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심이흑염소, "먹어보면 또 먹고 싶어요"

[미각기행] 세종 남부지역에 들어선 흑염소 전문 요리집 대전에서 18년간 경험으로 부드럽고 깊은 맛 내는 맛집

2022-10-05     박경자 기자

보신탕이라면 '멍멍탕'을 먼저 떠올렸는데 최근에는 식도락가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삼계탕이나 장어, 그리고 흑염소탕이 대세가 되고 있다. 식용 개고기 문화가 장년 이상 연령층에게는 아직 남아 있지만 반려견 세대에는 혐오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세종에도 과거 번성했던 멍멍탕 집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대신 흑염소 요리집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세종 남부지역에 흑염소 보신탕집이 올해 초 하나 생겼다. 바로 세종시 금남면 두만리에 개업한 ‘순심이 흑염소’다.

‘자연 발효 음식, 정성으로 만들다’라는 문구를 명함에다 써놓고 흑염소 요리를 그야말로 오랜 경험과 정성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18년째 주방을 지키는 이 집 주인 백정효씨는 “흑염소를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손님을 맞고 있다”며 “발효 음식을 많이 만들어 깊은 맛을 내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대전 유성구 노은동에서 흑염소 전문집을 오랫동안 운영한 경험을 고스란히 세종으로 옮겨와 염소 특유의 노린내가 나지 않고 부드럽고 껄쭉한 맛을 탕에다 담고 있다.

“냄새를 어떻게 제거했느냐”는 말에 “비법 공개 불가”라며 살짝 웃었다.

순심이 집에서는 염소탕, 수육, 전골 등이 주요 요리 메뉴이다. 탕은 고기 살이 부드럽고 부추와 푸성귀를 넣은 후 상당기간 우려낸 국물에 끓여 정말 깊은 맛이 났다.

개고기를 즐겨먹던 식도락가라면 대체 식품으로 충분했다. “개고기처럼 부드럽다”는 게 함께 시식한 사람들의 평가였다. 전골 역시, 같은 맛이었다. 다만 고기량이 많고 국물이 끓이는 과정에서 시각 효과가 맛을 더해주고 있었다.

수육은 부추 위에서 데워서 먹게끔 뱃살만으로 구성했다. 그런 만큼 고기는 식감이 좋고 씹는 과정에서 입안에서 부드럽게 움직였다. 약간 고기가 풀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순심이 흑염소 집은 특징은 발효식품이었다. 정갈한 반찬이 전부 백정효씨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곰삭은 깻잎과 감 장아치에다 연잎, 새송이, 무말랭이, 호박 등 무려 16가지 반찬이 함께 나온다.

그 맛도 맛이지만 주방을 책임지는 백정효씨가 시간이 날 때는 손님상을 찾아와 ‘이건 어떻고 이렇게 만들었고...’ 등 조근조금 설명을 해준다. 그러니 더 맛이 있었다. 하드웨어에 소프트를 더해주면서 효과가 배로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양념이

지난 5월 문을 연 초창기에는 손님들이 점심시간에도 듬성듬성 있었지만 5개월이 지난 후 입소문이 났던지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고 있었다. 음식은 기본적으로 맛이 있고 홍보를 잘해야 시너지 효과가 있다. 이 집은 그럴 것 같았다.

마당과 마을 도로변에 주차가 가능하다. 주차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두만리에 위치해 여유있게 시간을 갖고 찾아오면 좋을 것 같다.

수육
깔끔한
실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