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밭

[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 가만히 지나는 관계에도...

2023-02-27     강신갑

억새밭

 

가만히 지나는 관계에도

인사 없이 보내지 않으나

거스르는 건 베이고 만다

 

세풍에 부절 흔들리고

온종일 쉬지 않고 읍해도

소리 내어 울지 않는다

 

땅거미 살짝 은은한 저녁

머리 허연 억새와 나는

맞닿은 이마 기대선다

 

향연 몽실몽실 펴 드리운

공도 옹도 말 잊은 고요

붉히는 상련 눈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