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꿩고기, 만두의 질펀한 맛

[박경자의 미각기행]청강촌...세종시 유일의 꿩요리 전문점

2013-10-01     박경자 기자

세종시에 꿩요리 전문점이 있다.
행복도시에서 조치원 쪽으로 가다보면 봉암리 농협 뒤편에 1층 기와집이 있다. ‘청강촌’이라는 간판만 없다면 여느 집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식당 같지 않는 일반주택 모습을 띠고 있다.

이 집에서 세종시 유일무이한 꿩요리를 전문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꿩요리 집 ‘청강촌’은 시원한 국물과 희소성 등이 겹쳐 한번 쯤 가볼만한 집으로 식도락가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더구나 세종시에서는 이 집에서만 꿩을 식재료로 음식을 하고 있어 품위 있는 손님을 대접하거나 독특한 음식을 찾는 고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예전에는 해가 바뀌면 떡국에 꿩고기를 넣고 끓인 음식을 수라상에 제일 먼저 올렸다. 그 만큼 귀하고 격식 있는 자리에서 먹는 음식이다. 또, 제사, 혼례 또는 감사를 표사하는 음식으로 많이 사용되기도 했다.

세종시 연서면 봉암길 146-15번지에 있는 ‘청강촌’은 꿩 샤브샤브와 한방백숙, 토끼탕이 주 메뉴이다. 집이 주택가 깊숙이 들어서 있어 농협 주차장 옆 샛길을 찾지 못하면 길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곳에 주인은 박흥례씨와 강옥녀씨로 1978년 이곳에 정착, 꿩요리 전문점을 18년째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꿩을 약 2만 마리 정도 사육했으나 단가도 맞지 않고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이제는 남원에 한 농가와 계약 재배로 꿩을 공급받고 있다. 예약이 들어오면 남원에서 공수해서 기르는 꿩을 바로 잡아서 요리를 한다. 그래서 신선도가 좋다는 게 먹어본 사람들의 평가이다. 한 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대표 요리는 꿩 샤브샤브이다
몇 년 전 충주 근처 식당에 갔더니 꿩요리집이 즐비해서 꿩만두와 샤브샤브를 먹어본 적이 있다. 일단 그 맛보다 더 진하다는 게 필자의 느낌이었다. 밑반찬은 여느 집이나 다름없이 깔끔하면서 정갈했다. 안주인의 손맛이 곁들어져 더 맛이 있었다고나 할까.

버섯과 각종 야채를 듬뿍 넣어 우려낸 육수에 얇게 포를 뜬 꿩고기 가슴살을 살짝 데쳐서 먹는 게 바로 샤브샤브이다. 소고기는 조금 데침이 많아도 괜찮지만 꿩은 정말 적절한 시간을 지켜야 본래의 맛을 살릴 수 있다. 조금 지나쳐버리면 질기고 뻣뻣한 맛을 보아야 한다. 안주인에게 어느 정도 데쳐야 하는 지 반드시 물어보고 먹는 게 좋은 꿩요리를 먹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꿩이 주는 특유의 텁텁하고 담백한 맛이 났다. 안주인이 직접 재배하거나 싱싱한 것만 골라서 마련한 반찬이 꿩요리와 더해져 한결 그 맛을 더해주었다. 꿩 샤브샤브에 이어 나오는 것이 바로 꿩 만두이다. 만두 속에 꿩고기를 넣어 직접 손으로 만든 만두피로 감싼 요리는 샤브샤브에서 우러난 국물과 함께 뒤섞이어 또 다른 맛을 주었다.

작은 변화지만 식재료의 차별성이 맛으로 까지 연결되었다. 절대 미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는 그런 요리였다. 꿩요리는 여름보다 겨울철에 제 맛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제부터 제 맛을 볼 수 있는 계절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꿩은 산란기가 5~8월로 부화 뒤 6개월 이상 키운 시기가 11월 이후가 맛이 좋은 이유다. 꿩 한마리를 잡아 가슴살은 회 한 접시로 나오고, 뼈는 육수에 한약재와 갖은 야채를 넣어 나온다.

꿩요리를 맛있게 난 다음 청강촌 앞 마당을 꼭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깥주인이 정성들여 만든 꽃과 수석, 분재 등이 한데 어우러져 정말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고 있다. 작은 규모지만 모양새 있게 꾸며놓았다.

주소 : 세종시 연서면 봉암길 146-15, 전화 : 044)867-6666, 영업시간 : 오전 11시~밤 10시, 좌석수 : 40석, 주 메뉴 : 꿩샤브샤브, 꿩 도리탕, 토종백숙, 토끼탕(겨울메뉴), 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