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어린이집 아동학대 의혹, 경찰 수사

피해 주장 학부모 "CCTV 증거자료 확보해 학대 의혹 엄중하게 수사해야"

2017-06-05     곽우석 기자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모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의혹이 제기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세종지부와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어린이집에서 내에서 학대를 당했다는 신고가 지난달 23일 접수됐다.

아동 학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에 따르면, 지난 2월 말부터 자신의 자녀(남, 만 3세)가 등원을 거부하고 떼를 쓰는 등 아동 학대 정황이 지속적으로 벌어졌다는 것. 5월 들어서는 이런 일이 더욱 심하게 일어나, 결국 지난달 15일부터 등원을 중단시켰다.

A씨는 "아들이 이상한 징후를 보여 어린이집에 CCTV를 확인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아동보호센터와 경찰에 신고한 후 정식적인 절차를 거쳐 CCTV를 돌려본 결과 명백한 학대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생님들이 식판을 뺏고 아이를 거칠게 다뤘다"며 "또한 같은 반 아이들에게도 맞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이 증거자료 확보에 미흡하게 대처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CCTV 영상이 60일치 밖에 저장되지 않아 서둘러 증거 확보 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어린이집 측에서 주는 자료만 받아보는 수준이었다는 것. 경찰은 이달 2일에서야 CCTV 자료를 확보했고, 여기에는 빠져있는 시간대가 있는 등 증거자료가 제대로 확보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경찰 측은 "증거자료를 모두 확보했다"며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에 방문해서 백업을 시도했는데 기계적 오류로 빠진 것이 있었다"면서도 "현재는 아이가 등원했던 43일치 영상을 모두 확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해진 매뉴얼에 맞춰 성실히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세종지부는 이날 오전 세종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CTV 증거자료를 정확하게 확보해 학대 의혹을 엄중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어린이집 내 CCTV열람에 대해 언제라도 부모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 학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도 기자회견에 직접 참여해 피해 사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해당 어린이집 측에선 아동 학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 어린이집 관계자는 "CCTV 자료는 학부모에게 확인시켜 드렸고 경찰에도 제출한 상태"라며 "학부모가 영상을 보고 격앙되다보니 교육 차원인지 선을 넘은 것인지 혼미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학부모가 속상해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도의상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번 사건 이후 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20여명의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어린이집 교사들 역시 학부모의 항의로 일부가 입원하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