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짜리 다완 보셨나요

법심스님 평생 수집한 다완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17일까지 전시

2013-04-16     김중규 기자

“5억원짜리 다완(茶碗)보셨나요.”

시가 5억원, 3억원, 1억원, 그리고 값을 매길 수 없는 찻사발들이 한꺼번에 전시되고 있다. 작은 사각 공간에 배치된 다완의 금액만 해도 ‘9억원+α’다.

세종시 초청 법심스님의 찻사발 전시회에 나와있는 작품을 얘기한다.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인생·우주를 담은 법심스님 소장 찻사발 전시회’에는 고가와 희소가치가 있는 다완에다 관음요 김선식 사기장의 작품 등 450여점이 선을 보이고 있다.

경북 영천 청하사 법심스님이 전국 각지를 돌며 평생에 걸쳐 수집한 찻사발들이 은근과 끈기를 자랑하는 한민족의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관람객을 맞고 있다.

고가이어야 반드시 좋은 다완은 아니지만 일단 중간 중간에 놓여있는 품격 높은 그릇은 금액으로 1천만원에서 5천만원을 훌쩍 넘어 찾는 이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5억원짜리 그릇과 바로 옆에 전시된 3억원짜리, 그리고 값을 알 수 없는 고려시대 그릇은 돈의 가치를 잠시 잊게 할 정도로 높은 가격이 쓰여져 있다.

값이 비싸서 그런 지 은은함과 질감있는 다완의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저 잔에 풋풋한 차를 마셨으면...”하는 욕심을 생기게 한다. 찻사발은 형형색색으로 종류별로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다.

입구에서는 시음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곱게 차려입은 한복 미인들이 우려주는 차 한잔은 정성과 함께 녹아들면서 마음을 침잠으로 몰아 넣는다.

내일까지 전시를 하지만 마음에 여유를 갖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세종문화예술회관으로 달려가라고 권유하고 싶다. 여유와 넉넉함, 그리고 다완의 아름다음이 함께 있다.

법심스님은 “우리나라 다완이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가 국보로 지정된 현실이 안타까웠다” 며 “우리나라 다완의 우수성을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평생동안 수집에 나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