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종합복지센터, 점자도서관 왜 안 세우나

시각장애인, "당초 계획과 달리, 빠진 이유 설명없고 개관 일정도 불투명' 분노

2018-01-22     신도성 기자

지난 해 문을 연 세종시 새롬종합복지센터에 당초 계획됐던 점자도서관이 개관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2016년 준공 후 세종시가 지난 해 3월 이관을 받고 10월부터 새롬동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이 종합복지센터에는 2층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특별한 이유없이 빠진 채 운영되고 있어 시각 장애인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시각 장애인들은 점자도서관 건립이 아무런 해명 없이 빠진 점에 주목하고 세종시에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는 새롬동에 종합복지센터를 건립하면서 장애인시설로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수화통역센터, 점자도서관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중에서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수화통역센터는 계획대로 종합복지센터 개관과 함께 문을 열었지만 유독 2층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점자도서관만 텅빈 공간만 남겨놓고 시설을 들여놓지 않고 있다.

21일 새롬동 종합복지센터 2층 점자 도서관에는 주 출입구를 열쇠로 잠가놓았으며 입구에는 점자도서관이라는 명패 간판만 자리를 하고 있어 시각장애인들에게 허탈감과 함께 분노를 사고 있었다.

한 시각장애인은 “점자도서관 건립이 2016년 8월까지만 해도 세종시 예산에서 수립됐다가 그 이후 슬그머니 빠져버렸다”며 “아무런 해명도 없이 점자도서관 건립계획을 백지화하는 일은 관의 횡포로서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각장애인협회 일을 보고 있는 김모씨(47세)도 “시각장애인들의 설움과 고통을 세종시장과 공무원들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행복한 미래를 지향하는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이미 공간이 준비된 점자도서관을 뭉개버리는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문제는 또 있다. 당초 건립계획에는 들어가 있던 점자도서관 운영 예산이 중간에 빠진 이유가 분명하지 않고 앞으로 점자도서관 운영 계획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준범 세종시시각장애인연합회장은 “세종시 1천여 명의 시각장애인들의 꿈이 세종시정책에서 뒤로 밀려나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크고 거창한 것보다 작게나마 점자도서관을 조속히 개관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세종시청 장애인 담당자는 “처음에 행복청에서 점자도서관 건설계획을 인수받고 검토했으나 여건이 안 맞아 예산편성이 안 되었다”며 “고은동에 계획 중인 세종시립도서관 안에 점자도서관건립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점자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책무’와 ‘차별금지’ 등을 규정해놓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시각장애인의 점자사용능력 향상과 점자의 발전 및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새롬종합복지센터에 점자도서관의 조속한 건립을 위해 세종시당국의 각성과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예산 편성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