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적인 통학구역’ 5년간 방치한 세종시교육청

고운동 1,2단지 입주예정자들 반발 집회 예고, 논란 예견에도 교육청 수수방관

2018-03-14     곽우석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기형적인 통학구역을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고운초와 으뜸초를 둘러싼 통학구역 논란이 5년만에 재점화하고 있어서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고운동 1·2단지 힐데스하임 입주예정자들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으뜸초인 통학구역을 고운초로 변경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학생들이 아파트 바로 앞 고운초가 아닌 1km 떨어진 으뜸초를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며 “교육청이 고운초 통학구역을 정하면서 당시 택지 분양이 되지 않았던 1, 2단지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미 분양이 이루어진 단지의 의견을 우선 반영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1, 2단지는 원거리의 으뜸초에 배정받게 됐다"며 통학구역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당초 48학급에 학생수 1200명 규모로 건립된 고운초는 현재(3월 1일 기준) 이미 45학급(특수학급 제외), 1050명의 학생들이 재학하며 포화상태에 달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고운동 1,2 단지를 고운초에 배정할 경우 283명의 추가 유입이 예상되어 과대학교가 예상된다”며 “현재로써는 추가 수용이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일부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그 수준이 학급당 1~2명에 불과하다”며 “학교를 일부 증축하거나 학생 분산정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맞섰다.

특히 “교육청이 통학구역을 기형적으로 설정해 놓고 나중에 입주했다는 사유 하나만으로 원거리 통학 불편을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사실 이 같은 통학구역 논란은 이미 5년 전부터 예견된 바 있다.

당초 고운동 1단지는 으뜸초, 2단지는 고운초가 통학구역이었다. 하지만 2013년 으뜸초가 통학구역이었던 L8블럭(호반, 424세대)과 L7블럭(이지더원, 205세대) 입주예정자들이 "고운초로 통학구역을 바꿔 달라"며 반발하자 통학구역은 지금처럼 조정됐다.

그러자 불똥은 2단지로 옮겨갔다. 고운초 통학구역이 변경되면서, 원래 고운초 통학구역이던 2단지가 으뜸초 통학구역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형적인 통학구역이 만들어지게 된 발단이었다.

당시엔 1∙2단지가 분양 전이어서 문제가 없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입주가 임박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교육청은 그간 아무런 사전 대비도 하지 않아, 5년간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2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는 16일 오전 10시 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통학구역 조정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