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박 나세요"

세종시 첫 수능 표정...응원 숫자는 적었으나 열기는 대단

2012-11-08     김중규 기자

‘수능 대박’
‘400점을 향하여’
‘애인이 대학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세종시 수능 역사의 첫 장을 여는 8일 아침 6시 40분 세종고 정문 앞.
세종 경찰에서 파견된 전경들이 새벽의 어스름함을 경광등 불빛으로 교통 안내를 하는 가운데 세종고 정문 앞에서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한 학부모와 재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찬 새벽 공기에 잔뜩 움츠려든 재학생들도 따뜻한 음료수와 커피, 유자차, 그리고 녹차를 준비해놓고 조금 후 찾아올 선배 맞기에 여념이 없었다. 세종고 학부모회 대표 6명은 새벽 6시부터 이곳에서 차와 음료를 준비해 놓고 손을 녹이고 있었다.

한 학부모는 “자식 같은 수험생들이 조금이나마 편하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고 있다” 며 “지금까지 공부한 것이 오늘 결판이 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시험을 보고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박 기원, 엄마의 마음으로 수험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한국청소년 진흥재단 세종시지부를 비롯한 청소년 관련 5개 단체에서는 교문 입구 오른쪽 편에 커다란 천막을 치고 역시 다과를 차려놓고 수험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극 동아리 ‘외침’에서 나온 정혜진양(조치원 여고 2학년)은 “누구를 응원하려 왔느냐”라고 묻자 “오늘 시험을 보는 모든 수험생”이라며 “특별하게 준비할 게 없어 마음을 담은 커피와 차를 마련했다”며 활짝 웃었다.

또, 사탕과 초코렛을 잔뜩 담아놓고 선배들을 기다리던 황호연 세종고 학생회장은 “최선을 다해 응원을 하면 선배님들이 시험을 잘 보게 될 것”이라며 “날씨가 쌀쌀해서 따스한 음료와 다과로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고에는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부유 세종시의원이 나와 수험생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했고 박영송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입실 시간인 8시 10분이 다가오면서 성남고 수험생들이 버스로 대거 도착, 시험장 분위기를 응원 열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수능 대박’을 외치는가하면 “형, 파이팅 해”라는 격려의 말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여학생들은 남학생을 향해 “힘내세요, 파이팅”라는 응원이 나오기도 했다.

오전 7시 40분쯤.
신정균 세종시 교육감이 세종고 수능 현장을 찾았다.
신 교육감은 “후배들이 많이 응원을 해서 수험생들이 푸근한 마음으로 시험을 보게 됐다”고 말하면서 “열심히 응원해서 선배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뉴스 전문 방송인 '뉴스 Y'와 지역방송인 '세종방송'에서 현장 스케치를 통해 세종시 첫 수능 현장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세종고에서는 세종고 졸업생 및 재학생 235명, 성남고 67명, 부강공고 14명 등 모두 361명이 시험을 치른다.  세종시 총 동문회에서는 세종고에서 수능을 본 학생 전원에게 무료로 점심 식사를 제공했다.

오전 7시 50분, 조치원여고 앞.
재학생 20여명으로 구성된 응원단이 길 좌우에서 춤과 율동, 그리고 북과 종이 수술을 동원해 응원에 열중하고 있었다. 응원 나온 학생을 많지 않았지만 세종고 쪽보다 훨씬 열기가 있었다.

정문 가까운 쪽에 자리 잡은 성남고 응원단은 조용하면서도 재능을 십분 활용하는 춤으로 수험생을 맞고 있었다. 최근 세계적인 열풍을 만들고 있는 ‘싸이’의 말 춤을 선보이면서 정문에 모인 사람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심은석 세종경찰서장이 오전 8시에 찾아와 교통과 경비 상태를 점검했고 입실 시간이 다가오면서 교문은 평상시 모습을 되찾아갔다.

조치원 여고에서는 모두 299명이 응시했다. 조치원여고 194명, 성남고 78명, 세종지역 졸업생 및 검정 출신 26명, 부강공고 1명 등이다.

이번에 세종시의 첫 수능은 남자 361명, 여자 299명 등 모두 660명이며 이 가운데 재학생 564명, 졸업생 71명, 검정고시 및 기타 25명 등이다.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되는 언어영역시험에 결시율은 평균 19.1%로 세종고 61명(16.9%), 조치원 여고65명(21.7%)이였다. 결시율이 높은 이유는 수능과 상관없이 수시 합격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교육청은 분석하고 있다.

세종시 첫 수능에는 특별관리 대상자가 없어 오후 5시 35분에 일제히 끝이 난다.