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원한다면…” 세종시갑, 이춘희 전 시장 등판 가능성

불출마 의지 견지한 12월과 달라져… 민주당 인사들 ‘위기’ 강조한 듯 “세종시 의석, 다른 당에 내주면 안 돼… 선대위원장 맡으라 해도 수락” 민주 중앙당, 전략선거구로 15일 지정… 경선 없는 전략공천 길 열려

2024-01-16     류용규 기자
윤석열정부가

홍성국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세종시갑 선거구를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전략선거구로 지정한 가운데, 이춘희 전 세종시장의 국회의원 총선거 등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총선 불출마 의지를 견지했던 이춘희 전 시장도 “(민주)당에서 원한다면…”이라며, 생각이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이춘희 전 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세종시갑 선거구에 전략공천을 한다면 받아들일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뭐 그런 상황이라면 따라야 하지 않을까…. 그런 것까지 막아놓을 필요까지는 없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홍성국 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세종시갑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위태롭게 됐다는 민주당측 인사들의 진언에, 이춘희 전 시장이 연말연시를 전후해 생각을 바꾼 것으로 관측한다.

이 전 시장은 “정당은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라고 강조한 뒤 “특히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든 도시이다. 그런 세종시에서 국회 의석을 다른 당에 내준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적합한 (다른)후보를 찾아낸 다음, 선대위원장 같은 자리를 맡아 달라고 한다면 그런 역할로도 기꺼이 뛸 생각”이라며 “민주당이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만약 전략공천이 나오게 되면 따라야 하는 게 당원의 도리이지만, (민주당)후배들하고 경쟁하면서 (출마)하고 싶진 않다. 지금 현재 제가 선거 준비를 하는 것도 없다”고 했다.

최근 근황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일주일에 2~3일정도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특임교수로 출근해서 일을 보는 것 외에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고 밝히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보러 다니는 등 여유롭게 지내고 있다. 40여년 공직생활 후 처음으로 2년 가까이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성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세종시갑에 강원도 원주 출신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의 출마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광재 전 총장은 내심 강하게 원하던 서울 종로구 출마를 포기한다고 페이스북에 밝히기 전까지 “일각에서 거론하는 세종시갑은 생각이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중앙당은 지난 15일 자당 현역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선거구와 현역의원이 탈당한 선거구 17곳을 전략선거구로 선정했다.

민주당의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략선거구는 경선 없이 단일 인물을 특정해 전략공천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4년 전 2020년 총선에서 홍성국 의원이 세종시갑에 전략공천 됐고, 이 바람에 세종시갑 출마를 원하던 강준현 의원은 세종시을 선거구로 옮긴 다음 경선을 치러 본선 후보로 결정된 바 있다.

15일 발표된 민주당의 전략선거구 17곳 중 충청권에 속하는 선거구는 세종시갑을 비롯해 대전 서구갑, 대전 유성구을,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충남 천안시을 5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