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행정 세종시에 주민들 '분통'

전의 관정리 일대 폐수 방류, 물고기 죽고 벼 말라 죽어

2013-06-15     곽우석 기자

전의 산업단지 폐수 유출로 인한 농가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세종시의 늑장 대처에 피해 농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더구나 주민들이 폐수 방류로 인한 피해를 세종시에 신고를 했으나 오염된 물이 농수로 이용되면서 벼가 고사한 후에야 뒤늦게 대책 마련에 들어가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시 전의면 관정리 전의산업단지 주변 논 5만㎡에 심은 벼가 지난 10일을 전후로 말라 죽어 세종시가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전의산업단지 옆을 흐르는 북암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주민들은 이 사실을 세종시에 신고했으나 벼가 고사한 후에야 현장 조사를 하는 등 뒷북행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벼가 말라죽자 세종시에서는 12일 전의산단 폐수종합처리장 폐수방류시설 가동을 중지하고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관정리 일대 주민들은 “최근 북암천의 물을 이용하여 모내기를 했으나 벼가 말라죽는 피해를 입었다”며 “북암천에 물고기가 죽었을 때 세종시에 신고했으나 뒤늦게 조치를 취해 피해를 키웠다”고 비난했다.

세종시는 산업단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폐수 배출허용기준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산업단지 입주업체 중 폐수처리장으로 폐수를 내보내는 업체는 총 10개 업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폐수종말처리장 방류수와 하천수를 채취해 연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으며 결과는 다음 주 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폐수종말처리장의 한 관계자는 “폐수처리를 하는 폭기조의 미생물이 지난달 20일과 이달 6일 쯤 데미지를 입어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유출됐다”고 말해 폐수시설의 문제로 인해 규정치 이상의 오염물질이 자주 유입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폐수종말처리장은 세종시가 입주업체 대표자들로 구성된 전의산업단지 운영협의회에 관리를 위임한 상태로 금강환경(주)이 위탁관리하고 있다. 이날 금강유역환경청에서도 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을 방문,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한식 세종시장은 14일 전의면 관정리 전의산업단지 인근 피해 농가를 방문, 철저한 진상파악 및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또, 민주당 세종시당은 긴급논평을 내고 “이번 사태는 폐수 방류 사고가 발생한 지 수 일이 지나는 동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는 늑장대응으로 피해를 더욱 키운 것”이라며 “전의산업단지 내 폐수종말처리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와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