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민주주의야, 술이 자유고..."

[임효림칼럼]알콜 중독자 김씨...평생 딱 한번 한 거짓말은?

2017-09-17     임효림

스스로 자기 입에서는 창자 썩은 냄새가 난다는 김씨.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트림이라도 하면 정말 참기 어려운 냄새가 났습니다. 김치와 막걸리가 혼합해서 썩은 냄새인데, 또한 김씨는 스스로 일평생 양치를 해본 일이 없다고 했지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일곱살 때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할아버지가 토끼 눈물만큼 주는 소주를 마신 것이 처음인데, 이때 이미 술맛을 알아 뿌렀어. 술 속에 인생이 있고, 술 속에 철학이 있고, 술 속에 문학이 있고, 술 속에 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말이야. 나는 일곱살에 이런 너저부리 한 것을 알았고, 이제는 술에 달인의 경지에 까정 갔다, 이말이요."

".........."

그는 가끔 술값이 필요하면 찾아와 내게 앞뒤도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술값을 받아 갔습니다.

"내가 보기에 시님은 틀렸어. 민주화 운동? 그게 술 속에 있는 줄을 알아야지, 술이 민주주의야! 술이 자유고, 대한민국 전 국민을 술독 속에 빠지게 하면, 민주주의 저절로 됩니다. 물론 대통령을 젤 먼저 술독에 집어 넣어야지, 독재하는 놈들은 얼마나 지독한 독종이요. 술도 안처먹고 맨정신에 그런 못된짓을 다하니. 하여튼 술에는 자유가 있고, 평화가 있다니깨요. 시님은 다 좋은데 술을 많이 못마셔서 틀렸어."

"시님! 내가 거짓말 못하는 것 알지요. 그런 내가 딱 한번 거짓말을 한 일이 있네요........"

"무슨 거짓말을......."

"우리 마누라 한테 사랑한다고 한기지요,"

".............."

"사실은 내가 사랑 한건 술인데..............그때 술만 먹었으도......... 그런 거짓말은 안했을 낀데........그럼 우리 마누라도 좋은 놈 만났을 낀데..........하필 그때 술을 안마셔 가지고 거짓말을 해가지고. 당체 우리 마누라한테 미안해서. 어쩐데요..............마누라 고생만 시키고.............이러니 내가 술을 안마실 수가 있겠는기요..! ........."<효림스님은 불교계에 대표적인 진보성향의 스님으로 불교신문 사장, 조계종 중앙 종회의원, 실천불교 전국 승가회 공동의장을 거쳤다. 2011년 세종시 전동면 청람리로 내려와 경원사 주지를 맡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등 시민운동 참가를 통해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