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고, 대학 진학 대박 사고낸다

서울대 17명 지원에다 고려대 수시 1차 9명 합격 등 대박 예고

2013-10-27     김중규 기자

세종고가 아무래도 올해 큰 사고를 칠 것 같다.
그 사고는 ‘진학 대박 사고’다.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어 세종고의 대박 사고는 시기만 남겨놓고 있다. 시기는 바로 11일 남은 내달 7일 대입 수능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3월 조치원고에서 ‘세종고’로 교명을 바꾼 뒤 특별자치시에 걸 맞는 명문고 프로젝트를 시작, 그동안 서서히 효과가 보여 오다가 올해부터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명문고 기준에는 인성교육도 있지만 계량화가 쉽지 않아 명문대 입학이 통상적인 기준이 되고 있다.

10월 현재 세종고의 대입 수시합격자는 고려대 9명, 중앙대 8명을 비롯한 8개 대학에 모두 31명. 일부 대학에서 합격자를 발표했다는 점은 감안하면 적지 않는 숫자다.

문제는 주요 대학 지원 현황이다. 최상위 학생들이 지방 국립대 한두명 가던 과거 상황과는 딴 판이다. 서울대에 무려 17명이 지원했다. 연세대 9명, 카이스트 3명, 포스텍 2명, 의대 4명, 사관학교 21명, 성균관대 16명 등 132명이 서울지역 4년제 대학에 원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다가 사범대, 교대 등 지원자 8명을 더하고 지방대학 지원까지 보태면 엄청난 진학률이고 명문대 지원이다.

물론 지원이 곧 합격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발표한 고려대를 보면 어느 정도 점칠 수는 있다. 인문 4명, 자연 9명 등 모두 13명이 지원해 1차 9명이 합격했다. 이 가운데 대학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수능에서 갖추게 되면 최종 합격이 된다.

또, 성적 우수 학생들이 명문대를 중복 지원한다는 점도 아직은 변수로 남아있다. 그렇더라도 세종고에서 서울대 17명 등 서울지역 대학을 포함해서 140명을 지원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박’이다. 인문계 161명, 자연계 118명 등 3학년이 279명이어서 올해 대학진학률과 명문대 입학은 ‘세종고=신흥 명문고’라는 등식을 만들어 줄 것이 틀림없다.

세종고의 수능 대박은 ‘춘파’(春播)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올해 ‘대박’을 예고하지만 무엇보다도 2008년 기숙형 공립고 지정이 좋은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다가 ‘학문을 갈고 닦는다’는 의미로 명명된 기숙사 ‘연문학사’ 2동을 건립하고 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세종고의 좋은 학습 여건을 적극적으로 홍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한 것이 ‘씨뿌림’이 되었다. 특히, 2011년부터 솔누리반을 편성하고 국어, 영어, 수학 전담교사를 배치운영하면서 솔누리반 학생 전원에게는 기숙사 생활을 하도록 지도한 점이 성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2008년 기숙형 공립학교 선정 후 첫 졸업생이 나온 2년 전부터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명문대 입학생이 배출되기 시작, 가능성과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해는 서울대 3명, 연세대 2명 등 중복합격자 포함 4년제 288명, 2년제 150명, 직업학교 11명 등이 진학했다.

장영훈 세종고 교감은 “기숙형 공립고와 자율고로 지정이 전국 단위 학생 모집을 가능케 해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었던 게 주요 원인"이라며 "올해는 좋은 대학은 물론 많은 학생들이 대학 진학하는 신기원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고의 신흥 명문고 도약은 예정과 잔여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교육의 균형 유지 가능성을 제시한데다가 연기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