일 또는 2박 3일을 허락할 수밖에 없다. 또 아이들이 떠난 뒤에도 연락오기만을 기다리고 안전하게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마음은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다. 수련회를 통해 얻는 것도 있겠지만 그 무엇도 아이들의 안전보다 우선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사건이 일어나면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말은 여기저기서 많다. 하지만 일시적 충격만 있을 뿐 제도적·문화적 국민 개혁은 없다. 학교를, 정부를 바꿔야 한다고 하면서도 ‘나를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4.16 여객선 참사의 원인은 차차 밝혀지겠지만 그 중에 우리의 빨리빨리문화도 원인이라면 원인이라고 말하는 언론도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여객선 침몰사건에서 정말 세계가 놀란 것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선장의 이기적인 모습에 있다. 영화 타이타닉에서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후진 문화를 보여준 충격적 사건이었다. 필
| 강수인, 대전 출생, 대전여고, 충남대 졸업, 침례신학대 영양사, 미국 미주리주 콜럼비아 시 2년 거주, 미용사 자격증 취득 후 노인복지관, 군부대 봉사활동 eskang21@hanmail.net |
비용이 더 들더라도 당장은 손해보는 것 같겠지만 조금만 멀리 보면 돈보다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처음처럼, 아는 것도 익숙한 것도 다시 확인을 거듭하는 안전한 사회가 절실해지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