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 고속버스, “조치원 경유하면 안 되나요”

세종터미널~서울 강남행 1일 98대 vs 조치원터미널 하루 5대뿐 반곡동 연구단지 경유는 15대… 조치원읍 경유 시 소요시간 비슷

2022-01-21     문지은 기자
세종터미널에서

세종시에서 서울로 가는 교통수단 중 하나인 고속버스 배차 횟수가 세종 신도시(행복도시)에 비해 구도심이 현저하게 적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조치원읍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서울 강남 경부터미널까지 운행하는 고속버스 시간은 오전 7시 20분 첫차를 시작으로 3시간 간격으로 하루 5회에 불과하다.

반면 대평동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월요일 기준 오전 5시 16분에 첫차가 출발하며 시간당 3~9회까지 총 98회가 운행한다.

이 중 15회는 반곡동 국책연구단지를 경유하고 83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차해, 동지역 주민은 가까운 정류장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반곡동 국책연구단지와 정부세종청사에 출퇴근이나 출장수요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배차 불균형으로 인해 읍면지역 주민이 고속버스를 타기 위해 동지역으로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기 위해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조치원읍 주민 김 모씨는 “조치원 버스터미널의 배차 간격이 너무 넓다 보니 아예 세종청사 터미널을 주로 이용하게 되었다”며 “세종청사로 오기 위해서는 노선버스를 이용하는데, 대기시간까지 40분은 족히 걸린다”고 말했다.

고려대 조치원캠퍼스에 다니는 강 모군도 “집이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근처라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학교 수업시간과 잘 맞지 않아 기차를 이용하게 된다”며 “시간당 한 대라도 운행하면 고속버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고속버스에 대해서는 세종시에서 관리 권한이 전혀 없고 터미널만 관리하고 있다”며 “고속버스 회사의 관리 권한은 주 사무소가 있는 소재지의 시·도지사에 있고, 노선은 국토교통부 인가 사항”이라고 밝혔다.

각각 조치원읍과 세종시를 모두 오가는 고속버스 회사 관계자는 “조치원 노선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도 흑자 노선은 아니었지만 코로나 이후 등하교 하는 학생이 없다 보니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며 “만약 세종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조치원에 경유하게 되면 서울 도착시간이 길어져 고객이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조치원은 세종시 북쪽에 위치해 서울을 가기 위한 길목에 위치한다.

지금은 고속버스 노선이 워낙 적어 조치원과 전의·소정면 등 북부권에서 서울을 가기 위해서는 조치원역이나 오송역에서 열차나 KTX 고속열차를 주로 이용한다.

황순덕 세종균형발전연구원장은 “세종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의 일부를 조치원~고려대 앞~홍대 앞을 각각 정차 경유해 고속도로 풍세IC로 진입하면 소요시간 차이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실효성이 없는 조치원 고속버스터미널 출발 고속버스를 없애고, 고려대와 홍익대 등 경유 노선을 일부 증설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