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사의 부활' ··· 올해부터 건축물 고증

평면단계 복원 마치고 입체복원 착수

2012-01-26     금강일보 제공

'4~5년 뒤 본격복원 ··· 학계 논란은 여전

국내 고건축물 최고 작품이 될 부여 정림사 복원이 지금까지의 평면 단계를 벗어나 올해 건축물 복원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

경주 황룡사, 익산 미륵사와 더불어 삼국시대의 주요 사찰로 복원이 추진되고 있는 정림사는 지난 60년대 말 고증작업이 시작된 이후 이전의 자료를 근거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를 중심으로 기단(주춧돌)의 위치와 형태를 파악해 평면 단계의 고증을 마치는 한편, 서편 건물지, 서회랑 등의 기단복원 공사를 마쳤다.

또 금당지 기단정비 공사와 전체 부지정지사업 설계까지 완료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건축물에 대한 고증에 착수키로 해 오는 6~7월경 국제학술세미나를 열고 입체고증을 위한 첫 단초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충남도와 부여군에 따르면 올해 열리는 국제학술세미나를 통해 건축물 고증을 위한 기본계획이 시작되고, 전체적인 고증작업의 로드맵이 결정될 전망이다.

복원사업의 시행자인 부여군은 건축물의 입체적 복원을 위한 고증은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빠르면 4~5년 후 정림사에 대한 복원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림사 복원에는 사찰 복원에 200억 원을 비롯해 주변 정비에 100억 원 등 모두 300억 원 가량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학계의 엇갈린 입장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건축물은 고려초기 건립된 것으로 이 보다 1000년 시차가 발생하는 백제시대의 건축물을 문헌자료 없이 복원하는데 따른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역대 문화재청장도 “현 위치에 복원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과 “충분한 고증이 안 된 복원은 위험하다”는 입장을 엇갈려 발표하고 있다.

학계도 “완벽한 복원은 있을 수 없다. 최선을 다한 고증을 인정해야 한다” , “복원은 위험하다. 제3의 장소에 재현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복원이 아닌 재현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 등등의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충남도와 부여군은 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되, 지금껏 진행된 고증을 근거로 정림사를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낸다는 데 목표를 두고 점진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부여군 여홍기 고도보존 담당은 “정림사 복원은 황룡사, 미륵사 복원과 궤를 같이하고 있고, 학계는 지금까지의 자료를 가지고 복원을 해보자는 의견과 고증이 미약하다며 복원을 미루거나 재현으로 대처하자는 학설이 반씩 나뉘고 있다”며 “당위성을 근거로 사업을 추진하되 학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무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림사가 복원되면 국내 건축물 중 가장 오랜 건축물이란 역사성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