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전문 사리원, 세종에 왔다

[미각기행]65년 전통의 대전 대표 음식점 평양식 냉면 전문집

2017-06-07     박경자 기자

“사리원이 세종에 왔다.”

60년 전통의 대전 사리원이 세종시 고운동에 진출했다. 지난 달 3일부터 문을 연 냉면 전문집은 식도락가들에게는 세종 진출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다.

고운동 1150번지 단독건물에 들어선 사리원은 대전 둔산 본점이 3대에 걸쳐 66년 전통을 자랑하는 역사가 있는 음식점이다. 대흥점은  2001년 둔산으로 이전하고 현재는 이곳에서 원조를 이어가고 있다.

황해도 사리원 태생이신 (故)김봉득 할머니 일가가 6·25전쟁으로 피난 직후 1951년 대전광역시에서 일반음식점 허가 제 1호로 문을 열었다.

대전에서 평양냉면을 맛 볼 수 있다는 매력으로 지난 60년 동안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사리원 대흥본점은 정치계 인사,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대전을 찾는 명사들도 꼭 한번 들리는 대표 음식점이었다.

이 맛을 고스란히 세종으로 옮겨왔다. 사리원 둔산 본점은 65년간 이어온 대전 창업자 (故)김봉득 할머니가 전수한 방식 그대로 손자가 3대째 육수를 내 고객을 맞고 있다. 변함없는 깊은 맛을 자랑하는 이 곳은 육수부터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고 포장 냉동 식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세종 사리원 맛도 둔산 본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세종시에 진출한 사리원을 찾은 지난 1일. 점심시간에 줄을 서서 기다릴만큼 이미 입소문으로 개점 소식이 알려져 있었다. 날씨가 약간 더워지면서 시원한 물 냉면과 비빔 냉면, 그리고 김치 비빔을 주문했다.

냉면 집의 기본 식단은 아무래도 냉면 맛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두 가지 냉면을 시켰다. 차림표에는 만두도 있고 불고기도 있었지만 다음에 주문하기로 하고 결정했다.

냉면은 육수 맛이라는 말이 있듯이 줄 서서 먹은 것이 아깝지 않았다. 육수가 주는 시원한 맛과 마신 뒤에 미묘하게 입안에 감도는 뒷 맛이 개운했다. 거기에 올려진 소고기 고명, 또한 냉면 맛을 더해주었다. 평양식 냉면은 잘 알다시피 함흥식에 비해 면발이 굵고 찰기가 덜해 약간을 풍성한 맛을 느끼게 한다.

비빔 냉면은 매콤하면서 달작지근한 뒷맛을 주었다. 거기에 곁들인 얼음이 살짝 뜬 육수를 먹으면 메운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김치 비빔은 소고기를 볶아낸 김치에 버물러 새로운 맛을 냈다. 언제 먹어도 새롭고 삶은 소고기 속에 밴 김치 양념 맛이 다시 오게 만드는 메뉴였다.

1952년부터 대전에 문을 연 사리원의 세종진출은 식도락가들에게는 또다른 뉴스가 되고 있다. 갈비탕이니 만두전골 등 다른 메뉴도 준비되어 있지만 냉면 종류를 맨 먼저 주문하라고 권하고 싶다. 냉면이 맛있는 집은 다른 음식도 맛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주문전화) 044-863-4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