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밥에다 두부 요리, "일품입니다"

[미각기행]부강면 두부전문집 '오소담', "믿고 가도 실망않은 집"

2017-10-13     박경자 기자

알려드립니다. 오소담은 그동안 부강에서 영업을 해오다가 2019년 5월부로 본사와 계약 만료로 문을 닫았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다른 곳에서 문을 다시 열면 재 공지를 하겠습니다. /편집주 씀

‘오는 손님, 소박하고 정성스럽게 맞이한다.’

세종시 부강면 문곡리에 위치한 손두부와 쇠솥밥 전문 음식점 ‘오소담’.

‘오소담’의 의미에 고객 우선주의가 들어있었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웬만한 사람이면 한 번 쯤은 갔을 법한 곳이 바로 오소담이다. 그만큼 널리 알려져 있고 알려진 만큼 음식 맛, 또한 찾는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축약(縮約)된 언어를 쓰는 게 일상이다. 카톡 등 짧은 글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기성세대에게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줄임말을 쓰고 있다.

‘오소담’이란 식당 이름도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축약만 보면 신세대 용어다. 의미가 궁금했는데 그게 이날 음식을 먹으면서 풀렸다.

이 곳에서는 간판에 쓰인 것처럼 두부와 무쇠 솥에 기름기 잘잘 흐르는 밥이 자랑거리다.

요즘 전문이라고 간판을 내세운 집은 거의 두부를 직접 만든다. 대량 생산하는 것보다 우선 맛이 구수하고 정성이 더 들어가 있어 심리적으로 벌써 우위를 점하게 된다.

‘오소담’도 그랬다. 사실 맛이 좋았다. 두부를 살짝 기름에 튀긴 듯한 요리는 바깥 부분은 꼬들꼬들하면서 속에는 두부의 진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고나 할까. 검은 색과 흰색의 두 가지 종류가 나오는 건 검은 콩, 즉 서리태와 흰 콩으로 두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두부와 함께 나오는 돼지고기 수육도 일품이다. 묵은 지를 곁들여서 싸서 먹으면 김치의 시큼한 맛이 식감을 더 좋게 만든다.

이 집에서 청국장, 비지장, 두부 전골로 이뤄진 3종 세트는 꼭 먹어봐야 할 요리다. 쿵쿰한 청국장 특유의 냄새를 상당히 없애 누구든지 먹을 수 있도록 한 데다가 약간 푸른 색의 비지장과 두부전골은 ‘여기가 두부 전문집이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한다.

뭐, 딱히 꼬집아 흠 잡을 수 없는 맛이 이 집에 점심 예약을 반드시 하도록 만드는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부 요리와 함께 먹는 쇠로 만든 솥에서 지어낸 밥은 윤기가 잘잘 흐른다고 해야 적당할 듯 했다. 손님이 주문하면 가마솥에 1등쌀과 잡곡을 넣고 즉석에서 지어내기 때문에 맨 밥만에다 고추장만 있어도 진수성찬일 정도로 맛깔난 음식이었다.

가격대도 8천원에서 1만 3천원까지 점심에 가능해 상황에 따른 선택의 폭이 컸다. 두부 보쌈이니 모 두부, 순두부, 두부 전골 등 단일 품목도 별도로 주문할 수 있다.

반찬은 여느 집이나 마찬가지로 정갈했다. 주로 나물 위주였고 버섯을 곁들인 수프 등도 차별화되고 얘깃거리가 되는 음식이었다.

충북 청원군 낭성면에 본점은 남동생이 운영하고 부강에는 누나 손한옥씨가 주인이다. 개업 10년을 맞은 본점은 충청북도 선정 밥맛 좋은 집에다 제천 한방 바이오 엑스포 충북 향토음식 경연대회 금상 등을 수상했다. 부강점은 4년전에 문을 열었다.

점심을 어디서 할까하는 고민이 생겼을 때 주저없이 이 집을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었다. 가기 전 예약을 필수이며 둘째, 넷째 일요일은 휴무다. (예약전화) 044-866-0355, 010-7400-1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