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에게 독촉장 보내는 '중부 방송'

티브로드 중부방송, 시청료 체납없는 고인에게 이번에는 채권추심

2012-06-01     김기완 기자

‘죽은 자에게 독촉장 보내는 방송국’

연기군에 사는 김모씨 가족들은 지난 달 21일, 황당한 일을 당했다. 돌아가신 아버지 앞으로 시청하지도 않는 천안 t-broad 방송국의 채권 추심단에서 보낸 독촉장이 날아온 것이다.

“보지도 않는 방송인데 돈을 내라고 처음에 청구서가 날라 왔어요. 그것도 어이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독촉장을 고인 앞으로 보냈네요. 더구나 청구서가 왔을 때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어요. 황당하고 불쾌합니다.”

지역방송에서 전산 오류로 가끔 잘못된 청구서가 전달되기도 하지만 이번은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당사자가 직접 해명하고 방송국에서도 납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일이 오히려 악화되어 반복된 점을 지적했다.

천안과 세종시를 권역으로 운영되는 케이블 TV인 ‘티브로드 중부방송’이 최근 연기지역 주민들에게 무작위로 시청료 납부 청구서를 발송한 사실이 밝혀져 고객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더구나 독촉장 뒷면에 ‘이미 납부하신 경우 정중히 사과드리며 서면을 폐기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어 고객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가 있을 경우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면서 고객 불편을 무시한 문구라는 것이다.

연기군 조치원읍에 거주하는 김모씨와 가족들은 중부방송을 시청하다 인터넷방송으로 프로그램을 교체했다. 자연스레 중부방송은 끊기게 됐고 모든 요금도 완납한 상태였다. 그러나 방송사 측에서 요금 청구는 몇 달 째 계속됐다. 그 사이 가입자 김모씨는 사망했다.

김모씨 자손들에 따르면 “중부방송은 아빠가 살아 계실 때 보셨는데 돌아가신 후에도 요금 청구서가 계속 나왔었다” 며 “모든 요금을 정산했으니 청구서를 보내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계속 오다가 이번에는 고인 앞으로 독촉장을 보냈다” 고 말하면서 어이없어 했다.

또, 사무실을 개설하면서 시설비를 지급했던 이모씨(48, 연기군 금남면 용포리)도 시설비 중복 청구로 방송국 측에 항의를 한 후 환불을 받는 등 중부방송의 고객관리에 문제점이 주민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중부방송 한 관계자는 "죽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아 청구서를 보냈다" 며 "필요하다면 주민등록증 사본을 가져와서 확인시키면 내보내지 않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