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노조, 세종시 교육감실 점거농성...교육청 출범 이래 '처음'

교육복지사 4명, 최교진 세종교육감과 대화하다 교육감실 점거 '임금인상' 등 처우개선 요구...14일 단체협상 관철 위해 '밤샘농성' 물리적 충돌은 없어... 민원인들 놀라, 교육청 직원들 안타까움 표시

2021-01-12     문지은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교육복지사들이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세종시교육청 교육감실을 점거했다. 2012년 7월 1일 세종시 출범 이래 최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세종지부 조합원들은 12일 오후 2시쯤 세종교육청 주차장 쪽 후문앞에서 “차별 확대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세종교육청 직원들은 청사 정문을 제외한 외부 출입문을 봉쇄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 사태로 한동안 세종교육청에 업무를 보러 온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협상중인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일원으로, 14일 오후 2시에 있을 교섭협상을 앞두고 최교진 전국시·도 교육감협의회 회장(세종시교육감)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이 시위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여한 홍성관 학비노조 조직국장은 “교육복지사는 전일근무를 하지만 3년째 임금이 동결중”이라며 “14일 교육부·시·도교육청을 상대로 단체협상이 예정되어 있어 밤샘농성으로 우리 주장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요구안은 ▲14일 단체협상에 교육복지사 임금협상 포함 ▲단체협상 시한을 제한하는 독소조항 철폐 등이다.

앞서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2020년 임금교섭이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전국 시도교육청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 직종 총파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면담투쟁에 돌입했다”고 사회관계망을 통해 밝혔다.

이들은 오후 5시 반쯤 최교진 세종교육감과 면담하고 "교육감협의회장인 본인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며 부회장인 경남교육감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당지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교육감실을 점거한 교육복지사 4명은 협상이 시작될 때까지 점거농성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교육청 직원은 “노조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매번 시위로 주장을 관철시키려 해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대화로 잘 풀어가기를 바란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학원 관련 민원처리를 위해 세종교육청에 온 한 민원인은 이날 집회와 농성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학부모인 김 모씨는 “오죽 답답하면 추운 날씨에 시위와 농성을 하겠냐”면서도 “학생들이 바라보는 배움의 현장인 만큼 대화와 타협으로 잘 풀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세종시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점거농성과 관련해 최 교육감과 면담이 진행됐고 교육감과 교육청 측에서 점거농성을 용인한 상황이라 별다른 법적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