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용골 농장가든, "참숯 오리 훈제, 일품입니다"

[미각기행] 세종시 장군면 은용골에 위치한 20년 된 농장가든 직접 기른 채소로 정갈한 반찬 만들고 훈제와 궁합 맞추는 곳

2020-07-07     박경자 기자

맛있는 참숯 훈제 오리는 ‘은용골 농장가든’에 가보세요.

참숯 특유의 좋은 향기가 나오면서 쫄깃쫄깃하다 못해 다소 딱딱하기까지 한 오리 훈제가 시골의 고즈녁한 산세와 어울려 맛집의 품격을 더해주는 곳이 있다.

세종시 장군면 은용2길 71에 위치한 은용골 농장가든. 이 맛집은 한번가면 다시 꼭 찾는 음식점이다.

대표 음식은 참숯 오리 훈제. 그리고 단호박 찰밥과 돼지 석갈비.

이 가운데 참숯으로 새벽부터 2시간 동안 초벌구이를 한 오리훈제는 가장 많이 찾는 요리로 기름이 쏙 빠진 상태에서 껍질은 조금 딱딱하지만 속은 부드러워 먹기에도 좋다. 식감에서도 그렇고 뒷맛이 오랫동안 입안에서 남아있을 만큼 맛갈난 음식이다.

‘참숯의 은은한 향기와 어우러진 오리한 점 맛이 이색적이었고 그 맛에 반했다’고 한 블로거가 후기에서 기록할 정도로 훈제 오리 중에서도 독특한 맛을 자랑했다.

은용골에서는 하루 주문량을 추산해 새벽에 초벌구이를 해 50분 전에 만 전화를 하면 준비가 가능하다. 서너시간 전에 주문을 해야 하는 오리 진흙구이와는 달리, 초벌구이를 했기 때문에 만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단호박 영양밥은 음식을 눈으로 먹는다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붉은 색 호박 살을 옆으로 펼치면 가운데 찰밥과 함께 한송이 꽃을 식탁 위에 올려 놓은 것처럼 화려했다.

영양밥은 대추, 해바라기 씨앗, 밤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특유의 향과 맛을 내면서 호박의 단맛이 살짝 배여 색다른 맛을 냈다. 맛 감정 차 참석한 지인들은 한결같이 ‘좋다’는 말로 칭찬했다.

은용골 농장가든 음식은 전반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다는 게 특징이었다. 샐러드에 살짝 얹은 당근 소스도 그랬고 단호박 영양밥, 그리고 각종 야채로 만든 샐러드와 총각김치, 장녹 나물무침 등은 은은하면서 오래가는 뒷맛을 주었다. 해파리 냉채, 잡채, 김치 등등 다 그랬다.

이 집의 식재료는 모두 주인 김재희씨가 바로 앞에 있는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이다. 은용골 농장가든 서쪽으로 약 3백여평의 텃밭이 식재료 공장이였고 그곳에는 호박, 고추, 상추 등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었다.

대표음식인 오리 훈제를 먹고 영양밥 대신 잔치국수를 찾는 단골도 많다. 영양밥도 좋지만 잔치국수는 양도 많지 않아 오리 훈제의 후식으로도 추천하고 싶다.

마지막에 나오는 건 은용골표 식혜였다. 그걸로 입가심을 하면 한끼의 식사는 아주 훌륭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주인 김재희씨는 장군면 토박이로 이곳에서만 20년째 은용골을 운영하고 있다. 은용골이라는 지명이 말해주듯이 골짜기 초입에 위치해있지만 단골도 많았고 발품을 판 이상으로 맛으로 되돌려 주는 음식점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기름끼
은용골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