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세종시 상가, 한방으로 해결할 묘수는 없다

[현장에서 보는 부동산]<하>애물단지된 세종시 상가 해결책은 관계기관, 시민, 기업 등이 머리맞대고 경기활성화대책 마련해야

2020-02-04     김중규 기자
행정중심복합도시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던 세종시 상가가 애물단지가 됐다. 상당수 정년 퇴직자들의 노후 생활을 대비한 투자가 오히려 퇴직 후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텅 빈 상가로 인해 일부에서는 임대 무료 계약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은행 돈을 빌린 상가주인들이 관리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내놓은 궁여지책이다.

세종시 상가가 애물단지가 된 원인은 무엇이고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될까.

텅 빈 상가의 주범은 과잉 공급이다. 신도시 내 상업업무용지가 2.2%이지만 높은 녹지율로 보면 상대적으로 상업용지 비율은 2배 이상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1인당 상가면적도 수도권 인접 신도시보다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강남지역인 대평, 보람동 등 3생활권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과다 공급을 부채질하면서 상가경기를 더욱 가라 앉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최고가 입찰제로 인한 고가 분양에 따른 분양가 상승과 높은 임대료 등이 사업성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세종시 지역의 특성만으로도 상가경기를 침체하게 만드는 데 충분하지만 최근 부진한 내수경기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면서 상가 수요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제는 일반화된 홈쇼핑과 인터넷 판매 등 새로운 방식이 로드 샵을 무색케 만들면서 세종시 상가를 더욱 곤두박질치게 하고 있다.

지난 해 행복청과 세종시, LH 등이 합동으로 상가 대책을 발표한 것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요컨대 ▲상업용지 공급 억제 ▲자족기능 유치 및 도시활성화 시설 건립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강화 ▲주차장 면적 확대 등이 주요 골자였다.

앞으로 공급되는 공동주택 단지에 상가는 줄이면서 편의시설은 늘려 기존 상가 경기를 더 이상 위축되지 않게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종합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상가경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수치상으로 공실률은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궁여지책이 많다.

어쩔 수 없이 관리비 부담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그야말로 싼 값에 임대를 하거나 아예 1년 후에 제대로 된 가격을 받는 조건으로 임대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일부에서 1년 무료임대 후 정식 계약은 무료로 임대한 기간까지 포함할 정도로 비싸게 요구해 이 방식도 용이하지 않게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거의 없어 인구유입으로 인한 상가 공실률 감소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기대심리가 좌우하는 부동산 경기의 특성을 감안하면 큰 호재가 없는 올 한해동안 상가경기의 반전은 역시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가가 정착하는 데는 대략 10년 정도 걸린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얘기다. 당장은 어렵지만 향후 신도시가 어느 정도 완성될 즈음에는 상가경기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때까지 어떻게 버티느냐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가 활성화를 위한 나름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는 이미 행복청과 세종시, 그리고 LH 등에서 합동으로 밝힌 대책 속에 포함되어 있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활성화 정책을 펴야 한다. 한방에 바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묘약은 없다는 말이다.

우선은 관계기관에서 발표한 정책, 즉 공급을 줄이고 편의시설은 늘리는 방안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상가를 무분별하게 늘리지 않는다는 방침이 심리적으로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또,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 유치다. 아파트 입주를 통한 인구 유입효과가 없다면 이제는 작은 기업을 통해 부분적으로 수요를 늘려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오는 6월 오픈 예정인 세종 충남대병원의 완공이라든가 4생활권에 2월 중에 개원하는 세종트리니움여성병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물론 연서지역에 산업단지 조성과 대기업 유치 등의 활동이 병행되어야 하지만 이미 계획된 중소기업의 유치를 앞당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 여성병원에서는 수도권에서 종사자들의 이주가 이뤄진데다가 지역 인재를 채용하는 공고를 내고 있다. 또, 충남대병원 주변 상가도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이정우

이 밖에 4생활권에 대학교 유치를 앞당기고 법인세 인하와 임대료 지원 등을 통해 정부기관 관련 업체의 세종시 이전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이미 기정 사실로 굳어진 국회의사당의 이전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 등 대형 호재를 앞당기는 노력도 당연히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 경기 전체를 일으켜 세우는 효과도 별도로 만들어 내야 한다.

다시말하지만 세종시의 텅빈 상가는 단시일 내 해결할 수 있는 한방은 절대 없다. 하지만 민과 관, 그리고 기업 등이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면 극복할 수 없는 일도 아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조금씩 방법을 찾아가면 침체 기간은 그만큼 줄여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움말 : 주 메인 이정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